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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메 칸타빌레 1
토모코 니노미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2년 6월
평점 :
재밌어서 사서 모으게 되는 만화책들은 완간되면 처음부터 다시 읽으며 그 재미를 만끽하는 게 목표였지만, 한번 읽은 책을 좀처럼 두번 읽지 않는 나는 그 결심을 지킨 적이 별로 없다. 그래서 자리를 가득 채우고 있는 이 책을 다시 읽고 정리할까 한다.
까칠하기 이루 말할 수 없는 치아키가 노다메와 어떻게 연을 맺게 되었는지가 소개된 1권이었다. 어려서 비행기 사고와 배 사고를 당했던 기억으로 섬나라 일본을 빠져나갈 수 없는 치아키는 좌절 가득이다. 비에라 선생님 같은 훌륭한 지휘자가 되는 게 소원이지만, 작은 나라 안에만 갇혀 있으니 더 크게 비상할 수가 없다. 클래식이라면 아무래도 유럽 쪽 유학은 필수일 테니 말이다. 그래서 모든 게 다 불만인 그에게 노다메가 나타났다. 알고 봤더니 같은 학교 1년 후배에 옆집 살고 있는 이 아가씨는 대책이 없는 캐릭터다. 집은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고, 머리는 5일에 한번 감아서 냄새 나기 일쑤고, 먹는 것은 엄청 밝히고, 게다가 치아키에게 꽂혀서 열심히 구애 중이다. 깔끔한 치아키로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노다메. 그래서 치아키가 두팔 걷어붙였다. 청소도 해주고, 머리도 감겨 주고, 밥도 해먹였다. 어찌 보면 거의 '사육'의 수준이다. 스트레스 받으면 이렇게 뜻하지 않은 자원봉사를 하고 마는 치아키이지만, 그걸 가능하게 해준 건 노다메의 피아노다. 악보도 제대로 읽지 않고 제멋대로 연주해버리는 노다메지만, 그 안에는 아주 매력적이고 개성 넘치는 힘이 있다. 안 그래도 음악에 올인하고, 또 음악에 좌절하고 있던 치아키를 제대로 각성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우라켄 집 미네까지 합류하면서 이 음악학교 학생들의 독특한 캐릭터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다시 읽는 것인데도 처음 읽는 것마냥 신선한 재미가 여전하다. 어제 너무 많이 걸어서 무릎이 시큰거리고 종아리가 지나치게 아픈데, 그 와중에 이삿짐까지 나르고 왔더니 피곤해 죽겠다. 다리 맛사지기를 돌려놓고 만화책을 읽는다. 삼일절에 어울리지 않는 행보지만, 휴일과는 어울리는 시간이다. 2권 읽자. 그리고 짐 정리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