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반하다! 11 - season 2, 완결
이시영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이시영 작가님을 알게 된 건 만화잡지 '케이크' 때문이었다. 거기서 feel so good을 보게 되었고 이후 팬이 되었다. 모성본능을 자극하는 시크한 저승사자가 주인공인 필소굿도, 또 우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꿈을 꾸는 주인공이 나온 지구에서 영업중도 엄청 재밌게 보았다. 그에 비해서 이 책 한눈에 반하다 시리즈는 다소 김빠지게 시작했다. 여전히 남자 주인공은 근사하다 못해 매력이 펄펄 넘쳤지만, 달라진 그림체의 여주인공이 영 정이 가지 않았고, 이렇게 멋진 인연을 몰라보고 자꾸 곁도는 것도 좀 짜증이 났더랬다. 그러다가도 결국은 제 운명의 짝을 찾아 한새에게로 돌아올 게 뻔해 보였으므로.

 

그렇지만 역시 이시영 작가님이다. 뻔한 이야기도 뻔하게 끝내지 않는다. 한새의 어머니는 도도한 매력의 용험한 무당이다. 한새는 티내지 않았지만 그 능력을 이어받았다. 어려서 무병을 앓았다고 해야 하나... 눈이 빨갛게 내리며 온몸이 타들어가는 고통을 느끼게 되었다. 그때마다 잠들지 못하고 방황하는 이 아이를 달래주고 재워준 게 옆집의 소꿉동무 하다였다. 그래서 눈이 오는 날은 둘이 늘 같이 자야만 했다. 하다가 제 인생에 닿아 있는 세 명의 남자를 만나는 동안에도.

 

세명의 인연은 시즌 1의 4권 분량에 이미 다 등장했다. 그리고 시즌 2에서 절반 이상을 할애한 또 다른 인물은 차진홍이었다. 둘은 실제로 연애도 했다. 그런데 사람의 본성을 알아차리는 하다의 특별한 능력에 따르면 진홍이의 본성은 '늑대'였다. 그리고 그 늑대 진홍이에게 하다 옆의 한새는 '달'이었다. 자신을 미치게 만들고 들끓게 만드는 존재. 진홍이 옆에서 행복해 하던 하다였지만, 결국엔 제자리를 찾아 한새에게로 온다. 그러나 그 과정이 쉽지 않았다. 한새가 사라진 것이다. 남들 눈에는 한새가 보이지만, 하다는 한새가 가짜임을 바로 알아차린다. 그리하여 한새 되찾아오기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이다. 이건 마치, 프쉬케를 떠올리게 하는 여정이다. 여하튼 결론은 해피엔딩이지만!

 

조금 비딱하게 보자면 너무 꼬고 또 꼬아서 부러 어렵게 만들고 좀 겉멋을 부린 느낌도 사실 있다. 환사의 게임이었던가? 작가님의 데뷔작도 딱 그런 느낌이었다. 반전을 위한 반전. 그래서 개연성이 좀 떨어졌던 초기작 말이다. 그런 생각이 얼핏 들긴 했지만, 그래도 이 작품은 그렇게 한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는 힘이 있었다. 15권이나 되는 긴 이야기 속에서 계속 뿌려두었던 한새의 불안감과 여린 속마음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여자들에게는 공공의 적으로 느껴지는 반하다의 치명적 매력 역시 손을 들어주게 한다. 무척이나 많은 조연들이 등장했고, 더불어 많은 이야기들이 스며들어 있다. 작가님의 욕심이 과해서 지나치게 배부르긴 하지만, 그래도 만찬을 즐겼다는 생각이 든다. 녀서들의 달달하고도 위험한 사랑이 예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면서 말이다.

 

완결이 4월이었는데 그후 작가님은 얼마나 휴식을 취하셨는지, 다음 작품 소식은 어찌 되는지 궁금하다. 블로그라도 찾아서 들어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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