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로 들어오자 산들이 낮아졌다. 여기저기 불타 버린 마을이 있을 뿐 사람 사는 흔적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간혹 멋모르고 고개를 내민 사람들은 귀신이라도 본 듯 재빨리 달아나기 일쑤였다. 그때마다 테무게는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두려움은 군대에게 보내는 칭찬이다. 테무게는 자신이 몽골군이라는 것이 더욱 자랑스러웠다.-46쪽
"야, 몽골에 황제가 있지 진도처럼 조그만 섬에 무슨 황제가 있어?" "작으면 황제 있으면 안 돼?" "웃기잖아." 선유가 발끈했다. "진도가 크건 작건 우리나라인데 왜 그게 우스워? 진도에 황제가 있으면 자랑스러워야지 그게 왜 웃기는 건데? 넌 고려 사람 아니야? 왜 자기 나라를 작다고 무시해? 그런 네가 더 웃기는 거 몰라?"-101쪽
후퇴도 작전이었다. 무너지듯 도망치면 적군의 사기를 높여 주고 아군의 피해를 늘릴 뿐이다. -145쪽
"믿을게, 전쟁을 막으려고 했다는 말." 뜻밖의 대답에 송진이가 놀랐다. 송진이가 되물었다. "믿는다고? 진짜?" "큰 고백을 하는 사람은 작은 거짓말 안 해."-174쪽
테쿠게가 참가한 첫 전쟁이 끝났다. 직접 적을 쓰러뜨리지는 못했지만 많은 경험을 했다. 전쟁에 필요한 것은 말과 활뿐이라고 생각했는데 거기에 한 가지가 더 붙었다. 그것은 경험이었다. 경험에서 용기가 나온다. 경험 없는 용기는 손잡이 없는 칼이었다. 잘못하다가는 칼을 쥔 사람이 다칠 수 있다.-176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