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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의 숲 20 - 신장판
이시키 마코토 지음, 손희정 옮김 / 삼양출판사(만화) / 2012년 2월
평점 :
쇼팽 콩쿠르에서 결승에 오르지 못한 슈우헤이, 그리고 결승에 올라간 카이. 언제나 카이를 라이벌로 여기고, 그를 꺾어 넘는 것을 목표로만 여겼던 슈우헤이가 충격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중간에서 몹쓸 장난을 친 레프 덕분에 카이는 슈우헤이가 합격한 줄 알고 축하 인사까지 건네었으니 상황은 더 악화가 되는 법! 이튿날 숲에서 취재 요청을 어렵게 수행하던 슈우헤이는 숲에서 카이와 다시 마주치고 만다. 그리고 카이에게 잊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말을 하고 만다. 사실은 자신이 미웠던 것인데, 그 미움의 화살을 상대에게로 돌린 것이다. 카이도 상처를 받았고, 슈우헤이 역시 치명적인 상처를 받았다. 그리고 슈우헤이의 아버지 역시 자신이 아들에게 준 상처를 깨닫는다. 은연중 아지노와의 대리전을 시켰던 것. 이 모든 상처들이 동시에 터지고, 동시에 봉합되어 가는 과정이 20편에서 그려졌다. 상처가 회복되진 않았지만, 회복될 수 있는 실마리를 안겨주고 끝난 것은 다행이다. 진행이 꽤 느린 작품이기 때문에 다소 염려가 되었기에...^^

인상 깊었던 것은 팡하오였다. 지극히 이기적이고 공격적인 팡하오지만, 스스로 절벽 끝에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위태로운 삶을 살았던 그에게서 나올 수밖에 없는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우물 안 개구리에 갇혀 있던 슈우헤이로서는 큰 충격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을 돌아볼 계기가 되기도....
카이가 슈우헤이를 얼마나 억눌렀을지 알고 있다. 카이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리고 카이를 아지노와 연결해준 것이 자신이니 더 억울하고 속상한 마음도 일 것이다. 하지만 그 바람에 슈우헤이도 피아노와 다시 만났다. 본인은 괴롭게 여겼지만, 결국은 건강한 라이벌이 자신을 성장시켜 주었다. 그가 진정으로 만나야 할 상대는 카이라는 벽이 아니락 도달하고 싶은 피아노의 이상이다. 그걸 눈치 챈 것이 고맙고 다음 이야기도 기대가 된다. 부디 카이가 결승 연주를 마치기 전에 서로의 진심이 맞닿기를! 그래서 쇼팽 콩쿠르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한다. 그 끝이 아지노와의 헤어짐은 아니기를 바라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