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알랄라! 2 - Yami 먹고 그리다
얌이 지음 / 애니북스 / 2010년 12월
품절


한동안 바게뜨 빵은 로망이었다. CF에서 긴 생머리 휘날리며 롱치마 입고 자전거 타는 여인의 바구니에는 바게뜨가 담겨 있고, 장보고 돌아오는 주인공의 봉투 안에도 삐죽이 긴 빵이 얼굴을 내밀었다. 사실 집에서 잘라 먹느니 보통은 빵집에서 잘라오지만 '비쥬얼'을 위해서 바게뜨는 늘 기다란 채로 시야에 들어오곤 했다. 그 바게뜨 빵에 대한 단상이 무척 공감이 가서 한참 웃었다. 사진처럼 생크림을 찍어 먹어도 맛있고, 요새 내가 선호하는 방법은 스프에 찍어먹는 거다. 보노보노 스프는 뜨거운 물만 부으면 금세 스프 한 그릇이 완성되므로 좋아하는 아침 식사인데 그럴 때 바게뜨 빵을 적셔 먹으면 참 좋다. 식빵도 괜찮지만 난 바게뜨가 더 좋더라. 화요일마다 오시는 어느 목사님이 매주 바게뜨 빵을 사오셔서 이번 주도 기대했는데 엊그제는 늦게 오셔서 빈손으로 오셨다는 후문이... 바게뜨를 기다렸는데...(목사님이 아니라...ㅎㅎㅎ)

사진을 붙여놓았더니 카레가 엉뚱하게 이 사진에 박혔다. 나는야 카레 매니아! 그렇다고 카레를 다 정복할 모양새로 덤비진 않지만 아주 좋아하는 편이다. 카레 전문점 가면 저렇게 램프의 요정이 나올 것 같은 그릇에 담아주는 것도 재밌다. 저 속에서 지니가 나오면 카레범벅일 것 같다는 작가님 상상력이 재밌다. ㅎㅎㅎ

우리집 앞 슈퍼에서는 현재 빙과수를 70% 세일하고 있다. 초기 경쟁 때는 30%부터 시작한 것 같은데 이제는 70%를 깎아준다. 그래도 평균 정가가 무려 2000원 붙여 나오기 때문에 600원 정도면 이윤은 안 남아도 미끼 상품으로 손해는 보지 않을 정도라고 짐작해 본다. 어릴 적 좋아하던 하드들이 떠오른다. 비비빅, 바밤바, 아맛나, 쌍쌍바, 수박바, 더위사냥, 설레임, 브라보콘 등등등... 요새는 바이올린이라는 이름의 하드를 좋아한다. 바이올린 모양으로 생겼는데 호두 종류 견과류가 드문드문 올려져 있어서 아주 맛나다. 내가 슈퍼를 가면 지금 먹을 것만 사오는데, 엄니가 가시면 꼭 10개씩 채워 사오신다. 그러면 사람 마음이 하나 먹고 말 것을 꼭 두 개 먹고 만다는 거... 다음날도 꼬박꼬박 냉장고 문을 열고 다 비워질 때까지 먹게 된다는 것....

중학교 때는 매점도 크고 식당도 아주 컸다. 메뉴도 정말 다양했다. 그런데 고등학교에 올라가보니 중학교 건물 옥상 위에 매점이 있는데 고등학교에서는 건물 두개를 가로질러 가야 해서 아주 멀었다. 메뉴도 그닥 다양하지 않았는데 잘 익지 않은 채 나오던 쫄면이 생각난다. 쉬는 시간 10분 내에 건물 두 개를 뛰어가서 한층 더 올라가서 쫄면을 주문하고 그걸 다 먹고 종치기 전에 돌아오기란.... 그래서 안 익은채 나오는 게 아니었는지...;;;; 하여간 한 그릇에 700원 하던 그 쫄면은 두젓거락 정도 먹으면 끝나는 아주 소량이긴 했는데 매콤한 맛은 일품이었다. 돌도 씹을 나이였으니 덜익은 쫄면 면발쯤이야! 그 좁은 공간에서 허기진 배를 채우는 건 흡사 전투와도 같았다. 비명과 고성으로도 서로 전달이 되던 작품 속 광경이 잘 이해가 된다.^^

좀처럼 채소를 먹지 않는 얌이가 천원에 4개 특가인 오이를 한무더기 사왔는데 어무니도 한무더기를 사오신 것이다. 그러자 바로 고무장갑을 끼고 전투태세에 돌입하신 엄니! 아아, 저 장면에서 주부의 아우라가! 원래 오이소배기를 좋아하는데 작년에는 처음으로 느낀 오이 비린내에 놀라서 잘 먹지를 못했다. 올 여름에는 잘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또 죽음의 다이어트를 하지 않는 한...ㅎㅎㅎ

스파~게리~! 친구가 한동안 체중이 계속 빠지다가 최근에 잠시 입맛이 좋아졌는데, 다시금 스트레스를 받더니 체중이 마구 빠지고 있다. 그래서 겸사겸사 칼로리 높은 크림스파게티 먹자고 약속해 놓았다. 하지만 난 칼로리 과다 섭취할 필요 없는데...;;;; 여하튼 광화문 뽐모도로 광고는 내가 해놓았으니 모처럼 먹어주겠어!!

밀가루의 운명은 물 다음에 재료에 달렸다는 표현이 신선했다. 그 다음에 무엇을 만나느냐에 따라서 빵도 되고 쿠기도 되고 부침개도 된다. 작품에서는 김치가 투척되고 지글지글 부침개가 화려하게 만들어진다. 난 호박 부침개를 12년 전에 먹고 여직 못 먹어본 것 같아서 엄니한테 졸라댔는데 호박이 넘흐 비싸서 안 된다는 거절을....;;;; 12년 만인데...ㅡ.ㅡ;;;; 이러다가 내가 만들어먹을지도 몰라...ㅎㅎㅎ(아직 레시피도 모름;;;)

오른쪽 그림은 무척 웃었는데, 내 기억이 맞다면 저건 '북두신권' 패러디가 아닌가 모르겠다. 네 팔은 이미 부러져 있다고... 톱니 날을 옆에 끼고 팔씨름을 했다가 팔뼈가 휘어진 에피소드가 떠오른다. 초등학교 때 본 것 같은데...(초등생용 책이 아니었던 거다. 친구 오빠책을 봤더랬는데...ㅎㅎㅎ)

아무튼! 중국집에서 무거운 냄비를 들고 화려하게 요리를 하시는 주방장님의 포스를 설명하면서 나온 장면이다. 넌 이미 익어 있다! ㅋㅋㅋ

뭐랄까. 코알랄라!의 재미는 이런 깨알같은 감각에 있다. 비슷한 세대로서 추억하는 음식들도 비슷하고, 경험치도 많이 닮아 있다. 보고 있으면 사먹고 싶어지는 것도, 만들어 먹고 싶어지는 것도 아주 많다는 게 다소 흠인데, 그렇기 때문에 한밤중에 읽는 건 좀 곤란하다. 점심 직전에 본다면 메뉴 고르는 데에 다소 도움은 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