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가 컴퓨터를 쓰고 있는 동안 다이어리를 들춰보았다. 올해 본 영화는 70편으로 2편 누락된 것을 발견했다. 책들도 어쩌면 누락된 게 있을 수 있지만, 다 찾아보기엔 너무 귀찮다. -_-;;;;

 

올해 읽은 만화책은 100권, 동화책은 153권, 소설은 33권, 그밖의 기타 책은 68권으로 도합 354권이다.

 

강풀의 어게인이웃 사람, 당신의 모든 순간은 올 한 해 나의 눈물을 쏙 뺐다. 그는 종합 예술가다. 항상 완결되고 나서 책이 한꺼번에 출간되었는데 어찌 된 일인지 '조명 가게'만은 1권만 먼저 출간되었다. 궁금하지만 완결되면 보리라.

 

 

 

마르크 앙투안 마티외의 발견은 올해의 쾌거였다. 2차원 만화의 고차원 승격! 흑백 그림으로 아주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해낼 수 있다. 철학적이고도 형이상학적인 이야기를!

 

 

주호민의 '신과 함께'는 중독이었다. 매주 연재되는 날에 클릭클릭으로 바빴다. 다만 저승 편의 밀도에 비해 이승 편은 많이 약했다. 저승 편은 소장했지만, 이승 편은 연재분으로 보고 나서 굳이 소장할 생각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신화' 편이 기막히게 좋다면 세트를 맞추기 위해 뒤늦게 구입할 소지가 다분하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누구라도 '착하게 살자!'라는 다짐을 새길 수밖에 없다. 정상적인 반응이라면....

 

 

 

 

 

 

 

 

 

읽고 있던 시리즈 중에는 세븐 시즈와 비밀, 흑집사와 이키가미, 에뷔오네와 키친, 신부이야기와 칼바니아 이야기(윗줄로 링크 걸어서 미안!) 모두 좋았고, 완결을 본 노다메 칸타빌레에게 수고의 의미로 박수를!!!

 

 

 

 

 

 

 

 

 

 

 

 

 

 

 

 

 

 

 

 

 

 

 

 

 

 

 

 

 

 

 

좋았던 동화책은 정말 많았다. 워낙 좋아하던 작가들의 책들이 줄줄이 나왔고, 기획이 우수한 책이 있는가 하면,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책과, 그림에 흠뻑 빠져들게 하는 책, 눈물 짓게 하는 따뜻한 이야기까지.... 그림책을 많이 읽는 것은 내 정서를 정화시키는 일종의 보너스 같은 기분이다. 내가 나에게 아낌 없이 주는 선물. 이번에 책장 정리를 하면서 선물용이 아닌 소장본으로 갖고 있는 그림책들을 따로 분류해 놓았다. 어찌나 흐뭇하던지.... 음하하하핫!!!

 

 

글없는 그림책이 대박일 경우도 있다. 글이 없어서 오히려 더 많은 이야기들을 함축하고, 상상의 여지를 넓혀 준다. 대단한 작가님들께 존경의 박수를!!!

 

 

 

 

 

 

 

 

 

 

 

 

올해 읽은 소설책은 33권에 불과하지만 그 중 11권이 참 좋았다면 꽤 괜찮은 선택이 아니었던가. 아름답기로 치면 1월 0일은 압도적이었다. 그 서늘한 감촉이라니! 1월에 읽은 책이지만 올해의 책으로 능가하는 책을 만나지 못했다.

벚꽂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의 반전이 놀라워서 최근에 읽은 '변호측 증인'의 충격이 약했다. 사실은 이 책이 더 먼저 써졌음에도...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은 이 발칙한 조선판 로맨스 소설의 매력에 푹 빠지게 만들었고, 코끼리에게 물을은 좋아하는 로버트 패틴슨 주연의 영화를 별볼일 없게 만들었다.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는 밤을 새워 읽을 만큼 재밌었고, 귀가도의 윤영수는 착한 사람 문성현에 이어 그 감성을 자랑했다. 꿈을 빌려드립니다에서 가브리엘 마르께스의 실력을 확인했고, '헬프'는 그야말로 촉촉하다 못해 축축하게, 그리고 빵과 장미도 가슴을 짠하게 만들었다. 역사적 배경이 있는 소설들이었기에 그 진실성과 값진 승리로 더 큰 감동을 주었으리라.

 

 

 

 

 

 

 

 

하워드 진의 만화 미국사는 여러 차례 울컥!하게 만들었더랬다. 워밍업을 했으니 미국 민중사도 봐야 하는데 좀 두꺼워야 엄두가 나지....;;;;

 

강준만의 '한국 근대사 산책'은 현대사 산책보다 더 잘 읽혔다. 수많은 오탈자와 표기 오류로 스트레스를 꽤 받았지만, 그럼에도 많은 도움을 받은 고마운 책이다. 함규진 샘을 처음 만난 '왕의 투쟁'은 꽤 재미있었다. 덕분에 그의 다른 책들을 쓸어 모았는데 아직 손을 못 댄...;;;; 그렇지마 공교롭게도 이분의 다음 책을 모니터링 하고 교정/교열의 기회를 만난 것은 놀라운 인연이다. 출판사에서 소식이 없는 것을 보니 아직 갈 길이 좀 멀겠지만....  춘추전국 이야기는 원고를 쓰기 위해서 다시 읽었다. 다시 읽어도 역시 1권이 제일 좋았다. 최근에 4권이 나왔는데 아직 구매 전이다. 시리즈가 기대되고 있다. 부여 답사를 계기로 부랴부랴 읽었던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 6권. 그 인연이 보길도 완도 답사로까지 이어졌던 지난 늦여름의 행운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아, 정말 좋았더랬지. 표정 관리 안 되었던 사진이 퍼뜩 생각난다. ㅎㅎㅎ

 

십자군 이야기의 시오노 나나미! 번역가의 승리랄까, 여사님의 승리랄까. 하여간에 최고십니다. 노병은 죽지 않았어.....

 

논쟁이 있는 사진의 역사는 감히 사기 힘든 금액이었는데, 도서관의 힘으로 즐겁게 보았다. 음하하하핫, 우리 동네 도서관 만세다!

 

 

 

 

 

 

 

 

 

오디션 메이킹 북은 만듦새에 감탄! 정작 본만화 오디션보다 더 나를 놀래켰다. 오랜만에 다시 읽은 기생수는, 중고책으로 팔면서 아까워서 한 번 더 읽었는데, 읽고 나니 팔기 싫어져서 큰일이었다. 나중에 다시 장만할지도...

 

본격 시사인 만화에서는 굽시니스트의 끔찍(!) 발랄함에 여러 번 넘어갔다. 청구회 추억도 짠했고, 노무현이 없다 역시 눈물 꽤 뺐다. 외로워서 그랬어요-는 파수꾼과 함께 묶어서 추천하고 싶다.

 

커플 천국 솔로 지옥을 외치는 '어쿠스틱 라이프'와 '마조 앤 새디'는 웃으면서 보고 한숨을 쉬면서 책을 덮어야 했다. 하아, 연말이 되니 더 외로워, 외로워!!!

 

영화에 이어 책 결산도 마쳤다. 빼먹은 게 있나? 아, 공연 및 각종 전시회! 콘서트나 오페라, 뮤지컬과 동호회 모임까지 모두 더하면 2011년에는 48번의 나들이가 있었다. 이 중 1/4은 이승환이 차지한다. 공연과 행사와 공개방송을 모두 합한 숫자다. 훗! 올해엔 소박했군!

 

유난히 좋았던 전시회로 훈데르트바서 전, 카쉬 전, 오르세미술관 전, 초상화의 비밀이 있다.

 

뮤지컬로는 미라클 씨어터에서 본 '여우비'와 세종문화회관에서 본 '삼총사'가 좋았고, 경복궁 야간 개장의 기억도 아름답게 남아 있다.


좋았던 작품들은 참 많았지만, 그 모든 것들은 이승환 이름 석자 앞에서는 무조건 무너진다는 것! 그가 가장 좋지 않았던 목 상태로 노래를 불렀던 지난 크리스마스의 감동보다는 모두 못했다고 감히 말해 본다. 콩깍지라도 할 수 없다. 내게는 그랬으니까.^^

 

오늘 다녀온 '샤넬의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 사진전'에서 찍어온 사진들이다. 사진 촬영을 허락해 주었는지 모두들 커다란 카메라를 들고 착칵찰칵! 나는 후진 핸드폰 카메라로 몇 컷 찍었다. 화질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마지막 사진은 3층에서 찍었는데 이 사진의 전후 좌우는 모두 누드 사진이었다. 무슨 그리스 신화에 나올 법한 조각들의 향연! 저게 인간의 몸인가 싶어 움찔했다. 사진으로 담아오고 싶은 마음은 굴뚝이었지만, 꾹 참았다. 그냥 기억에 만족하리라!

 

 

2011년이 한 시간 조금 넘게 남았다. 11시 반부터는 송구영신 예배를 드리게 되어 있으니 내가 쓸 수 있는 시간은 더 조금 남았다. 초조하다. 뭔가 빼먹은 건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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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01 12: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01 14: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2-01-01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라온 책 중에 열여덟 권만 읽은 책이네요.
의외로 겹치는 게 적은 것 같네요.

마노아 2012-01-03 22:03   좋아요 0 | URL
아마 산 책은 많이 겹칠 텐데, 사놓고 못 읽은 책이 많아서 별로 안 겹치는 것 같아요. 신간을 좀 읽어줘야 하는데 매번 밀리네요.^^;;;

BRINY 2012-01-05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화는 '이키가미' 뻬고는 다 저도 읽은 거네요. 이키가미는 뭘까요~ 책 정보 보러 갑니다~

마노아 2012-01-05 16:02   좋아요 0 | URL
이키가미, 좋아하실 만한 책이에요. 강추입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