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08
미야니시 타츠야 지음, 김난주 옮김 / 시공주니어 / 2011년 2월
구판절판


사이 좋은 늑대 형제 다섯 마리가 점심을 뭘로 먹을지 의논하고 있다.
바루는 노란 달걀로 도르르 감싼 보들보들한 오믈렛을 먹고 싶다고 했고,
비루는 새빨간 사과를 껍질째 와삭 베어 먹고 싶다고 했다.
그러자 부루는 따끈따끈한 밥에 큼지막한 새우를 얹어 먹고 싶다고 했고,
베루는 감자를 캐서 입에서 살살 녹는 크로켓을 만들어 먹으면 좋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보루는 기름이 자글자글한 꽁치를 먹고 싶다고 했다.

저마다 다양한 식성을 자랑하는 가운데 '돼지'로 통일을 보기로 했다.
'찬성'이라고 격하게 반응하는 사이 좋은 늑대 다섯 형제!
그리고 때마침 그곳을 지나다가 늑대들의 진수성찬이 될 새끼 돼지 다섯 마리가 이들 형제들 손에 잡히게 된다.

군침을 다시며 큰 입을 쩍 벌려 새끼 돼지를 먹으려던 찰나!
비루가 "좋겠다......"라며 부러운 듯 중얼거렸다.
순간 얼음이 되어버린 부루!
알고 보니 비루는 자신이 노렸던 새끼 돼지를 놓치고 만 것이다.
돌멩이를 툭 차버리는 저 다리 모양새와 눈동자의 위치를 확인하시라.
반면 부루의 머리 위로는 까마귀가 까악까악~하며 울고 지나가야 할 것만 같다.
졸지에 다른 형제들도 모두 새끼 돼지를 먹지 못하고 얼음이 되었다.

부루는 비루에게 새끼 돼지를 양보하려고 했다.
그러자 이 사이 좋은 다섯 형제들이 저마다 양보를 못해서 안달이지 뭔가.
베루도 비루도 보루도 모두 자신은 새끼 돼지를 먹고 싶지 않다며 비루에게 제 몫을 주려고 했다.
그렇게 모두 양보만 하니 답이 나오질 않는다. 이제 먹히나 저제 먹히나 긴장하고 있을 새끼 돼지들에겐 참으로 잔인한 시간이다.
하지만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지니!
늑대 형제들은 비루가 맨 처음 먹고 싶다고 했던 사과를 먹기로 의견의 통일을 본다.
누구 하나 토를 달지 않고 이번에도 '찬성'을 외치는 정말 사이 좋은 늑대 형제들!
졸지에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지 새끼 돼지들은 철저하게 조연으로 등장해서 대사 한 마디 없이 멀뚱멀뚱 서 있다.
먹고 싶던 돼지고기가 아니더라도 사과 한 알로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는 멋진 늑대 형제들이다.
이런 예쁜 이야기에 늑대는 육식 동물이라며 과학적 잣대를 들이대면 또 곤란하다.
이런 상황이 닥치면 기꺼이 찬성!을 외치며 제 몫을 양보할 수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해볼 일이다. 어린이 친구들이 참 좋아할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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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10-08 0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미야니시 타츠야 포토리뷰가 줄줄이 올라왔네요.
익숙한 캐릭터 반가워라~ 사랑스러워라!!^^

마노아 2011-10-08 21:21   좋아요 0 | URL
헤헷,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는데 일주일이 넘도록 리뷰를 못 썼어요. 도서관에 책 반납하기 직전에 리뷰를 주르륵 올린 거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