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도
윤영수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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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인간적 미덕을 칭찬하는 말임이 분명한 ‘착함’이 이렇듯 바로 그 인간적 미덕을 조롱하거나 얕잡는 반어적 표현으로 통용되는 현실의 이면에는 기실 우리 사회가 인간의 선의에 대해서 취하는 이중적 태도가 내재해 있다.

-255쪽

이 풍경 속에서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타인에 대한 선의가 바로 타인에 대한 압력으로 화학작용하는 예의 그 기묘한 현실의 역학관계이다.

-266쪽

타인에게 베푸는 인정과 관용 역시 타인에게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는 자기동일화된 지배욕의 한 형식에 지나지 않는지도 모른다. 뿐만 아니라 타인에 대한 선행으로 한껏 기분이 좋아진 남편이 내민 만 원짜리로 인해 빚어진 소란은, 선행으로 고양된 도덕적 충족감이 현실적인 이해관계와 만날 때 있을 수 있는 가장 그럴듯한 경우의 수를 매우 실감나게 전해준다.

-2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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