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배송] 누드 공간박스 6P 1세트
국내
평점 :
절판


금요일에는 외출했다가 밖에서 택배 기사님 전화를 두 통 받았다. 어느 주문이 도착한 건지를 몰라서 화분 옆에 놓아달라고 했는데 집에 와보니 암 것도 없었다. 알고 보니 나보다 조금 먼저 도착한 언니가 신문 가지러 집에 들렀다가 상자들을 집안에 들여놓은 것이다. 하나는 팩스 기능이 있는 복합기였고, 다른 하나는 MDF상자였다. 둘 다 상자가 어찌나 큰지, 기사님도 황당하셨겠지만, 누가 가져가려고 해도 무거워서 못 들고 갔겠단 생각이 들었다.  

금요일에는 복합기를 잘 연결해서 복사 기능은 써 봤는데 우리집이 인터넷 전화여서 팩스 연결이 되지 않았다. 이건 SK에 전화해서 포트를 교환하면 될 것 같다. 그리고 어제 토요일, 언니에게 보낼 옷들을 정리하다가 내친 김에 내 옷도 정리를 했고, 여름에 빨아서 집어넣었건만 땀이 덜 빠졌는지 흰 면티가 누렇게 바랜 게 보여서 찌든 때 빼는 방법을 검색해서 소다와 식초를 이용해서 빨래를 했고, 그 다음에 상자를 조립했다. (서두가 뭐 이리 긴지...) 

집에 전동 드라이버가 있긴 한데, 예전에 컴퓨터가 망가졌을 때 형부가 충전기 안의 모터(?)를 빼서 컴을 고치는 바람에 전동 드라이버는 쓰질 못하고 있다. 별 수 없이 드라이버로 직접 상자를 조였다. 기계를 쓰면 순식간에 완성이겠지만 손으로 하자니 시간이 꽤 걸렸다. 먼지 날리고 그다지 튼튼하지 않은 것은 각오한 바지만, 조립을 맞췄을 때 뒷부분이 들뜨는 건 참으로 못마땅하다. 아무리 힘을 주어서 조여도 그 부분은 전반적으로 다 들떴다. 왜 짝이 잘 안 맞는 건지....

사실 이 상자가 필요했던 것은 애매한 공간 때문이었다. 지난 주에 언니가 독립하면서 이것저것 정리를 많이 했는데 그때 책정리도 포함되었다. 빌려준 책을 돌려받으면서 꽂을 만화책이 수십권이었는데 꽂을 데라곤 책장 맨 위의 공간뿐. 높이가 33cm였다. MDF상자가 높이 32니까 딱 맞다. 가로는 120 나오니까 4개면 충분했다. 2개는 남겼다가 나중에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한쪽으로 치워뒀는데 다른 사공간이 눈에 띄어버려서 결국 다 쓰게 되었다.  

 

가로 120 공간 안에 서로 다른 책장이 4종류가 섞였다. 당연히 통일성이라곤 눈을 씻고 찾을 수 없음. 하지만 공간이 이렇게밖에 안 되니 별 수 있나.

90도를 틀어 보면 작년 봄에 집 공사를 마치고 재정비된 책장들이 보인다. 집이 삐뚜름한지 위쪽 너비와 아래쪽 너비가 달라서 가운데는 식탁을 집어 넣었고 그 위로 MDF 상자를 쌓았다. 아래 사진에만 공간박스가 10개 들어가 있다. 각각의 상자는 또 종류가 다른 게 3개 섞여 있다. 완전 잡탕이다. 

 

다시 90도를 틀면 역시나 가지각색 책장들이 쌓여 있다. 여기는 공간박스가 들어갈 만큼의 높이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가장 가장자리 모서리에 알라딘 복스탠드를 끼워서 책들을 꽂았다. 모든 공간에서 가장 윗쪽 사각지대는 전부 만화책들이 꽂혀 있다. 푸대접을 받아서라기보단 엄마의 구박을 피해가느라....;;;;;; 암튼 아래 사진에는 공간박스가 12개 보인다. 이번에 언니 사무실에서 줏어온(언니가 모두 버리려고 해서....) 상자 10개가 들어가 있다. 이 구조로 바꾸느라 지난 주 토요일에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일했는데 어제도 하도 오래 서 있어서 발바닥이 시큰했다.  

 

다시 90도를 틀면 어쩌다 보니 흰색 투성이가 되어버린 CD장(이지만 책 꽂힌...)과 삼나무 스타일의 책장이 있고, 큰 지구본 아래에 여기저기에 끼지 못한 공간박스 두 개가 놓여 있다. 하나는 크기가 34x34사이즈이고, 나머지 하나는 아까 맞춘 4개 말고 남은 것 하나다. 다른 남은 것 하나는 식탁 아래 공간에 자리하고 있다. 그러니까 사실은 식탁 아래에도 공간박스가 두 개 더 있으니 사용된 공간박스는 모두 30개다. 정말 조잡하구나....  

이 집에서 이사를 가서 커다란 내 방이 생긴다면 공간박스와는 안녕하고 싶다. 난 프레임 두꺼운 책장이 갖고 싶단 말이지.... 많이 못 꽂는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디자인 적으로 그게 가장 예뻐보여서 말이다.  

 

클림트 퍼즐 액자는 이 사진 찍은 뒤 오른쪽 벽으로 이동했다. 형부가 액자는 내려주고 갔는데 못은 안 박아주고 가서 혼자서 씨름하다가 원하는만큼 높이 못 달고 야트막하게 달았다. 그리고 클림트 그림이 있던 자리에는 부직포로 된 세계지도를 붙였는데 3M 양면 테이프로도 벽지의 미끄러움을 감당하지 못하고 자꾸 떨어져서 결국 스카치 매직 테이프 붙였다...;;;;  

사실 아주 조잡하기 이를 데 없는 방구조지만, 이 방에서 살았던 11년 동안 현재 상태가 가장 깔끔하다. 언니가 독립한 기념으로 책정리(응?)를 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되도록 책 위로 누운 책을 만들지 않았다. 이 상태가 오래 갈 것 같진 않지만(분명 책이 더 쌓일 것이므로) 기념 삼아 사진을 찍어본다. 공간박스 리뷰를 빙자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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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 2011-07-25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우리 집은 바닥이 울퉁불퉁해서.. 뭔가..높이 쌓을 수 없어요..
불안해서요..ㅡㅡ;;
알바하는 학교 바닥도 울퉁불퉁해서 서가가 꿀렁거리는데 말이죠..ㅡㅡ

마노아 2011-07-25 00:55   좋아요 0 | URL
우리집도 그래서 양옆으로 꽉 채워서 찡기게 책장을 놓았어요. 아래 위 사이즈 안 맞아서 책장 하나는 밖으로 나가고, 또 다른 책장은 옆방으로 가고 뭐 그렇답니다....;;;;
그런데 도서관 바닥도 울퉁불퉁하다니... 털썩...

순오기 2011-07-25 0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마노아님방도 사방이 책으로 포위되었군요.ㅋㅋ
민경이 4박5일 홍콩문화체험 배웅하고 돌아왔어요~~~ ^^

마노아 2011-07-25 11:31   좋아요 0 | URL
책에 갇혀있어요.^^ㅎㅎㅎ
홍콩문화체험이라니, 완전 부러워요. 그곳 날씨가 좋았으면 좋겠어요.^^

메르헨 2011-07-25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들이...3중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순서를 두고 3중으로 정리했는데
엄마와 동생이 책 찾기 어렵다고 성화에요.ㅜㅜ
사공간을 저도 잘 찾아보렵니다.^^

마노아 2011-07-25 11:31   좋아요 0 | URL
나만 아는 책 찾기...ㅎㅎㅎ
우리집에서는 저말고 손대는 사람이 없어서 저만 알아보면 되는데, 문제는 저도 잘 못 찾는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