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부이야기 2
모리 카오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9월
구판절판
앞표지보다 화기애애 정감 넘치는 뒷표지가 더 마음에 들어서 찍어보았다.
시골에서라면 이런 풍경이 지금도 연출될까? 굳이 저 초원까지 가지 않더라도?모두들 무언가를 하고 있고 지루해 하지도 않고 힘들어 하지도 않고, 뭔가 참 만족스런 모습을 만족스럽다.
이번 이야기에서 처음 등장한 캐릭터다. 뒷모습이 섹시 그 자체!
저 탐스런 머리칼도, 질끈 묶은 두건도 모두 가슴을 왈랑거리게 한다.
그런데 이 아가씨, 성격도 무척 재밌다.
빵굽는 가마에서 만난 솜씨 좋은 아가씨인데 겉으로는 무척 무뚝뚝해 보인다. 그렇지만 속내는 무척 열정정이고 적극적인 성격. 나름 혼기가 찼지만 몇 번 딱지를 맞고 무척 의기소침해 있다. 아미르와 마친가지로 참 순진한 아가씨.
직접 구운 빵을 아미르에게 선물로 주자, 아미르도 그 자리에서 사냥을 해서 답례를 한다. 아, 멋진걸!
그렇지만 이 평화로운 마을에 분쟁이 생겨버리니...
아미르의 친정에서 정략적 이유로 이미 시집 보낸 아미르를 다시 데려가려고 한다.
꼬마 신랑의 활약이 눈부셨는데, 저렇게 달려오는 자세로 저 팔을 잡아서 저렇게 끌어올리는 건, 좀 무리가 있어 보인다. 꼬마의 힘이 아무리 세다고 해도 말이다. 방향이 좀 어긋난 게 아닐까. 나잇 앤 데이즈에서 탐 크루즈와 카메론 디아즈가 스페인에서 오토바이 탈 때처럼 서로 마주보고 앉는다든지 해야 하지 않을까?
이번 이야기의 가장 멋있었던 장면!
전쟁이라고 부르면 과하지만, 마을과 마을 단위의 분쟁에서 아미르의 오빠가 모처럼 무재를 뽐내던 장면. 무뚝뚝해서 말은 하지 않지만 이런 식으로 아미르를 데려가는 걸 원치 않았던 게 분명하다. 그렇다고 앉은 채로 당할 수는 없으니 실력행세를 했는데, 활쏘는 저 완벽한 자세! 모리 카오루의 '엠마'는 무척 정적인 느낌의 그림이었는데 이 작품은 모든 게 역동적이다. 작품 분위기에 따라서 그림의 느낌이 달라지는 게 보기 좋다.
뒤늦게 꼬마 신랑의 매력에 어쩔 줄 몰라하는 새신부 아미르.
잠시 어정쩡한 분위기도 금세 저렇게 예쁜 분위기로 바꿔버렸다.
신랑 몸보신에도 적극적이다.
아직도 여전히 소꿉장난하는 느낌이긴 하지만, 꼬마 신랑... 금방 자랄 테지?
종종 등장해서 분위기를 업 시켜주는 꼬마 아이들!
이렇게 예쁜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보았던가!
녀석들은 새로 등장한 외지인이 그저 신기하고, 그래서 새로운 놀거리가 생겼다는 것이 기쁠 뿐이다. 얼른얼른 자라거라!
아유 귀여워라!
초판 인쇄에는 1편과 마찬가지로 특별 선물이 들어 있다.
이번엔 투면 필름이 아니라 작품속 장면 세 컷을 누런 두꺼운 종이에 인쇄를 했는데, 그림이 여러 장 들어가 있으니 이 쪽 선물이 더 마음에 든다. 저 치렁치렁 늘어진 옷감들을 보시라. 다음 주제가 눈에 보인다.
꼬마 숙녀 티레케는 매를 흠모한다.
어려서부터 혼수 준비를 하는 이곳 마을 사람들답게 티레케도 바느질 솜씨를 뽐내지만 주제가 너무 한정되어 있다.
새신부 아미르의 것도 살펴보지만, 역시나 너무 씩씩하다.
가마터에서 만난 손재주 좋았던 아가씨는 어떻던가!
음식 솜씨와 바느질 솜씨는 별개였던 것!
솔직한 아가씨, 또 울컥해서 와락 소리를 지른다. 귀엽다.
꼬마 아가씨가 엄마 품에 안겨 있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가슴의 볼륨 때문에 입체감이 더 살아난 거겠지만 그림 안에서 모성애가 느껴진다. 따뜻하다.
할머니의 할머니, 어머니의 어머니...
대를 이어온 솜씨 자랑이 대단하다.
누구는 열 살에 벌써 반짝반짝 빛나는 창의성을 보였지만,
누구는 도저히 봐줄 수 없는 솜씨인지라 착한 마음씨로 대신했다.ㅎㅎ
증조 할머니의 위트가 대단하다. 절대 긍정의 여인!
굳이 사진은 찍지 않았지만 꽤 활약을 선보였던 영국인 스미스 씨.
이제 다음 편에선 그의 여정이 좋은 소재가 될 것이다.
무척 엉뚱해 보이는 이 모험심 많은 사나이가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지 자못 기대가 된다.
연재 속도가 그다지 빠르지 않은 것은 그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일까?
이렇게 섬세한 문양들을 스크린 톤으로 붙이지 않고 일일이 수작업을 해내다니, 그것도 즐겁게 해내는 작가라니, 천상 만화가다. 그러니 독자도 느긋이 가디릴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