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한 송이가 있었습니다 베틀북 그림책 72
크베타 파코브스카 그림, 사이드 글, 이용숙 옮김 / 베틀북 / 2005년 6월
절판


앞 뒤로 네모난 구멍이 뚫려 있는 독특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그 구멍으로 내지에 적혀 있는 책의 제목이 보인다.
"꽃 한 송이가 있었습니다."
그 꽃은 어떤 꽃이었을까?

아무 빛깔도 없는 꽃 한 송이.
그게 그 꽃의 정체였다. 빛깔이 없어서 낙심하고 있는 꽃 한 송이.

그리하여 곁에 있는 다른 꽃에게 질문을 했다.
어떻게 해서 그리 고운 빛을 갖게 되었느냐고...
그리고 듣게 된 이야기.
무지개가 뜰 때마다 나타났다던 나비.

나비를 찾아야 했다.
그렇게 빛깔 없는 꽃 한 송이의 여정이 시작되는 것이다.
뭔가 처연한 분위기, 혹은 주먹을 불끈 쥐는 분위기가 될 것 같지만,
등장하는 그림들은 참으로 독특하다.
추상화스럽기도 하거니와, 뭔가 심상을 드러내는 듯한 놀라운 그림.

화면을 가득 메우는 커다란 글씨도 남다르다.
사람을 표현한 것 같지만, 또 다른 이미지로도 연상될 것 같은 분위기의 그림들...

많은 이들을 마주쳤지만 누구도 무지개가 뜰 때 나타났다는 그 나비를 아는 이가 없었다.
빛깔 없는 꽃 한 송이의 좌절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

그리고 마침내 어느 할아버지의 마음 밭에 피어있는 꽃들 속으로 들어가게 된 빛깔 없는 꽃 한 송이.
여기서 깨달음의 경지를 얻는다.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자신만이 갖고 있는 아름다운 빛깔에 대한 깨달음.
마치 행복의 파랑새는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을 깨닫듯이...

책의 뒷면도 이렇게 작은 창으로 마무리되어 있다.
그 속에 예쁜 튤립이 올망졸망 피어 있다. 귀엽게...
이 책의 대상 연령이 4-6세로 되어 있는데, 책의 메시지나 의미를 되새기려면 그 나이는 턱없이 어린 듯 보인다.
어른들이 읽거나,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 적당한 책이 아닐까.
제목부터가 무척 시적이다. 우리 마음 속에, 모두에게 있는 꽃 한 송이를 그려보자.
그 꽃의 빛깔은 어떠할지도 맘껏 상상해 보자. 누구라도 바꾸고 싶어할 만한 그 빛깔을...
그러나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나만의 빛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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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7-25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책이라면 무조건 연령을 낮게 잡는데, 사실 읽어보면 아이들이 심오한 의미를 이해하기 어려운 책도 꽤 있지요.

마노아 2010-07-25 23:35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런 책들은 모두 제 책장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