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 스위퍼 5 - 완결
키타가와 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유종의 미가 아쉬운 완결이었다. 4권의 진행을 보면서 5권의 마무리가 급하게 다가옴을 느꼈고, 등장 캐릭터의 갑작스런 죽음과 그 후 밝혀지는 B.메모리즈라는 종교 단체의 행보가 염려스러웠는데 역시 좀 무리수를 두었다는 느낌이다.  

히로유키는 그 나이 또래에 걸맞는 고민과 걱정과 열정, 그리고 철없음을 모두 잘 갖추고 있다. 그의 캐릭터는 모자라지도 않고 넘치지도 않게 딱 적당했다. 비밀을 잔뜩 간직한 쿨가이 레이지의 캐릭터도 적당히 독자의 궁금증을 자아내며 멋있었는데 역시 너무 가파른 전개였다. 그의 출생에 얽힌 비밀은 그렇다 치더라도, 그의 폭주와 안주의 폭이 좁은 틀 안에서 갑자기 진행되는 바람에 독자의 감정이 그걸 따라잡기 힘들었다.   

그리고 마지막의 마무리는 작가가 원래 계획했던 것인지, 수습이 힘들어서 그렇게 정리한 것인지 잘 판단이 서질 않는다. 지구가 병들어 가고 있고, 그 책임은 순전히 인간들에게 있는 것이 맞지만, 또 일본이 워낙 지진이 잦고 작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적으로 어마어마한 지진의 피해를 겪기도 했지만 그래도 이건 좀 지나치다 싶다.  

내용보다는 '비약'이 문제인 것이다. 만약 작품이 좀 더 길고, 호흡을 가다듬고 내용을 차곡차곡 쌓으면서 준비했다면 이리 황당한 느낌은 들지 않았을 텐데, 역시 속도가 문제다.  

최근 6월 중순이면 만났어야 할 장마가 7월 중순이 되도록 오질 않아서 많이 불안했었다. 지구가 얼마나 병들어 있는 지가 자꾸 피부로 느껴지는 것 같아서 솔직히 무서웠다. 장대비가 주룩주룩 시원하게 쏟아질 때는 침수피해도 걱정되었지만 일단 비가 온다는 사실 자체에 다소 안도감이 들 정도였다. 그나마 '장마'라고 하기엔 멋쩍을 만큼 짧게 오긴 했지만 올 여름에도 올 게 제대로 왔다는 것에 감사했다.  

우리나라는 일본만큼 지진 위험국이 아니기 때문에 작품 속 설정은 피부로 확 와닿질 않는다. 아마 일본인이라면 아찔하게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급한 마무리가 많이 아쉽지만 저 꼬마 아이의 탄식에는 100% 공감한다. 흙으로 돌려보내달라는 이야기. 생전의 모습 그대로 방부 처리되어 있는 아빠의 시신을 보며 아이가 울어버렸다. 그런 건 살아있는 게 아니라는 걸 저 어린아이도 아는 것이다. 신에 대한 도전이라고 굳이 부를 필요도 없이,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저런 게 '추모'란 생각이 들지도 않고, 순전히 살아있는 사람의 이기심을 채우기 위한 핑계로 느껴졌다. 생명의 순리를 거스르지 말아야 한다. 그게 인간의 도리다. 

1권 시작이 가장 깔끔했고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권마다 편차가 조금 있기는 했지만 대체로 만족스러웠는데 뜻밖에 엔딩에서 좀 뒷통수를 맞은 기분이다. 좋았던 작품이었는데 아쉬운 마무리가 두고두고 껄끄럽다. 작가님은 좀 더 반성하시기를!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후애(厚愛) 2010-07-19 0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원씨아이에서 만화가 많이 나오네요.^^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시길~

마노아 2010-07-19 14:33   좋아요 0 | URL
네, 만화 브랜드거든요. 후애님이 오시니까 알라딘이 꽉 찬 느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