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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앤 존 Martin & Jhon 11
박희정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앞에 2회 분량은 윙크 연재분으로 본 것이고 그 뒤쪽은 보지 못한 내용이다. 낯선 내용과 마주치니 더 반갑다.
내지 속 표지인데 윙크 어느 연재분에서 표지를 장식한 게 아닐까 싶다. 마틴 잘 자랐다. 지극히 고독한 표정으로, 초절정 섹시함으로.
내용으로 가보자. 여장을 하고 붉은 가발을 쓴 채 오페라를 구경한 것까진 좋았는데, 거기서 몹쓸 악연을 만났으니, 제 아비를 개돼지 취급하는 가스파 신부와 마주친 것.
마틴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오래도록 가라앉혀 놓았던 울분과 증오가 한번에 폭발하니, 당장 사고라도 칠 기세다. 하지만 그가 패륜의 죄를 쓰기 전에 그가 도착했다. 그것이 마틴을 더 자극했다. 그가 말했다. 당신을, 떠나겠노라고.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87603133563132.jpg)
강인한 뱀파이어답게, 숲길을 날듯이 돌아간다. 마틴의 어미에게 지금 본 것을 발설한다면, 그땐 본인이 직접 오겠다는 엄포를 남기고.
이제 마틴은 한꺼풀 더 성장해 버렸다. 그 마음 속에 자리잡은 증오와 분노의 불꽃이 그렇게 그를 삼켰다. 반대로, 존은 더 약해졌다. 그는 이제 마틴 없이는 살지 못할 것처럼 더 외로워져버렸다. 그리고 그렇게 마담들과 헤어지게 된 그들.
서로의 길을 고이 간다면 좋겠지만, 그 발걸음 막는 구차한 인간이 생겨버렸다. 이 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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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한덩어리와 한 병 포도주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내다 팔 준비가 되어 있는 모진 아버지. 한 번 팔아치운 아들을 두번 팔지 못할 이유가 그에겐 없었다. 그리하여 다시금 이어지는 악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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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뉴엘 백작 부인이 처음으로 애처로웠던 순간. 마리의 죄업까지도 모두 지고 가겠다는 그녀. 하늘 위 그 어떤 신이라도 부정할 그녀이지만, 그런 그녀도 '희생'을 알고 있다는 게 경이로웠다. 표독스러운 저 얼굴 너머 그녀에게도 어떤 상처가 있을 것이다. 이렇게 피를 갈망하며 살게 된 또 다른 사연도.
이번 편을 읽으면서 존이 브뉴엘 백작 부인의 남편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가 마틴과 처음 마주쳤을 때 백작 부인의 남편 얘기를 했던 건 본인의 이야기였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줄곧 그림자와 뒷모습으로만 나와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사람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듯하다. 혹시 이 사람이 마담 마리의 피에르일까?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87603133563135.jpg)
마틴에게 '가스통'의 존재를 알려준 사람. 가스통은 존에게 있어 천형이 되어버린 이름. 이제 나온 지 얼마 안 되었는데 다음 권이 너무도 궁금해지게 되어버렸다. 이럴 땐 다시금 윙크를 구독해야 하나 갈등이 생길 만큼. 그렇지만 단행본은 또 단행본만의 매력이 있는 법이니까 나는 기다리는 걸 즐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