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상상 이상 ㅣ 내인생의책 그림책 3
이슈트반 바녀이 지음 / 내인생의책 / 2006년 3월
재밌는 책이다.
글씨 없이 그림만으로 진행되는데 거기에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발휘해서 깜찍한 재미를 선사했다.
하나의 그림에서 다음 그림으로의 이어지는 전환.
여기엔 꼭 연결고리가 있다.
바로 이런 식으로.
그림에서 비행기를 접고, 그 비행기가 출발하는 방안에는 꼬마가 한 명 있다.
이번에는 비행기가 날아가고 있는 것을 정면에서 잡은 화면으로 바뀐다.
이어서 진짜 비행기가 보이고,
비행기의 창문으로 창밖을 바라보는 빨간 모자의 소년이 보인다.
중요 포인트, 다음 장면의 주인공이 될 녀석은 매번 이렇게 빨강색으로 표시되어 있다.
이번엔 창을 내다보는 꼬마를 뒤에서 바라보는 시선으로 이동한다.
창가에 앉은 여자의 손에 든 잡지의 표지를 보라.
바로 옆 쪽에서는 그 섬의 소녀가 보이고,
소녀는 창밖을 내다보는 소년이 탄 비행기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을 잘못 찍어서 그림이 잘렸는데 소녀의 옆에서 로켓을 발사하려는 녀석이 있다.
이때 쏘아진 로켓이 반대편 섬으로 도착하는 장면이 이어지고,
부랴부랴 도망치는 강아지 한 마리가 보인다.
이 강아지는 어디로 갔을까?
바로 여기! 나무 뒤에 숨어 있다.
이야기가 이런 식으로 계속 진행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대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마치 유주얼 서스펙트의 마지막 장면 같은 느낌으로~
표지 앞장이다.
검은 장막 너머로 고개를 들이미는 남자 하나.
그리고 표지 뒷장에는 그 남자가 장막 너머로 고개를 들이민 모습인데,
작품 속에서 줄곧 등장한 점박이 강아지랑 씨름하는 장면이 보인다.
겉껍데기의 안쪽을 보시라.
여기도 일부러 글자를 반전시킨 프린트가 내용과 연결되어 새겨져 있다.
정말로 '상상이상'이지 않던가.
이렇게 글씨 한 줄 없이도 무수히 많은 이야기를 하는 그림책들은 무척 매력적이다.
데이비드 위스너의 이야기가 더 풍성하다고 여기지만 이 책의 위트있는 전개도 무척 흥미롭다.
조카를 위한 어린이 날 선물로 골라놨는데 내가 갖고 싶은 탐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