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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야가 할머니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47
패트리샤 폴라코 글 그림, 최순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03년 1월
구판절판
1989년 여름, 나와 함께 러시아의 미술 캠프에 다녀온 오십 명의 어린이들, 특히 데렉 히아시에게 따뜻한 사랑을 보내며.
라고 적혀 있다. 미국에서 50명의 어린이와 함께 러시아까지 다녀왔다는 거구나. 특히 이름까지 거명된 데렉 히아시에게 무한 부러움의 눈길을 보내본다.
마녀 바바야가가 수풀 너무 평범한 삶을 누리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다. 앞 얼굴을 보지 않더라도 부러움의 눈길일 거라고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더불어 그 주변을 날아다니는 요정들은 호기심에 눈이 반짝일 것이다.
괴물로 이름이 드높은 마녀 바바야가였지만 외로움만은 어쩔 수가 없었다.
마을의 할머니들처럼 손주들 재롱을 보고 싶었던 바바야가는 몰래 노파의 옷을 훔쳐서 입고 스카프를 둘러서 뾰족한 귀를 가렸다.
덩실 춤이라도 출 것 같은 바바야가. 숲의 동물들은 재미난 구경거리 난듯 지켜보고 있고, 바바야가와 함께 춤이라도 출듯 즐거워 하고 있다.
나타샤는 일하는 동안 어린 아들을 돌봐 줄 할머니가 없어서 힘들어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할머니 한 분이 나타나 아이를 돌봐주고 집안 일도 해주겠다고 하니 이게 웬 횡재! 게다가 돈이 없는 나타샤에게 숙식만 제공해 달라고 하고 돈을 달라고 하지 않으니 그야말로 안성맞춤!
그리하여 이때부터 바바야가의 평범한 할머니살이가 시작된다.
집안 일을 하고, 아이를 데리고 산책도 나가는 바바야가.
행복이 절정에 달했다고 생각했는데 복병이 등장하고 만다.
바로 마을 사람들의 수다 한판!
오래도록 전해 내려오는 옛 이야기까지는 좋았는데 아이를 잡아먹는 무서운 마녀 바바야가 이야기가 나오자 소스라치게 놀라버리는 빅터.
아니라고 말도 못하고 마음 아파하는 우리의 바바야가 할머니.
이렇게 착한 바바야가에게 씌워진 못된 마녀의 이름은 너무나 가혹한 처사.
언제고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 빅터에게 상처를 줄까 봐 나타샤와 빅터 곁을 떠나버린 바바야가.
빅터는 할머니를 그리워했고, 바바야가도 빅터를 그리워했다.
어느 날 숲 속에서 늑대 무리에게 잡아 먹힐 위기에 빠진 빅터.
바로 이때 숲에서 등장한 마녀 바바야가
저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과 어둑칙칙한 색깔에서 마녀의 무서운 위엄이 잘 드러나고 있다.
모두들 공포에 질려 있었지만 바바야가는 빅터를 구해주려고 했던 것 뿐.
그리고 그 품안의 따뜻함을 다행히도 빅터는 기억하고 있었다.
정체가 들통나 버려서 마녀사냥.... 을 당한 것이 아니라, 다행히 마을 사람들과 어울려서 잘 지내게 된 우리의 바바야가 할머니.
참 잘 된 일이 아닐 수 없다. 겪지도 않고 남을 판단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입을 모으는 마을 할머니들. 옳소!!!
러시아계인 패트리샤 폴라코가 러시아의 전설속 마녀 이야기를 해주니 분위기가 잘 어울린다. 책 속에 등장한 러시아의 이야기 '이반 차레비치와 회색 여우와 불새', '오빠 이바누쉬카와 여동생 알뤼오누쉬카'가 낯설지가 않다. '불새와 붉은 말과 바실리사 공주'와 하나는 겹치지 싶다. 마녀 위니 시리즈처럼 '마녀'라는 이름에도 불구하고 정겹고 사랑스러운 캐릭터 바바야가 할머니. 다른 작가의 이 책도 읽어보고 싶다. 어떻게 표현했는지 비교도 해보고 싶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