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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의 고깔모자 - 월드 원더북스 7
오리하라 케이 지음, 김창원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5년 11월
품절
여기는 뉴욕이에요.
건물의 옥상들을 지켜보니 공통점을 찾을 수가 있어요.
곳곳에 세워져 있는 저 '고깔모자'들의 정체가 뭘까요?
수수께끼의 비행물체일까요?
이 친구들의 정체는 바로 '물탱크'랍니다.
받치고 있는 다리까지 포함해서 '급수탑'이라고도 하지요.
그 안에는 빌딩에 사는 사람이 부엌이나 목욕탕, 화장실 등에서 쓰는 물과
불이 났을 때 불을 끄기 위한 물이 담겨 있어요.
눈에 띄게 예쁜 급수탑들이 보이나요?
물탱크와 수도의 구조예요.
천장과 지붕 사이에는 공간이 있어서 바깥 기온의 영향을 덜 받게 되어 있어요.
물이 가득차면 '부력구'가 올라와서 탱크에 더 이상 물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죠.
비슷한 걸 어디서 보았나요? 화장실 변기에서도 보았지요? 같은 거예요.
식수가 다 쓰여 물이 경계선까지 내려와도 불을 끌 때 쓸 수 있는 소화용 물은 남게 되어 있어요.
소화전은 건물 밖에 있는데, 불이 났을 때 소방대원이 사용하지요.
시내에서 큰 건물들을 지나칠 때 자주 보던 것들이네요.
빌딩 꼭대기에 있는 급수탑을 어떻게 만들까요?
옥상위에서 조립한답니다.
엘리베이터에 물건을 실을 때, 목재가 너무 길다면 엘리베이터의 천장을 들어내기도 해요.
지름이 2.5cm인 와이어로 탱크를 묶는답니다.
탱크의 재료는 나무예요. 페인트나 니스를 칠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삼나무!
100년 전의 빌딩에도, 초현대식 빌딩에도 한결같은 모양을 유지하고 있지요.
뉴욕의 여름은 너무 덥고 겨울은 너무 추워요.
나무는 열이 잘 통하지 않아서 여름 물을 차게 유지시켜주고, 겨울 물을 얼지 않게 해주어요.
고깔 모양의 지붕은 눈이 쌓이지 않게 하기 위함이죠.
쇠는 녹이 슬고, 콘크리트는 금이 가기 쉬워요.
플라스틱도 세월이 지나면 조직이 물러져서 망가지죠. 나무가 가장 튼튼하고 오래가요.
게다가 나무로 만들면 물이 상하지 않고 늘 맛있답니다.
나무로 만든 물탱크에서도 자연의 놀라운 힘을 지켜볼 수 있어요.
다시 한 번 공중에서 찍은 사진을 보세요.
옥상의 고깔 모자가 몇 개나 보이나요? 꽤 많이 찾을 수 있을 거예요.
물탱크에 대한 인상은 별로 좋지 않았다. 웬지 그곳엔 물이 고여 썩은 내가 나는 것 같고, 모기들의 온상지일 것 같았는데 이 책을 보니 물탱크가 예술 작품으로 보이는 것이다. 우리나라 물탱크는 시멘트로 된 것만 본 것 같은데 우리나라처럼 여름에 습한 곳에서도 나무 물탱크를 사용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암튼, 작품이 몹시 인상적이어서 다른 책을 더 찾아봤는데 글과 사진을 함께 작업한 오리하라 케이의 작품은 이것만 나왔다. 유일한 아쉬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