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드는 누가 만들었을까? 아이세움 지식그림책 10
로빈 헤이웨이-베리 그림, 메리디스 후퍼 글, 남경태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관'을 쓴 작가의 작품이다. 피라미드는 누가 만들었을까?라는 질문에 대해 서로서로 자기가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인물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책 속에 등장한 피라미드는 세소스트리스 1세의 무덤이다.  



이 땅은 나의 것. 이 끝에서 저 끝까지.
나는 처음부터 정복자로 태어났노라.
이 땅은 나의 것. 나는 이 땅의 주인이로다.
나의 힘은 하늘에까지 닿노라.
 

지금으로부터 거의 4천 년 전에 세스스트리스 1세가 남긴 말이다. 저리 당당하고 자신만만하니, 이 무덤은 자기가 만들었다고 주장할 만하다. 그가 무덤의 주인일 뿐 아니라 온 세상의 주인이라고 생각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무덤을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왕의 총리대신 몬투호테프 역시 자신이 피라미드를 만들었다고 당당히 말한다.  

자신의 명령을 거쳐서 모든 일이 시작되었고 또 피라미드의 아이디어 역시 본인이 냈기에 자신이야말로 피라미드를 만든 사람이라고 불리기에 문제가 없다고 여긴 것이다.  

그밖에 제사장 임호테프도 나오는데, 가장 유명한 조세르 왕의 계단식 피라미드를 만든 그 임호테프는 아니다. 다만 같은 이름일 뿐!  

30년 경험의 채석장 감독 세네부도 자신이 피라미드를 만들었다고 외치고, 일꾼들의 우두머리 아메니도 자신이 바로 그 주인공이라고 외친다.



이거 피라미드를 만든 이가 너무도 많이 등장한다. 건설현장의 일꾼들, 그 일꾼들에게 물을 길어 나른 소년과 당나귀, 솜씨 좋은 석공과 관석에 그림을 새긴 조각가까지, 한 치의 양보도 없다. 그러나 가장 압권은 마지막에 나왔던 사나이! 기발한 반전을 위해서 그가 누구인지는 비밀에 부치겠다. ^^ 



색을 많이 쓰지도 않았는데 무척 섬세하게 표현했다는 느낌이다. 그림자를 잘 만들어냈고, 여백의 미도 잘 살렸다.  

맨 뒤쪽에는 세소스트리스 1세에 대한 이야기와 실제 사진, 발굴 이야기가 더 소개된다. 그런데 이 책에 소개된 세소스트리스 1세의 연대표가 좀 의문이다. 내가 갖고 있는 책과 연대 차이가 꽤 나서 백과사전 검색을 해보니 역시 이 책의 연대가 맞지 않는 것 같다. 재위 기간과 생몰연대는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이 책은 그 오차 범위를 꽤 벗어났다. 유일한 옥의 티다.  

피라미드 이야기도 즐길 수 있고, 역사의 주체에 대한 생각도 해볼 수 있고, 기발한 반전에서 코믹한 웃음도 끌어낼 수 있는 팔방미인 책이었다. 작가님의 센스에 싱긋 웃어주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