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로 영화 2012를 보았다.
환상의 CG. 더 진화할 데가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오후 스케줄은 좀 고민을 했다.
EBS 스페에스 공감의 '헬로 루키'가 당첨됐는데, 오후 2시부터 티켓팅이다. 공연 시작은 5시 반이며, 전체 출연진이 다 나오는데 약 5시간이 소요될 예정이라고 했다. 이승환은 아마 거의 끄트머리에 나올 게 분명하고, 티켓팅과 입장 때는 실외에서 기다려야 하는데 오늘은 날씨가 많이 추웠고, 같이 가자고 한 친구는 또 다른 친구가 있어서 표가 한 장 모자랐다.
표가 한 장 필요하다고 남는 표를 구한다고 어제 게시물을 올렸는데 오늘 오후 2시가 넘어서야 표를 확보했다. 그때 표가 없었으면 날도 추워 신종플루 걱정인데 나도 재껴야지... 했는데 표가 얻어졌다. 친구는 종로에 있었고, 난 충무로에 있었다. 일단 내가 먼저 가서 표를 찾기로 하고 출발. 내 표 찾고 한 시간 정도를 더 기다려 표를 양도 받았을 때가 4시. 4시 반부터 입장이라고 해서 이때부터 줄을 섰는데 펜싱경기장 입구에서부터 올림픽 공원 역까지 줄이 까마득하다. 처음부터 스탠딩이 아니라 좌석으로 갈 생각이어서 늦게 입장하는 건 문제가 안 되지만 이 줄이 줄어들기까지 오들오들 떨어야 한다는 게 문제. 책을 보면서 줄이 줄기를 기다리는데 손이 시려워서 혼났다. 장갑이 필요했는데...ㅜ.ㅜ
읽고 있던 책이 초긴장 모드로 집중을 시켜줘서 그나마 한 시간이 금방 갔다. 거의 입장 직전에 전화를 해보니 이제사 종로 3가라고 하는 친구 녀석. 버럭이다!
결국 먼저 입장해서 나중에 친구들 데리러 다시 나왔다.
오늘 공연은 인디뮤지션발굴 프로젝트 헬로루키 2009 참가 뮤지션 중 최종 후보 7팀의 연말 결선 무대다. 후보에 오른 팀은 노리플라이/데이브레이크/박주원/아폴로18/좋아서하는밴드/텔레파시/흠
그리고 초청팀은 슈프림팀/검정치마/브로콜리너마저/장기하와얼굴들/한음파/국카스텐/피아/뜨거운감자/이승환/김수철
이승환은 인디 밴드와 공연을 자주 갖지만, 여전히 이런 이름 속에 섞어놓으면 이질감이 느껴진다. 오버와 언더 사이에 끼어서 늘 애매하다는 게 좀 안스럽기까지...;;;;
사회는 김C와 장윤주. 김C는 얼굴이 훤해져서 이젠 빈곤해 보이지 않고, 미친 기럭지 장윤주는 여전히 감탄~ 그치만 오늘 패션은 별로 감탄스럽지 않았음...
루키 후보 팀 중에서는 '좋아서하는밴드'가 가장 좋았다. 목소리가 한국인의 것이 아니다. 저런 울림통은 흑인 뮤지션의 소울 창법을 연상시킨다. 초청팀에서는 '국카스텐'이 유독 좋았다. 시원시원한 노래와 비트...
피아는 이번 이승환 20주년 기념 앨범에 '붉은 낙타'로 참여했는데 오늘 이 노래를 불렀다. 노래 중간에 이승환 튀어나와 합류.
이어 피아 들어가고 덩크슛과 'rewind'를 불렀다. 참 잘 노는 우리 팬들. 공장장 공연은 처음 본 내 친구가 확실히 무대 매너가 다르다고 했다. 후후후훗, 좀처럼 칭찬에 인색한 녀석이 해준 말이라 기분 좋다.
그래도 꼭 자긴 이승환 싫다는 얘기도 빼먹지 않는다. (ㅡ.ㅡ;;;;)
공연 즐겁게 잘 보고 뒤늦은 깨달음 하나. 머리띠가 없다! 아침에 나갈 때는 머리띠를 하고 갔는데, 극장에서 빼고는 무릎 위에 올려놓았던 게 기억난다. 그리고 오래오래 잊고 있었다. 극장에다 흘리고 왔구나..ㅠ.ㅠ
며칠 전에는 만보계를 잃어버렸는데 우이띠......;;;;;;
ps. 수상작은 이렇다.
대상 - '아폴로18' (Warm)
특별상 - '텔레파시' (최고의 게임, 타임머신)
인기상 - '좋아서 하는 밴드' (옥탑방에서, 딸꾹질)
인기상만 받았구나...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