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니아 이야기 10
토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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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은 가히 에큐의 아버지 특집이라고 해도 좋을 내용이었다.  

그는 매해 자신의 생일 날 빈민촌의 아이들에게 과자를 나눠주는 행사를 진행해 왔는데, 그걸 악용하는 못된 어른들도 많았지만, 그 고마움을 잊지 못하는 어린이 또한 많았다. 그 중 한 친구인 이삭은, 자신도 그에게 생일 선물을 주겠노라며, 매해 아끼고 아낀 용돈을 가지고 쿠키나 사과를 들고 왔지만 해마다 문을 통과하지 못해 탄탈롯 공작을 만나지도 못한다. 그런데 이 사람 좋은 대머리 공작님은 이삭의 그런 노력을 이미 다 알고 있었으니... 

어느 세상에나 빈부 격차가 있는데, 그걸 돈 많은 사람이 시혜의 성격으로 뿌려주는 것으로 차이를 극복하기는 힘들다. 제도적으로, 근원적으로 치료가 되지 않는 한. 칼바니아 이야기는 그런 심각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그래도 언제나 진심만은 제대로 전달하고 만다. 진심으로 좋은 날을 함께 축하해 주고 싶었던 어느 귀족 아저씨와, 그 날을 매해 기다리며 조금씩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었던 아이들의 이야기 말이다.  

이제 시간이 흘러 이삭은 탄탈롯의 비서가 될 만큼 커버렸고, 절벽 가슴 에큐 역시 아기를 갖고 싶다는 욕망에 순응하며 뭔가 해보려고 하지만, 아직은 갈 길이 먼 에큐였다. 단지 덜 자란, 늦된 마음 때문이 아니라 거기에는 보다 근본적이고 쉽게 건드리기 어려운 상처가 있었던 것이다. 그건 자신을 낳다가 돌아가신 엄마 프리실라 때문.  

그리하여 갑자기 깜짝 등장한 혼 가문의 여식 나탈리. 독자들은 그녀가 임신한 아기가 이삭의 아이일 거라고 짐작했겠지만, 엉뚱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이번 편의 진짜 주인공이 누군지 짐작해 보시라.  

카일 탄탈롯이 공작 작위를 내려놓고, 그것을 공정한 선거를 통해서 다음 후보에게 물려준다는 설정은 신선했다. 그 과정에서 에큐가 보여준 얼렁뚱땅 무식한(?) 활약 또한 결코 놓칠 수 없는 구경거리다. 이 작품에서 진정한 에너자이저이면서, 또한 '짐승'에 비유되는 에큐이다 보니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작가 자신의 성향이 그런지 모르겠지만, 여기 나오는 인물들은 참 태평하고, 모질어 보이지만 사실은 다감하고, 저마다 이유 있는 고집쟁이들이며 무엇보다도 미워할 수가 없는 캐릭터들 뿐이다. 그건 작가로서 편한 선택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독특한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10권은 2005년도 출간이던데 11권을 끝으로 다음 이야기는 어찌 되는 건지 궁금하다. 궁금하니 11권을 어여 볼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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