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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니아 이야기 9
토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최근 치키타 GUGU가 열심히 나오는 것을 보고 오랜만에 칼바니아 이야기를 꺼내 들었다. 지난 3월에 8권까지 읽고 벌서 몇 달이 지난 건지...;;;;
너무 재밌어서 아껴 봐야지 하다가 그리 되었다. 아끼는 만큼 오랜만에 본 재미도 역시 절정.
기본적으로 개그 감성이 받쳐주는 사람이 있는 듯하다. 개그맨 뿐아니라 가수이면서 입담을 더 과시하는 엔터테이너들 마냥 말이다. 주변에도 그렇게 입만 벌렸다 하면 쇄골이 땡기도록 웃게 만드는 친구들이 있는데 언제고 녀석이 시트콤을 쓰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토노 작가도 그런 감성이 있는 듯하다.
네 개의 에피소드가 이어지는데, 기본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연출 기법이 허를 찌르는 전개의 사용이다. 그러니까 보통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전개를 하는데 알고 보니 그게 오해였고 진실은 이거였다... 하는 식 말이다.
첫 에피소드에서 사람을 야만인 산적을 얘기하는 듯했는데, 사실 폭력에 있어서는 에큐를 따라올 자가 없으니 처음 본 소녀가 제일 '야만인'이었다고 말을 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관광객을 유치한답시고 예쁘고 로맨틱한 것만 찾던 영주 가에서 유치한 백조 사업(?)은 에큐 덕분에 시작하자마자 무산되게 생겼다. 일단 백조들이 호되게 혼이 나서 사람 가까이 가길 싫어하게 되었으니. 기본 생태계와 사람들의 생계 수단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빌어진 해프닝들이 잘 마무리된 것은 다행인 일.
두번째 에피소드에선 암시장에 변장(?)을 하고 등장한 에큐가 사고치는 내용이 나오는데, 또 다른 암시장의 소년이 공작가의 사람을 혼동하면서 혼자 삽질하는 장면이 제법 재밌었다. 하긴 탐스런 붉은 머리 라이언과 에큐의 대머리 아버지 탄탈롯을 비교하면 어린 눈에 병으로 인한 부작용이라고 생각할 만도 하다. 인물뿐 아니라 뼈대가 다르건만!
세번째는 파마 왕자 형제 이야기인데 아버지 국왕의 이름이 '트랜스 파마'여서 순간 '트랜스 포머'로 보았다. ㅎㅎㅎ
늘 침착하고 차분하고 좀 있어 보이는 콘라드 왕자가 어린 동생에게 질투를 느껴 해꼬지 하는 장면은 훔쳐보는 재미가 컸다. 그렇게 심각하고 점잖은 얼굴로 코믹이 되다니. 허준의 스승 유의태 역할을 맡는 근엄한 얼굴 이순재가 야동 순재가 되는 순간 시청자들이 더 즐거웠던 것처럼.
타니아는 매력적이고 성실하고 훌륭한 여왕이지만 아직은 관록이 부족해서 좀 더 공부가 필요해 보인다. 콘라드 왕자는 그걸 알고 있는 듯. 기다릴 수 있는 그가 더 노련해 보인다.
마지막 에피소드는 '코디의 금발'인데 가발로 만들어진 금발도 여전히 금빛으로 찬란히 빛날까 문득 궁금해졌다. 뭐, 만화적 상상력을 동원하면 아니 빛날 까닭이 뭐 있겠는가.
그런데 칼바니아 이야기 안에서 여왕 타니아보다 공작가의 영양 에큐가 더 많이 등장하는 듯하다. 진정한 주인공이랄까. 아무래도 캐릭터의 특성상 에피소드가 더 많이 나올 수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부디 약이 잘 들어서 1년 뒤에는 가슴도 커지기를...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