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를 너무너무 좋아하는 할머니가 있었어요. 소란스럽고 복잡한 도시를 떠나 시골 작은 집에서 책을 맘껏 읽기로 작정을 했지요. 하지만 새로 이사한 집도 안팎으로 할 일이 너무 많았어요. 할머니는 눈코 뜰새 없이 바빴지요. 봄이 되어 책을 좀 읽을 수 있을까 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손님이 찾아왔답니다. 이 멍멍 손님은 게다가 장기투숙(?)까지 하지 뭐예요. 게다가 할머니가 돌봐줘야 할 손님은 그밖에도 많았어요. 개, 쥐, 닭, 염소, 심지어 거북이까지...... 여름이 되어 이제 책 좀 볼까 했지요. 그런데 할머니는 과일을 따야 했어요. 과일잼을 만들어야 했거든요. 할머니의 소중한 저장 음식이지요. 그런데 이번 여름은 너무 가물었어요. 게다가 덥기까지...... 시원한 가을이 도착했답니다. 이제 할머니는 드디어 책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장마가 찾아왔지 뭐예요. 더구나 이 비는 겨울까지 내려버렸답니다. 하지만 겨울이 깊어지자...... 동물들을 돌보는 일, 과일잼을 만드는 일 등이 모두 정리가 되었지요. 이제서야 할머니는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어요. 정말 잘 되었지요? 그런데 이를 어째요. 할머니 좀 보래요...... 그 동안 너무 곤했나 봐요. 책을 이불 삼아 주무시고 계시잖아요. 하지만 저 표정을 보아요. 좋아하는 책을 읽을 때처럼 만족스러워 보이지 않나요? 책일랑은 생쥐 친구들이 먼저 읽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예요. 할머니에게는 달콤한 휴식 시간을 주자구요. 시간을 묻지 않아도 될 만큼의 여유롭고 나른한 저 단잠을 어떻게 깨우겠어요. 분명 책과 함께 노니는 멋진 꿈을 꾸고 계실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