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의 등
아키모토 야스시 지음, 엄혜숙 옮김, 아미나카 이즈루 그림 / 보물상자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아기 코끼리 뽓뽀는 한밤중에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눈을 떴다.  

아빠가 일어서는 소리였다. 

슬며시 일어나 어딘가로 가시는 아빠의 뒤를 뽓뽀가 몰래 따라갔다.  



숲을 벗어난 아빠는 강가에서 멈춰서더니 땅을 파기 시작했다. 멀찍이서 따르던 뽓뽀는 아빠가 무언가를 묻고 있다고 생각했다. 

다음 날 밤도, 또 다음날 밤도... 

아빠는 한밤중에 일어나 어딘가로 가셨고, 그 거리는 점점 더 늘어났다. 뒤따르는 뽓뽀의 살금살금 여정도 길어졌다. 

푸른 풀이 우거진 들판도 가보았고, 산 저쪽 동굴까지도 갔다. 아빠는 그때마다 땅을 파고 무언가를 묻었다. 



앗, 그런데 하필 이 동굴은 호랑이가 사는 동굴! 

아빠와 호랑이의 양보하지 않는 눈빛 대결! 

결국엔 호랑이가 꼬리를 내리고 동굴 안으로 들어가버린다. 실제로 싸우면 누가 이길까??? 서로의 먹이가 다르니 싸울 일이 없어보이긴 하지만... 

아무튼, 그러던 어느 날 밤. 아빠는 뒤따르던 뽓뽀에게 그만 나오라고 말씀하셨다.  

뽓뽀가 따르고 있다는 것을 진작부터 알고 계셨던 아빠 코끼리였다. 



이날 아빠는 아기 코끼리 뽓뽀에게 먼 이별을 알리셨다.  

코끼리는 죽을 때를 미리 알아 가족들을 떠나 혼자서 죽음을 맞이한다고 하는데, 아빠 코끼리도 그래서 작별을 고하려는 것이다.  

아빠는 어린 뽓뽀가 쉽게 알아들을 수 있게 죽음과 이별에 대해서 설명한다. 지금 헤어지지만 사라지지 않는 아빠의 마음까지 보태서... 



그림이 몹시 투박하고 채색도 거친 편인데 사용하는 색깔에 따라서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다. 이를테면 지금 위의 사진은 아버지의 따스함이 느껴지는 포근한 분홍색이다. 호랑이가 등장하던 어둡고 거친 색채와 대조가 된다. 

아빠 코끼리는 결국 가족들을 두고서 떠나셨다. 아빠가 그립던 뽓뽀는 어느 날 아빠가 무언가를 파묻던 곳들을 되짚어 찾아갔다. 아빠가 남기신 그 무언가를 찾기 위해서... 

그리고 맞닥뜨린다. 아빠가 남긴 유산을. 자신 역시 자신의 새끼에게 언젠가 물려줄 그 무엇들의 정체를 말이다. 



아버지가 보여주었던 사랑과 용기, 지혜... 그 모든 것들은 세대를 넘어서 뽓뽀의 아기에게까지 전해질 것이다.

아빠 코끼리가 그랬듯이 온 마음과 사랑을 담아서...

코끼리가 죽을 자리를 홀로 찾아가서 죽는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어쩐지 '영적인' 동물이란 생각이 든다.
그런데 코끼리의 수명은 대체 어느 정도지??? 

찾아보니 무려 60~70년을 산다. 우왓! 생각보다 장수한다. 더 신기한 것은 임신 기간이 21~22개월이다. 거의 2년 동안을 새끼를 배고 있는 것. 오래 품고 있으니 모정이 더 클까???? 그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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