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 - 많이 바를수록 노화를 부르는
구희연.이은주 지음 / 거름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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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회사들이 식약청에 하는 말과 소비자에게 하는 말은 전혀 다르다. 식약청에 화장품을 등록할 때는 줄기세포 또는 그 배양액이 아주 미미해 의약품 같은 효과를 낼 수 없으며, 그에 따라 부작용이 일어날 확률도 매우 적음을 강조한다. 그리고는 돌아서서 소비자에게 광고를 할 때는 그 제품 하나면 주름이 쫙 펴질 듯한 각종 문구로 유혹한다. 만일 성격 까칠한 소비자가 "왜 광고에서 본 만큼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느냐?"고 따진다면 "고객님, 저희 제품은 의약품이 아니거든요"라고 답변하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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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쓰는 색조 화장품은 볼 등 다른 곳에 사용해도 괜찮지만, 다른 부위에 쓰는 색조 화장품을 눈에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또 어른들이 하는 마스크팩이 좋은 것 같아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1,000원짜리 팩 대신 과일을 얇게 잘라 붙여주는 쪽이 훨씬 효과가 좋다.
그 나이 때는 피지 분비가 왕성하기 때문에 블랙헤드가 고민일 수 있다. 그렇다고 손으로 짜거나 코팩을 애용해선 안 된다. 주방에 있는 흑설탕을 미지근한 물에 녹여 주 1회 정도만 코에 문질러주는 정도로 충분하다. 화장을 시작하기 전에는 항시 손을 청결히 하고, 외출 후 집에 돌아오면 제일 먼저 손을 씻은 후 화장을 지워야 한다.
-43쪽

여러분의 엄마는 어떤 화장품을 쓰고 계시는가? 나와 가장 피부가 비슷한 사람은 나에게 절반의 유전 정보를 물려준 엄마이다. 게다가 엄마는 나보다 더 다양하고 오랜 화장품 임상 결과(?)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가.
-54쪽

화장품을 구입하러 갔을 때 진열대에 올라온 제품은 피하라. 화장품은 직사광선과 열에 의해 쉽게 변질되는데, 우리나라 화장품 매장의 경우 고객들에게 화려하게 보이기 위해 조명 아래 화장품을 진열해 놓는다. 판매원이 바쁘거나 1개밖에 안 남았다거나, 할인을 해주겠다며 진열품을 권하거든 절대 구매하지 말라. 반드시 종이 케이스에 보관돼 있던 제품으로 사야 한다. 인터넷으로 화장품을 구매했는데 용기나 케이스에 미묘하게 빛바랜 자국이 있다면 사용하지 말고 반품하라.
-59쪽

단지형 제품을 일일이 스파츌라로 덜어 쓸 자신이 없다면 아예 내용물이 손에 닿을 수 없게 만든 에어리스 용기 또는 튜브형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일반 냉장고에 보관하면 오히려 내용물이 얼 수 있으므로 좋지 않다. 화장대는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는 곳에 배치하는 게 좋다.
색조 화장품의 경우는 본품을 쌌던 케이스에만 제조일자가 쓰여 있는 경우가 많다. 반드시 유성펜으로 용기에 제조일자와 개봉 일자를 적어두자.
-60쪽

간혹 마스카라가 굳었다고 스킨이나 로션 등을 넣어 좀 더 오래 사용하려고 하는 소비자가 있는데 이는 정말 눈에 위험하다. 눈과 관련된 제품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기초 화장품의 경우 내용물이 분리되고 좋지 않은 냄새가 날 정도로 부패된 것은 당연히 버려야겠지만, 상했는지 아닌지 모를 정도라면 그래도 활용할 방법이 있다. 기초 제품에는 대부분 보습제가 기본적으로 들어가 있으므로 발뒤꿈치, 팔꿈치에 가볍게 마사지하고 랩을 씌워 팩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여름에 샌들을 신느라 거칠어진 발을 위해 발마사지를 해줄 수 있다. 3~10분 정도 마사지한 후 미지근한 물로 씻어내면 발이 한결 부드러워질 것이다. 그러나 손은 발에 비해 외부 노출이 많아 예민할 수 있으니 가능하면 발에만 이용하기 바란다.
-60쪽

화장품 한 병에 들어간 원료 가격은 몇 백 원에서 몇 천 원 정도 수준이지만, 정작 생각 외로 비싼 것은 화장품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한 용기 값이다. 그러므로 비닐 또는 플라스틱 공병에 담긴 1~2ml짜리 샘플이 50~200원 사이인 것은 당연하다.
마지막으로 샘플이 더 좋다는 믿음으로 굳이 샘플을 사서 본품에 합치거나 따로 담아 쓰는 소비자도 있는데, 정말 위험천만한 일이다. 용기가 깨끗하다는 보장도 없거니와 샘플을 담는 도중에 2차 감염 및 오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66쪽

필자들은 과감히 기초 화장품을 네 가지로 분류할 것을 주장한다.
첫째는 클린징이다. 진한 화장을 했을 때만 수성, 유성 한 가지씩 두 번 세안하고 평소에는 수성 세안만 해도 된다.
둘째는 화장수다. 스킨, 토너, 아스트린젠트, 프레셔너, 클래리파잉로션처럼 순수한 맑은 액체로 된 것은 모두 같은 종류로 본다. 화장수를 두 번째에 끼워주는 이유는, 클렌징을 아무리 꼼꼼히 해도 이물질이 피부에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화장수는 반드시 화장솜에 묻혀 이물질을 닦아내는 용도로 사용한다(절대 수분을 공급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
-72쪽

셋째는 크림이다. 로션, 에센스, 세럼, 크림을 모두 한 분류에 넣는다. 에센스, 세럼, 크림 역시 모두 점도의 차이지, 내용물과 기능은 비슷하다. 건조한 피부라면 크림 타입을, 지성 피부라면 에센스를 택하면 된다.
넷째는 흔히 선크림이라 일컫는 자외선 차단제이다. UVA, UVB 모두 차단할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한다. 일상생활용으로는 SPF15정도, 강한 햇빛에 나서거나 장시간 외부 활동을 할 때는 SPF30 정도로 두 가지를 상황에 따라 이용하면 된다.
-73쪽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공을 ‘실제로’ 줄여주는 화장품은 지금까지도 없었거니와 앞으로도 나올 수가 없다. 모공은 피부에서 분비되는 피지들이 나오는 구멍이다. 흔히들 땀구멍과 모공을 혼동하는데, 땀구멍은 땀샘이 있어 땀이 배출되는 구멍이고 모공은 털이 자라는 입구를 말한다. 모공은 크기가 매우 작아 평소에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우리 얼굴엔 2만 개나 넘는 모공이 있다. 모공에는 피지선이 분포하는데, 피지선은 천연 보습제인 피지를 분비하고 노폐물을 내보내서 우리의 피부를 젊고 건강하게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피지 분비는 나이, 계절, 스트레스, 임신, 생리 주기 등에 의해 변화하기도 한다. 특히 사회생활을 하는 여성들을 중심으로 피부가 급격히 지성으로 바뀌는 사례를 많이 볼 수 있는 것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드레날린이 과다 분비되고 이로 인해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겐이 과잉 분비되는 까닭이다. 충격적이겠지만, 모공의 크기나 숫자는 선천적, 유전적으로 이미 결정되어 있다. 또한 모공에는 열렸다 닫혔다 하는 근육이 없으므로, 한번 늘어난 모공 크기를 영구적으로 줄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88쪽

코팩을 해본 사람이라면 모공에서 빠져나온 피지들을 보며 희열을 느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코팩은 모공을 틀어막고 있는 각전(모공 속에 쌓인 오래된 각질과 피지가 섞인 덩어리. 못처럼 피부에 콕 박혀 있다)을 제거하는 원리이다.
각전 때문에 모공 출입구가 막히면 피지가 점점 쌓이면서 모공이 커진다. 그리고 한번 각전이 생기면 묵은 각질이 정상적인 경우보다 4배나 더 빨리 생긴다.
완벽한 코팩, 완벽한 사후 관리가 되는 코팩 세트는 적어도 필자가 아는 바로는 아직 없다.
-92쪽

눈가가 수용할 수 있는 화장품의 양은 얼굴 다른 부위들의 50% 미만이기에, 유 수분량도 훨씬 적게 공급해야 한다. 피부가 흡수할 수 있는 양 이상의 화장품을 바르면, 잉여량은 표퓌 위에 그대로 머물며 피부 모공을 막고 피부 호흡을 방해한다. 그뿐인가? 탄력 있고 탱탱하게 올라붙어야 할 피부가 잉여 화장품의 무게로 처지게 되어 있다.
-96쪽

다크서클 또한 피부의 문제라기보다는 내인성인 경우가 많다. 다크서클 완화 크림을 아무리 발라봐야 혈액순환 및 신장 기능의 개선 없이는 효과를 볼 수가 없다.
-97쪽

만일 여러분이 35세 이전이라면 아이크림은 안 써도 된다. 아니, 쓰지 마라. 과잉 공급은 노화만 앞당길 뿐이다. 하지만 이미 갖고 있는 것이 있고 버리기가 아깝다면 가끔 건조하다는 자각증상이 있을 때만 얇게 바르는 정도로 충분하다. 35세가 넘은 분도 마찬가지다.
-98쪽

눈 주변에 화장품을 바를 때는 그야말로 아기처럼 다뤄야 한다. 바르는 방법도 손끝으로 문지르는 게 아니라 가볍게 톡톡 쳐서 흡수시킨다. 그리고 대부분 눈가 바로 밑-만져봤을 때 푹 꺼지는 부분-에 바르는데, 눈 바로 밑 피부는 무언가를 흡수할 수 있는 부위가 아니다. 정확히 말해 아이 홀 eye hole 이 만져지는 눈가의 뼈 주변에 발라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99쪽

SPF8은 자외선 차단율 87.5%, SPF15는 약 93%가 차단되는 반면 SPF30은 약 97% 차단 효과가 있다. SPF가 두 배 차이라도 실제 차단 정도의 차이는 몇 % 정도에 불과하니 굳이 제일 높은 차단지수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 차단지수가 너무 높은 제품은 피부에 자극감을 높이는 등 득보다 실이 많다는 점을 기억하자. 더구나 자외선 차단제는 지수보다는 바르는 양과 주기(횟수)에 더 영향을 많이 받는다.
-102쪽

보통 다른 화장품은 너무 많이 발라 문제가 되는데 자외선 차단제는 너무 적게 발라 문제가 된다. 선크림을 많이 바른 뒤 메이크업을 하게 되면 화장이 뭉치거나 허옇게 떠 보이는 것 때문에 의식적으로 적게 쓰기 때문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권장량의 10% 밖에 바르지 않는다고도 했다. 보통 자외선 차단제의 용량이 30g 이므로 10번 만에 한 통을 다 써야만 기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자외선 차단제 한 통을 쓰려면 빨라야 6개월에서 1년 걸리는 우리에게는 너무 부담스러운 양이다.
또 자외선 차단제는 차단 지수와 상관없이 1~2시간마다 덧발라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설사 권고대로 자외선 차단제를 꾸준히 바른다 해도 몇 년이나 그 효과가 지속될지 또한 미지수이다. 우리 인간에게는 ‘내성’이 있어 어떤 성분의 효과가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
-104쪽

이쯤 되면 자외선 차단제가 태양빛에서 우리를 구해줄 유일한 신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 알았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자외선 차단제를 발랐으니 괜찮다고 볕 앞에 당당했다면, 이제부터는 선글라스, 선캡, 모자, 양산 등의 보조 수단도 적극 활용해 보자. 선캡의 경우 자외선을 97%까지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106쪽

우리가 유의해야 할 색소는 유기안료, 즉 타르색소다. 타르색소는 출신성분부터가 참 부담스럽다. 석탄의 콜타르에서 추출한 벤젠이나 톨루엔, 나프탈렌으로부터 합성해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110쪽

입술에 바르는 립스틱이나 립글로스는 상당량을 ‘먹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음식을 먹을 때 몸속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무의식중에 입술을 핥는 동작으로 먹는 양도 만만찮다. 그렇다면 립스틱이나 립글로스를 ‘먹어도 괜찮게’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식품 첨가물로 허락되지 않은 79종의 색소를 쓰는 대부분의 화장품 회사는 ‘립스틱은 먹는 것이 아니라 바르는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 이 문제에 대한 더 이상의 언급을 회피한다.
-111쪽

색조 제품은 기본적으로 피부에 침투되지 않게 만들어지지만, 기초 화장품을 사용한 뒤 어떤 방어막도 없이 색조 제품을 피부에 바르는 것은 위험하다. 스킨케어 제품에는 유효 성분들을 진피층까지 깊이 전달하는 트랜스포터 기능을 가진 성분들이 들어 있는데, 이를 방어막으로 차단하지 않으면 그 성분이 색조 화장품과 만나 색소까지 덤으로 가져가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색조 화장을 하기 전에는 반드시 방어막 기능이 있는 베이스류 또는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114쪽

수돗물로 15분간 샤워를 했을 때 몸속에 들어오는 염소의 양은 수돗물 1L를 마셨을 때의 600배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115쪽

따뜻한 물에 푼 거품 속에 짧게는 10분, 길게는 30~40분 동안 몸을 담그면 피부의 모공이 열리고 계면활성제와 같은 여러 유해 성분들을 아주 잘 흡수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이는 향기로운 빨래 세제에 몸을 담그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여러분은 화장품이 변질된 것은 본 적이 있어도 샴푸나 린스, 바디클렌저가 상한 것은 거의 본 적이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바디 용품은 습기도 많고 미생물과 박테리아가 번식하기 쉬운 욕실에 있어야 하는 특성상 많은 양의 방부제와 보존제를 함유하기 때문이다.
-116쪽

피부 세포는 보통 28일을 주기로 죽고 새로 태어나기를 반복한다. 새로 태어난 피부 세포는 둥글둥글하고 포동포동하며 수분을 풍부하게 머금고 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피부 외층으로 이동하고 약간 평평해졌다가 결국 각질로 변해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간다. 이는 살아 숨 쉬는 기간인 피부의 정상적인 재생 사이클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거나 건조한 환경, 자외선, 스트레스 등 주변 환경이 좋지 않으면 피부의 재생 속도가 서서히 느려진다. 자연히 탈락돼야 할 피부 각질들도 처리되지 않은 채 쌓이게 된다. 이럴 때 여러분은 흔히 집에서 필링 제품으로 각질 제거를 할 것이다.
-118쪽

향 알레르기가 있다면 무향 제품이 아닌 ‘무향료 제품’을 사용해야 하며 무향료 제품은 시중에서 찾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무향 제품이 피부친화적 제품이라는 것 역시 잘못된 해석에서 나온 말이다. 화장품은 피부를 위한 것이지 내 눈과 코를 즐겁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자신이 고른 화장품이 ‘아름다운 피부를 위한 화장품’인지, ‘아름다운 화장품’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137쪽

색조 화장품이 아닌 이상 향료와 색소는 필요악도 아니고 아예 ‘필요가 없는’ 성분이다. 기초 화장품 제품의 전성분 표시에서 향료, 청색O호, 적색 O호 등의 색소가 표기돼 있다면 아예 구매 품목에서 빼라. 합성계면활성제와 파라벤 함유 여부도 반드시 체크한 후 구매하라. 소비자의 각성이 식품 회사들을 바꾸었듯, 역시 소비자의 요구만이 화장품 회사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
-142쪽

식약청은 전성분 표시가 허위 없이 진실하게 기재되었는지 지속적인 관리 감독을 하는 것은 물론,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강력한 처벌 조치를 취하는 등 세부 지침을 하루빨리 세워야 한다. 뷰티 산업 육성이라는 미명하에 은근슬쩍 규제 완화만을 할 것이 아니라, 정작 중요한 것에 대한 규제는 더욱 강화해야 진정한 뷰티 산업 육성이 가능하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162쪽

트러블이 일어나면 ‘명현현상’ 또는 ‘호전현상’이라고 설명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주로 그 제품을 파는 사람들의 말일 것이다). 그 내용인즉, 그동안 쌓여 있던 피부 독소가 빠져나가느라 일어나는 현상이며, 15일에서 30일 정도 지나면 아주 건강한 피부가 될 거라고 호언장담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전혀 의학적인 근거가 없는 말이며 좋아지는 경우도 극히 드물다. 피부의 독소를 제거한다고? 그렇다면 그건 화장품이 아니라 의약품이어야 할 것이다. 조금이라도 트러블이 일어나면 무조건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 한국 소비자원에 접수된 천연 화장품 관련 민원은 ‘천연’에 대한 정의가 불충분한 데 따른 과대 허위 광고 탓이 많지만, 천연 성분에 대한 부작용, 알레르기 반응도 많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180쪽

미국 FDA가 화장품 배합을 금지시킨 성분과 EU에서 정한 금지 성분은 공통점도 있지만 다른 부분들도 많다. 예를 들어 자외선 차단 성분인 Camphor의 경우 유럽에서는 배합이 허용되지만 미국에서는 금지돼 있다. 왜일까? 각 나라 학자들의 견해가 달라서일까? 이 역시 ‘무역 장벽’을 서로 만들기 위해서이다. 전 세계 화장품 시장을 나눠먹고 있는 미국과 유럽은 서로의 화장품 시장을 개방해놓은 상태다. 개방은 했지만 남의 나라 물건이 내 나라에 와서 잘 팔리면 배 아프니 하나라도 덜 팔리게 할 방법을 강구한다. 따라서 미국은 유럽에서 잘 팔리는 제품의 성분 중 하나를 금지 성분으로 정하는 아주 우아한(?) 방법으로 자국 내 시장 진입을 막고 있다. 같은 방법으로 유럽 역시 미국을 견제하고 있다.
-187쪽

필자들은 ‘오랫동안 사용된 성분들이 진부해 보여도 안전하다’고 판단한다. 담배가 독성이 있는 식물인 것처럼 식물성 성분이라고 무조건 다 좋은 것은 아니다. 독성, 알레르기 유발, 피부염 유발, 피부 건조 혹은 너무 기름지게 만드는 등 치명적인 성분을 포함한 천연 재료들도 있다. 그뿐인가? 장기간 사용 시 피부를 민감하게 만들기도 하고 광독성(햇빛을 받으면 독성 물질로 변하는 현상)이 있는 물질도 있다. 천연 재료의 효능만 듣고 부작용을 간과해서는 안 되며, 아무리 천연 재료라도 자신의 피부에 맞는 것을 골라 쓰는 지혜가 필요하다.
-190쪽

영양 크림을 너무 많이 사용하면 피부는 피지를 만들어내지 않아도 되는 줄 알고 피지 생성을 게을리 한다. 그러면 시간이 흐를수록 피부는 점점 더 건조해지고, 당기니까 더 많은 양의 영양 크림을 바르고, 다시 더 건조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시작된다. 과다하게 바르는 통에 흡수되지 못한 여분의 성분들은 피 부에 노폐물로 쌓이고, 그 노폐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활성산소가 방출돼 결국 피부의 노화를 부추긴다.
-205쪽

특히 요주의 성분인 파라벤. 가장 싸고 쉽게 만들 수 있는 방부제인 이 파라벤은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여전히 애용되고 있다. 심지어 천연 화장품이라고 이름난 브랜드의 제품에서도 2~3종의 파라벤이 첨가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화장품 회사는 "파라벤이요? 몸에 역치점 이상의 독성이 쌓이려면 300살 이상은 살아야 문제가 나타날 겁니다"라고 자신만만하게 말한다. 화장품 각각에 들어 있는 양만 계산해서 이런 주장을 하는 모양인데 300년이라는 계산 근거도 불분명하거니와, 우리가 어떤 화장품이든 ‘하나만’ 쓰지는 않는다는 점을 간과한 발언이다. 여러분 화장대의 화장품들, 바디 용품들의 전성분 표시를 확인해보라. 정말 끔찍한 계산이지만 만일 우리가 쓰는 제품들 중 18가지에 이 요주의 성분이 들어가 있다면, ‘문제’는 300년이 아니라 11년 정도면 발생하는 셈이다. 필자들이 화장품의 가짓수를 줄이라고 목 아프게 떠드는 데에는 불필요한 낭비 외에도 독성 성분에 대한 안전성 확보라는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다.
-208쪽

로션을 발랐을 때는 괜찮은데 크림을 바르면 번들거리는 느낌이라면 로션을 바르면 되고, 로션을 바르면 당기는 기분인데 크림을 바르면 촉촉한 느낌이라면 로션 생략하고 크림만 바르면 된다. 만일 로션, 크림 둘 다 번들거리는 사람이라면 에센스나 세럼 타입을 선택하면 된다. 이걸로 충분하다. 순서대로 로션, 크림, 에센스 모두 발라봐야 피부 위에서 섞이기만 할 뿐이다.
-2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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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냐 2009-07-20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호. 아까 리뷰 못지 않게 감사.

마노아 2009-07-21 00:14   좋아요 0 | URL
아하핫, 리뷰보다 요게 도움이 될 거예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