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요강 - 선생님과 아이들이 함께 보는 시 보리 어린이 4
임길택 글, 이태수 그림 / 보리 / 199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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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앙쥐

식구들 잠든 사이
새앙쥐 한 마리가
부엌으로 나왔다.

이 추운 겨울 밤
무슨 사정 생겼을까.
내쫓지 말아 달라는 듯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나를 빤히 바라본다.

그러나 새앙쥐야.
우리 부엌엔
네가 가져갈 게 아무것도 없어.
누룽지마저 일기 쓸 때
내가 다 먹은걸.

아니야, 있다.
그래 맞아,
어머니가 불 지핀 부뚜막이
아직은 따뜻할 거야.

새앙쥐야.
한겨울 밤 새앙쥐야,
남은 그 불기라도 가져가렴.
온 식구들 불러다
한껏 안아 나르렴.-16쪽

개구리

어두울 때면
서로의 목소리로
길이 되자 하고

달이 뜨면
서로서로의 목소리로
꿈이 되자 하고-53쪽

할 말

현숙이가
내가 서 있는 쪽으로 오더니
할 말이 있다고 했다.

그래 무언데?

선생님, 있지요.
이번에 나 청군 좀 시켜 주세요.
4학년 올라올 때까지 한 번도 청군을 못 해 봤어요.-1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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