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평한 그러나 차별대우 받는 태양광 [제 898 호/2009-04-06]


경제가 침체하면 사람들은 우선 외식과 외부 활동을 줄이게 된다. 따라서 이에 따른 에너지 소비도 준다. 우리는 대부분의 에너지를 외국에서 수입해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고유가, 고환율이 되면 이는 실물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럴 때면 우리도 석유로 대표되는 에너지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우리가 에너지 수출국이 될 수 있을까.

에너지원으로 우리가 가장 흔히 가질 수 있는 것은 바로 태양이다. 지역적으로 차이는 있지만 태양은 세계 어느 곳이든 공평하게 자신의 몸을 불태우며 지구 전체를 밝혀주고 있다. 사람들은 태양의 힘이 강하다는 것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실제로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1시간 동안 받는 에너지는 현재 전 세계가 1년 동안 소비하는 에너지에 달할 정도로 엄청난 양이다.

문제는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의 밀도가 낮다는 데 있다. 따라서 이를 효율적으로 흡수하고 전환하는 기술이 필요하게 되었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태양에너지는 그 자체를 이용한다기보다는 이를 전기적으로 환원하여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때 발생되는 전력이 바로 광기전력(光起電力, photoelectro-motive force)이다. 말 그대로 빛에 의해 발생하는 전기의 힘을 의미한다.

이러한 광기전력효과는 170여 년 전 프랑스의 앙투안 앙리 베크럴이 처음 발견하게 되었다. 전해질 속에 담긴 금속전극에 빛을 비추면 전력이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를 상업적으로 발전시킨 것은 1954년 미국에서 금속전극 대신 반도체를 활용하여 태양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하는 태양전지를 개발하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태양전지는 보통 P형 반도체와 N형 반도체를 접합해서 사용하는데, 태양빛이 내리쬐면 광에너지에 의해 전자와 양공(전자가 빠져나간 뒤 남은 구멍으로 양의 전하를 지닌 자유입자)쌍이 생기고, 이 둘이 이동하면서 전류가 흐르는 광기전력 효과가 발생해 전력을 발생하는 것이다.

작년 전 세계 전기 소비량 가운데 태양전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1% 내외로 아직은 미미하다. 그러나 최근 5년의 성장 증가추세를 고려할 때 2030년쯤 태양전지 비중이 10%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시장 규모도 연간 3000억 달러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에 버금가는 엄청난 규모다.

반세기 전 우주선 전원으로 활용되기 시작한 태양전지는 전자제품, 주택, 자동차, 산업기기 등 실로 다양한 분야에서 친환경 청정에너지원으로 활용될 것이다. 이제 친환경이란 말은 환경보호자만의 외침이 아니라 전 세계 기업들이 소비자를 유인할 마케팅 용어가 된 만큼 대표적인 청정에너지인 태양에너지는 앞으로도 주목을 받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현실은 어떨까. 독일 포톤컨설팅에 따르면 2006년 세계 태양광 시장 규모는 총 200억 달러에 달했는데, 이때 우리의 점유율은 1% 정도였다. 2007년 매출규모는 약 4000억 원 정도였으나 2009년에는 6%대에 근접할 전망이다. 특히 고무적인 것은 눈에 보이는 매출보다는 기술력에 있다. 태양광산업협회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매출 규모는 작지만 기술력은 독일, 미국, 일본 등과 비교했을 때 약 80% 가까이 올라섰다.”라고 한다.

최근 국내 연구진은 비스무스철산화물(BiFeO3)이 전하 수송 특성과 광기전력 효과가 있음을 발견했다. 이는 사이언스지에 실린 연구 결과인데, 이런 특성을 이용해 보다 효율적이고 흡수력이 높은 태양전지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정부도 태양광 산업을 차세대 산업으로 육성할 것으로 밝혔고, 이에 대한 지원도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다. 특히 대기업의 참여와 기술력을 확보한 중소기업의 출현으로 앞으로의 업계 전망도 좋다.

그러나 장밋빛 미래만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기술 유출 문제가 아직도 많고, 태양광 전지의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의 가격이 지금의 반도체처럼 가격이 시장 상황에 의해 널뛰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공급이 부족할 때는 kg당 400달러까지 치솟았지만, 2010년에는 공급 과잉 심화로 kg당 100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있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 태양은 공평하다. 문제는 누가 이 공평한 태양의 힘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는가에 있다. 우리처럼 에너지 소국이 대국이 되기 위해서는 태양광산업의 발전은 필수다. 따라서 더 많은 기술개발과 시장 선점을 위한 노력을 통해 ‘관대한 태양의 힘’을 우리 것으로 만들어야 할 때다.

글 : 임성아 과학칼럼니스트

http://scent.ndsl.kr/View.do?type=1&class=100&seq=4100&B4Class=All&onlyBody=FALSE&meid=1_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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