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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니아 이야기 8
토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4년 6월
평점 :
품절
당연한 거지만, 인생사 계획한 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똑똑한 에큐도 헛다리를 짚고,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더 엉망진창이 되기도 한다.
뿐인가. 분명 자신을 피하는 것이라고 여겼던 타니아는 라이언의 변심에 아파하며 힘들어 했지만, 라이언은 정말 아팠던 것이었고 에큐와 타니아는 그저 삽질을 했을 뿐이다.
라이언에게 사실은 아이가 있었다는 이야기는, 앞에서 나왔던 에피소드의 일부로 개연성은 충분히 있었는데 표현이 좀 급하게 되었는지 연결은 비교적 덜 매끄러웠다. 그의 탐스럽고 아름다운 붉은 머리카락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게 가장 안타까운 부분.
이번 8편에서는 콘라드 왕자 이야기가 시리즈 3개로 나왔는데 제일 마음에 들었다. 무려 4번이나 남편을 잃은 고모 미네르바의 등장. (이름에서 일단 흠칫!)
사모하는 타니아를 앞에 두고도 나서지 못하는 콘라드 왕자. 고모가 어려서부터 주입시켜온 남들이 알려주지 않는 진실은 무엇일까. 분명 '정치적'인 이유일 것이라고, 몹시 심각하고 아픈 이유일 거라고 여겼는데, 뜻밖에도 코믹으로 진행되어서 피식! 웃고 말았다. 그렇지. 제 눈에 안경이다. 짚신도 짝이 있는 법이고. 눈에 콩 깎지가 씌이면 남의 말이 절대로 들어오지 않는 법. 독특한 고모를 어려서 선생으로 두었던 콘라드 왕자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
오히려 프로 후계자 교육을 받은 콘라드 왕자보다도 급하게 여왕에 등극한 타니아 쪽이 존재 면에서 더 두드러지고 제왕다운 면모를 과시한다. 그런 게 카리스마일까. 그렇다 하더라도, 타니아가 너무 스스로를 몰아치는 게 아닐까 걱정스럽다. 조금은 인간 타니아로서, 한 여성 타니아로서의 감성도 열어두면 좋을 것을.
그래도 마지막에 가면 행복한 사랑의 결실을 맺지 않을까 내 멋대로 짐작해 본다. 완결은 결코 알 수 없는 진행 속도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