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e - 시즌 4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4
EBS 지식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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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라디오가 없어
화산폭발 때마다 치명적인 피해를 입는
인도네시아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디자이너 빅터 파파넥은
9센트짜리 새로운 라디오를 개발한다.

주재료는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깡통쓰레기
동력원은 왁스, 종이, 쇠똥...
연소될 수 있는 모든 것들!

그리고 빅터 파파넥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새로운 '임무'를 부여한다.

"취향에 따라
헝겊, 조개껍데기로 직접 디자인해보세요!"-81쪽

"지금까지의 디자인은 상위 10% 사람들만을 위한 것이었다."

빈곤층...
저개발국가의 사람들...
인류의 90%를 위한
또 다른 디자인

"디자인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간의 환경과 인간이 사용하는 도구를 변형시키고
더 나아가 인간 스스로를 변형시키는 것이다."-83쪽

"스킨스쿠버?
그게 있으면 한 사람이 백 명 일도 할 수 있다며?
근데 그렇게 하면
나머지 아흔아홉은 어떻게 되나?"-139쪽

전후배상과 관련하여
국가 간 법적 문제는 이미 해결되었지만
2000년부터 독일정부와 독일기업들은
100억 마르크(약 6조 원)의 기금을 마련하여
2차대전 당시 독일정부와 기업들에 강제징용된 이들에 대한 도의적 배상을 책임지고 있다.-169쪽

미국 최초로 노동자의 권리가 법적으로 보장되고
미국 최초로 사회보장제도가 마련되고
재원마련을 위해
미국 최초로 기업과 부유층에 높은 세금이 부과되었다.

그리고
라디오를 통해 국민에게 말을 거는 대통령
그 대통령에게 날아든
2,000만 통이 넘는 답장들...

"라디오에서
대통령이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당신은 우리처럼
잊혀진 사람들에 대해 언급한
유일한 대통령입니다."-190쪽

"우리의 전진은
많이 가진 자들의 부에
더 많은 부를 주는 것에 달려 있지 않습니다.
우리의 전진은
적게 가진 이들에게
우리가 얼마나 나누어줄 수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미국인들은 프랭클린 D.루스벨트에게 4번이나 대통령을 맡겼다.-191쪽

2009년 이명박 정부 들어 삭감된 주요 복지예산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1. 사회적 일자리 창출 지원금-325억 원 삭감
2. 장애아 무상보육 지원금-50억 원 삭감
3. 보육시설 확충비용-104억 원 삭감
4. 청소년 안전시설 지원비-8천만 원 삭감
5. 장애인 차량 지원비-116억 원 삭감
6. 건강보험 가입자 지원비-568억 원 삭감
7. 학자금 대출 신용보증기금 지원금-1천억 원 삭감
9. 서울시 독거노인 주말도시락 보조금-2억 원 전액삭감-197쪽

유대인들은 모세의 인도 하에 이집트를 탈출했던 과거의 역사에 빗대어 제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의 '유럽 탈출'을 엑소더스Exodus라고 불렀다. 유대인들의 이 현대판 엑소더스에도 불구하고 당시 팔레스타인 지역의 유대인 인구비율은 아랍인 대비 1/3, 거주면적은 전체의 7%에 불과했다. 하지만 유엔총회의 분할안은 유대인들에게 팔레스타인 지역의 56%를 배분한다는 내용이었고, 더구나 경작이 가능한 대부분의 땅은 유대인 차지였다. 이제 유엔으로부터 국가창설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유대인들은 영국과 미국의 지원 하에 구체적인 건국작업에 착수하지만, 토착아랍인의 저항이 워낙 완강하여 분쟁은 끊이지 않았고 유대국가의 건국은 거듭 지연되었다.-224쪽

아브라함은 자식이 없어 몸종인 하갈과 결혼하여 아들을 낳았는데 그 이름이 이스마엘이며, 이후 본처인 사라에게서 다시 자식이 태어나 이름을 이삭이라 하였다. 이스마엘은 아랍민족의 조상이 되어 먼훗날 무함마드를 낳았고, 이삭은 유대민족의 조상이 되어 먼훗날 예수 그리스도를 낳았다.
BC.586년 신바빌로닌아의 공격으로 유대왕국이 멸망한 이후 유대인과 아랍인들은 제1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팔레스타인 땅에서 2,000년 가까이 평화롭게 공존해왔다. 이후 팔레스타인은 로마의 속령을 거쳐 16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오스만터키 제국에 의해 지배되던 식민지였다. 이러한 기나긴 역사 속에서 유대인들은 대부분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로 흩어졌으며, 일부만 팔레스타인 지역에 남아 아랍인들과 함께 정착하게 되었다.
디아스포라는 원래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유대의 종교와 문화를 지키며 살아가던 유대인 또는 그들의 거주지를 의미하는 용어였지만, 외세에 의해 '약속의 땅'에서 쫓겨나 세계로 흩어져 떠돌던 유대인들의 신산한 역사를 기억하자는 상징적 의미로 오늘날 더 많이 쓰인다. 그리스어에 어원을 둔 디아스포라는 '분산' '이산'을 뜻한다.-229쪽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식민지배와 동족상잔이라는 양대 비극에서 시작된다. 역사적 조건으로 보면 미국사회보다 더욱 공포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운명인 셈이다. 이승만 정권 이래로 대한민국에는 늘 (정치적으로) 공포를 생산하는 타자들이 있었다. 첫 번째는 단연 '북한 빨갱이'였다. 쿠데타로 얼굴만 바꾼 군사정권이 정치적으로 위기에 처할 때마다 가동되어왔던 공포시스템은 바로 '전쟁위험'이었다. 간첩단 사건, 무장공비 침투, '귀순용사'의 탈북, 휴전선 총기사건 등은 대부분 선거철에 맞춰 발생했다. 그럴 때마다 여지없이 풀뿌리처럼 끝없이 분기하는 조직도와 독침, 난수표, 단파라디오의 스펙터클이 뉴스를 장식하곤 했다.
한국 현대사에서 북한과 빨갱이라는 공식을 대입시켜 정권이 잠재우지 못한 비판세력은 거의 정무했다. 한국사회의 정치적 미성숙과 질곡은 북한이라는 또 다른 미성숙과 질곡의 타자가 있으므로 가능했다는 분석도 있다. '적대적 공생'이라는 한국현대사의 패러독스가 발딛고 있는 자리다.
-237쪽

1987년 '6월항쟁'의 결과 전두환 군사정권은 국민의 요구를 수용해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받아들였다. 그해 10월 금강산 댐 사태가 터져나왔다. 그해 11월 대한항공 여객기 폭파사건이 일어나 용의자 김현희가 국내로 압송되었다. 12월 27일 대통령 선거에서는 노태우 후보가 36.3%의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238쪽

"우리가 어떤 언어를 들었을 때
우리 두되에서는
그 언어와 결부된
프레임이 작동한다.
두뇌는 '모든' 사실이 아니라
프레임에 '맞는' 사실만을 받아들인다."

인지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246쪽

집 옆에 붙어 있는 논은
이상하게 수확이 많이 난다.
주인의 말소리, 발소리를
자주 듣기 때문이다.-284쪽

도시에 거주하는 부재지주가 굳이 쌀직불금을 직접 신청하고 수령하려는 이유는 대개 수령금액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는 "8년 이상 농지를 자경한 경우 양도소득세를 5년 합산 1억 원까지 감해준다"는 규정 때문이다. 부재지주가 쌀직불금을 신청, 수령하는 행위는 그 본질상 땅투기를 위한 탈세인 셈이다.-287쪽

감자굴 안은
감자독 때문에 숨쉬기도 어렵다고 들어서
아무도 들어갈 용기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용감한 내 동무 상학이는
들키지 않으려고 감자굴 뚜껑까지 닫아놓고
감자굴 안으로 들어갔어요

그런데
상학이는
한참이 지나도
나오지 않았어요

보름이 지나서야
우리는 상학이를 꺼내줬어요
상학이는
감자를 꼭 쥔 채
죽어 있었어요-292쪽

2008년 7월 3일 미국 농무부가 펴낸 '식량안보평가 2007년도 보고서'는 북한의 2008년도 식량부족분이 156만 7,000톤이나 된다고 전제하며 "현재 북한은 세계 최빈국인 방글라데시보다 더 심하고 전쟁참화를 겪는 아프가니스탄과 비슷한 수준의 기아상태에 처해 있다. 북한에서 지금까지 굶어죽은 사람은 200만 명으로, 이러한 기근은 2017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295쪽

영화<크로싱>은 세간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흥행에 크게 실패했다. 작품성이나 대중성 여하를 떠나 이는 현재 한국에서 탈북자 문제에 대응하는 일반인들의 태도를 드러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탈북자 문제는 단순한 인도주의 내지 인권 차원을 넘어 당연히 남한사회가 감당해야 할 문제이자 통일문제와 연계하여 장기적인 안목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독일 통일의 가장 분명한 징후가 바로 걷잡을 수 없는 집단 동독탈출이었다는 것이다.-297쪽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특히 개발도상국과 제3세계의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전 지구적으로 소출이 월등한 신품종의 개발 및 도입, 수리관개시설의 대대적인 확충, 화학비료와 농약의 과감한 투입 등의 방식으로 농업생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함으로써 식량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는데, 이러한 과정을 '녹색혁명'이라 한다. 녹색혁명의 결과 1950년부터 1980년 사이 세계 곡물생산량은 무려 2.5배나 증가했다. 하지만 화학비료는 천연가스를, 농약은 석유를 원료로 하기 때문에 농업에 소요되는 에너지의 총량이 녹색혁명 전에 비해 평균 50배, 최고 100배까지 높아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때 북한의 농업혁명은 남한보다 앞서 북한주민들에게 충분한 식량을 공급할 만큼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석유와 천연가스 등 화석에너지의 무한투입을 통해 생산성을 증가시키는 녹색혁명 모델은 지력이 저하된다는 문제점 외에도 천연자원이 전무한 한반도에서는 전적으로 외부의 지원 및 무역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298쪽

오늘날 흔히 다윈진화론의 핵심개념처럼 이해되는 적자생존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것은 사실 다윈이 아니라 허버트 스펜서였다. 스펜서는 다윈진화론의 일부 개념들을 사회발전이론의 배경으로 사용하면서, 생물학적 진화론에서는 환경에 가장 적합한 종의 적응을 증명하는 데 불과하던 적자생존의 개념을 태생적으로 우월해야 살아남는다거나 살아남는 종이 우월하다는 식의 우열주의 수준으로 개념화하였다. '생물학적 결정론'이라는 용어가 쓰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319쪽

1993-1994년 사이에 세계은행IBRD의 비상임 자문역으로 활동했던 우자와 히로후미 일본 도쿄대 명에교수의 말에 따르면, 당시 IBRD의 수석경제학자 겸 부총재였던 로렌스 서머스는 '내부지침'이란 문건을 통해 "예컨대 미국에서는 사람 한 명의 경제적 가치가 3만 달러인 데 비해 필리핀에서는 500달러밖에 안 되기 때문에 선진국의 공해유발 공장을 후진국으로 이전하면 양자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논리를 폈다. 로렌스 서머스는 2009년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국가경제위원회 의장으로 임명된 인물이다.-319쪽

자연세계의 적자생존 법칙을 우열의 문제로 고착시키고 약육강식이라는 정글의 룰을 인간사회에 고스란히 재현하고자 했던 사회진화론은 훗날 시장만능주의, 신자유주의라는 이름으로 다시 한 번 전성기를 맞게 된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급기야 자체모순으로 심각한 위기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21세기 대한민국의 진화 수준을 시급히 점검해봐야 할 때다.-321쪽

2006년 행정자치부의 발표에 따르면, 인구 상위 1%가 한국 전체 사유지의 51.5%를, 상위 5%가 82.7%를 소유하고 있으며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은 서울이 7.2배로 동경(5.6), 런던(4.7)보다도 높은 세계최고 수준이다.-331쪽

노숙인 지원활동 중에서 최근 들어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클레멘트코스다. '소외받는 이들을 위한 인문학 교육'이라는 개념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기존의 통념을 깬다. 미국의 작가 얼 쇼리스가 창립한 클레멘트코스는, 소외계층을 위한 인문학 교육을 통해 타인과 소통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자신에 대한 성찰'과 '자존감의 확보, 회복'이라는 것 그리고 인문학이 그것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했다. -332쪽

2006년 유누스의 '그라민 은행 프로젝트'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사회적 빈곤 퇴치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상을 수상하게 된다. 경제학상이 아니라 평화상이었다. -3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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