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떡보먹보 호랑이 ㅣ 안 알려진 호랑이 이야기 3
이진숙 글, 이작은 그림 / 한솔수북 / 2007년 6월
구판절판
안 알려진 호랑이 이야기 세번째! 눈독 들인지가 언제인데 이제사 읽게 되었다.
(중고샵에서 이제사 건졌기 때문..;;;)
앞서 하얀 눈썹 호랑이와 암행어사 호랑이도 몹시 즐거웠는데 떡보먹보 호랑이도 깔깔깔 웃으면서 읽었다. 욕심쟁이 호랑이가 된통 당하는 시원한 이야기 한 판이다!
툭 불거진 눈알이 부리부리 무섭기보다 어딘가 어벙해 보이는 호랑이 녀석이다. 벌써부터 연민이 몰려온다.^^
호랑이랑 여우랑 두꺼비랑 술래잡기 놀이를 하다가 배가 고파졌다.
팥고물 찰떡 만들어 먹자고 의견을 모은다.
여우가 떡메를 치고 팥고물은 두꺼비가 뿌리고, 아궁이 불은 호랑이가 분다.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팥고물 찰떡! 아, 팥고물 찰떡 나 무지 좋아하는데...ㅠ.ㅠ
이 장면에 엄청난 오류가 있다고 순오기님이 리뷰에서 지적해 주셨다.
서울 촌뜨기인 나는 전혀 모르고 읽었을 부분이다.
그럼에도 그림은 왜 이리 즐거운지. 마음이 급해 보이는 여우와 호랑이와 달리 두꺼비는 공기놀이 하듯 여유로워 보인다. 표정이 보이지 않아서 그런가보다.^^
다 된 떡을 먹으려던 찰나, 욕심쟁이 호랑이가 억지 내기를 건다. 이 중에서 가장 나이 많은 어른이 다 먹기로 하자고. 제가 이길 자신이 있어 내놓은 내기. 억울해도 별 수 있나. 힘없는 여우와 두꺼비는 그렇게 하기로 하고, 저마다 자신이 가장 나이가 많은 증거를 대는데...
잘난척 하던 호랑이보다 약삭빠른 여우가, 그보다 더 지혜로운 두꺼비가 더 꼼짝 못할 증거를 대는 게 아닌가! 모두 다 거짓말임을 알지만 서로가 거짓말 한 처지에 뭐 어찌해볼 도리가 없었다는 이야기!
이제라도 사이 좋게 나눠먹으면 좋겠지만, 호랑이는 달리기 내기를 한다. 빠른 다리로 1등 먹을 자신이 있기 때문!
여우는 호기롭게 제쳤지만 어쩐 일인지 두꺼비가 다시 1등 해버리는 요상한 승부!
열 두 띠 동물이 달리기 시합했는데 그 중에서 쥐가 1등으로 들어온 그 에피소드랑 똑같다고 보면 되겠다. ^^
그래도 포기 못하고 내기는 삼세 판이라고 우기는 먹보 호랑이!
이 정도 되면 추하건만, 본인은 여전히 이길 자신이 가득하다.
언덕 위에서 떡을 굴려 가장 먼저 차지하는 놈이 떡을 다 먹기로 하자고.
자, 결과가 어찌 되었을까? 욕심 많고 머리는 나쁜 호랑이 차지는 절대 아니었을 듯하다.
그렇다면 3승 전승으로 역시 두꺼비 차지일까? 두꺼비는 어떻게 떡을 차지할까?
배는 고프고, 지칠대로 지친 호랑이 표정이 이젠 불쌍하다 못해 안쓰럽다. 짜식, 그러게 나눠 먹으라니깐...;;;;
그래, 너 다 먹어라!하고 성질 부리는 호랑이! 우리 같았으면 저 안에 ㅊ도 포함되었겠지만, 그래도 어린이 책인데 말을 순화해야지...^^
이야기도 즐거웠지만 그림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색감이라니!
지은이를 보니 '하얀 눈썹 호랑이' 작가님과 같은 분인데, 그림 그리신 분은 이름이 낯설다. 이름이 '이작은'인데 굉장히 독특한 이름이다. 이분의 다른 그림들을 더 보고 싶다.
이제 알려지지 않은 호랑이 시리즈 두 권만 더 보면 된다. 무척, 기대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