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니아 이야기 5
토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4년 2월
평점 :
품절


귀엽고 상냥하고, 게다가 미인이기까지 한 칼바니아의 여왕. 그녀에겐 비밀 선생이 하나 있으니, 바로 에큐랑 썸씽(?)이 있었던 라이안 공작. 갑자기 일주일이나 빨리 찾아온 생리 때문에 의식에 참석하기 힘든 여왕을 대신해서 봉을 들어줄 사람이 필요했는데, 여성용 홀 디자인이라고 모든 왕족들이 다 내뺄 때, 그는 기꺼이 자신이 대리 참석하겠다고 나선다. 무거운 것도 아닌데, 힘든 일도 아닌데, 단지 '가오'가 떨어진다는 덜 떨어진 생각을 하는 왕족들에 비해서 망나니 취급받는 라이언의 호의는 얼마나 고마운가. 그런 그가 사실은 오래 전부터 타니아의 친구였다는 게 반갑다. 그러니까 할 일 없이 쨍알대는 것처럼만 보이는 대신들이 어린 여왕의 견문을 넓히기 위해서 이런 망나니 과의 인물도 친구로 붙여둔 거다. 여차하면 누구든 너를 도울 거라는 그 메시지는 그대로 먹힌 것이다. 타니아 여왕 파이팅! 

울지 않는 리안다 편은 프란의 생모 이야기인데, 도도하고 오만했던, 또 냉정해 보이기만 했던 그녀에게 숨겨진 속사정을 들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늘 보모 역할 하며 챙겨만 주던 카프가 조금은 무너지고 기대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 반가웠다. 그리고 그건 프란이 그만큼 성장했다는 이야기도 되었기에 더 기대가 된다. 에큐, 좀 더 긴장해야겠다. 공작 위를 받으려면. ^^ 

플레 에담의 소년-편은 그야말로 짤막하면서 맛깔스러운 코믹 한 편. 으레 나오는 불행하고 안쓰러운 소년 가장이 아니라, 그저 땡땡이 치기 좋아하는 솔직한 소년의 이야기.  

제일 마음에 들었던 에피소드는 시르바나의 발끝 편. 파마 왕국의 쓰잘데기 없는 허영심과 자만심 때문에 이용 당한 시르바나. 그러나 자신에게 맡겨진 의무와 책임을 다 해낸 그녀가 대견하다. 칼바니아의 미모로운 여왕에게 모자랄 것 없이 완벽한 제 아들이 '먼저' 반한 것이 괘씸한 파마 임금은 왕궁 최고의 미인을 특사로 파견한 것이다. 그런데 내놓으라 하는 왕족들만 모인 자리에서 백작도 아니고 백작 딸인 그녀가 할 만한 것이 없었다. 그리고 그게 파마 왕의 목적이었다. 대수롭지 않은 인물을 대단한 듯 포장해서 보내어 최고의 대접을 받게 하여 칼바니아를 모욕 주는 것. 그러나 이 상냥하고 아름다운 여왕은 어땠는가. 그 의도를 다 알고도 개의치 않으며 진심으로 마음을 열어 시르바나를 맞이해 준다. 너무 높은 힐 때문에 온통 상처투성이인 그 발을 배려해주는 이 따뜻한 마음씨의 여왕. 시르바나가 탄복할 만하고, 파마의 왕자가 반할 만하다.  

진부하게 등장하는 미모 대결, 질투, 궁중 암투... 이런 것들은 이 작품과 너무도 먼 단어들이다. 그 신선함과 사람에 대한 따뜻한 애정과 긍정적 마인드가 작가를 계속 찾게 만든다. 이 작품은 무려 십년 전에 그렸다고 한다. 그럼 그 십 년 사이에 6권만 나왔다는 얘기인데... 그건 좀 안습이다..ㅠ.ㅠ 

다음 편 예고에 따르면 개그가 되는 풋푸가 나온다고 하니 기대해봄직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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