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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 - Radio Sta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88년도 가수왕, 최곤!
한 세대를 풍미한 스타. 그런 그도 이십 여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이젠 미사리 카페에서 노래를 부르다가 손님에게 희롱을 당하는 '한물 간' 가수로 전락해 버렸다.
가진 것이라곤 자존심 뿐인 그는 주먹을 날리기 일쑤. 그때마다 그를 유치장에서 빼내 주고 합의금을 마련해 오며 그의 뒷바라지를 하는 것은 그의 매니저.
이제 더는 누구도 쳐다보지 않는 그를, 그래도 기죽이지 않게 만들려고 애쓰는 매니저는 그를 영월 중계소의 DJ로 만드는데...
자존심 뿐인 그는, 자신이 도와주는 셈 치면서 디제이를 맡는 것처럼 어깨에 힘 주지만, 본인의 날개가 접혀진 지 오래라는 것은 이미 자신이 더 잘 알고 있다.
그 영월 지국에, 방송 중 사고친 피디가 원주에서 좌천되어 내려온다. 이들 말썽 많은 인물들이 뭉쳐서 방송을 시작한다.
첫 방송에서 전화 연결된 후배 김장훈은 꿔간 돈 3,000만원 언제 갚을 거냐고 생방에서 한방 먹여주고. 디제이 최곤은 매번 사고의 연속이다.
그런데, 그 사고뭉치 방송이 매력이 있다. 이들의 방송은 인터넷을 통해 입소문이 나고 끝내 전국 방송으로까지 연결 되니...
작품은, 크게 터트리는 것 없이 잔잔하게 흘러가지만 제 때 웃겨주고, 제 때 울려주는 '타이밍'을 제대로 알고 있다.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은 데뷔 년수로 따지면 초짜이지만, 이미 천만 관객을 우습게 넘긴 그 저력으로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 테크닉을 제대로 알고 있었다.
어찌 보면, 도식적인 내용이었다. 그런데 알면서도, 그들의 사람 내음 나는 이야기가... 그들의 우정이, 밑바닥까지 내려간 그들의 자존심과 그럼에도 하늘 높이 올라가 있는 그들의 자부심과 열정은 절대로 진부하지 않았다.
직접 노래까지 불러가며 열연을 펼친 박중훈. 솔직히 안성기와 박중훈이 연기를 잘하긴 했지만 '남우주연상' 정도까지는 안 보였다. 아무래도 좀 더 시각적으로 화려하고 눈에 드러나게 열연을 펼쳤던 조승우의 '타짜'가 아쉽긴 하다. 그치만, 작품성을 본다면 난 이 작품에 더 손을 들어주고 싶다.
작품이 다 끝나고 조금은 거친 듯하게 울리는 박중훈의 목소리로 울리는 '비와 당신'은 그야말로 '최곤' 그 자체였다.
별은 혼자서 빛나는 경우가 드물다며, 그 곁에선 빛을 비추어주는 존재가 꼭 있다는 말, 작품을 보는 모든 이들이 다같이 감동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그나저나, 이 작품은 '연예인'들이 교과서처럼 일단 먼저 봐야 하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너무 많은 경종을 울려주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