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아톤 - Malato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전 국민을 감동에 젖게 한 작품이었으니, 굳이 줄거리를 얘기하는 것은 불필요하겠다.

실제 모델도 있는 작품 속 주인공 초원이.  워낙 연기 잘한다고 소문난 조승우를 명배우 대열에 주저없이 편입시킨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자폐는 병이 아니라 장애라고 말한 의사 선생님, 절망에 가까운 좌절에 아이를 버리고자 했던 어머니, 오래도록 그때의 기억을 가슴에 품고 있던 자라지 않는 아이.

아이는 달리는 것을 좋아했고, 열심히 준비했고, 그리고 도전했다.  그리고 마침내 도전에 성공한다.  자신의 욕심으로 아이를 망친다고 여겼던 엄마의 반성, 그리고 또 다른 좌절... 그 서러운 한계를 아이는 멋지게 극복해낸다. 

아이보다 일찍 죽지 않는 게 바람이라던 엄마는, 그 마음이 오만이고 욕심이며 아이를 망친다는 것을 마라톤 선생님으로부터 깨닫는다.  아이와 선생의 줄다리기는 아주 코믹하면서 또 진지하게 전개되는데 그 과정도 일품이다.  초원이 다리는 백만불짜리, 초원이 몸매는 끝내줘요~ 라는 멘트 역시 작품의 무거움을 덜어주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작품은, 대단한 모성과 아이의 훌륭한 인생연전기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장애아 가족의 현실적 어려움에 대해서도 외면하지 않는다.  불행 중 다행으로 초원이네 집이 경제적으로 살만했다는 것은 현실 속에서 누구에게나 찾아와 주는 행운은 아니었지만.

형에 비해 관심을 덜 받을 수밖에 없는 동생의 반항과, 엄마의 지극정성+집착에 지쳐가는 아버지의 모습이 작품에는 모나지 않게 잘 녹아 있다.

아이가 달리면서 아프리카 초원을 떠올리는 장면, 그래서 그를 힘들게 했던 사람들조차도 모두 박수를 쳐주며 그를 응원해 주는 모습, 마침내 결승점을 통과하고, 가족은 화목해지고, 벽에는 그가 초월한, 끝내 이룬 기록이 상장처럼 보이며 작품은 마무리하는데, 자연스러우면서 극적인 연출이 참 좋았다.

웃어달라는 요청에 해맑게 웃으며 포즈를 취하던 초원이의 얼굴만큼. ^^

영화는 감동과 재미를 듬뿍 주며 끝나지만, 현실은 그만큼 녹록치 않다라는 괴리감에 가슴이 뜨끔하지만, 작품은 그 자체로 많은 선물을 내준다.  그러고보니 이 작품의 최대 수혜자는 혹 오리온 초코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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