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없는 낙원 14
사노 미오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오매불망 기다렸던 '네가 없는 낙원' 첫장 책 날개에 당분간 휴식에 들어간다는 작가님 글이 적혀 있다. 헉, 완결인가 설마? 하고 봤더니 완결은 아니고, 이 휴식이 얼마만큼의 휴식인지 몰라 읽기도 전에 잠시 근심을.... 

지난 번 이야기에서 야가미와 간쿠로가 굉장히 오해살 만한 상황에서 맞닥뜨렸었다. 여전히 자기 페이스를 잃지 않는 야가미. 순진한 간쿠로는 허둥지둥 횡설수설을 했지만 결국엔 제 할 말을 다 하긴 했다. 그래봤다 깨끗하게 KO패였지만. 이건 뭐 붙어봤자 게임아 안 됐다. 아무리 좋게 말해봤자 남의 여자 친구를 짝사랑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으니까. 그 마음의 참패를 인정하며 이사를 가지만, 토모에는 한달이 지나서야 알아차리는 둔탱이이고, 발렌타인데이 선물이라고 들고 온 초콜릿은 모두에게 돌린 단체 선물 같은 거였고, 여러모로 간쿠로 불쌍하다! 



야가미와 간쿠로가 신경전 벌일 때 암것도 모르고 답사 지역에서 꿈나래를 펼치던 토모에의 상상도. 토모에 답다. 이러니 '지구소녀'란 별명이 딱이다.  

겨우 두 달 뿐이었지만 유적 발굴 현장에서 일했던 경험이 생각난다. 난 아무래도 토모에 체질은 아니었나보다. ^^  

해가 바뀌어 성인식을 치르게 된 토모에와 야가미. 신년 인사나 하고서 머리를 자를 것이지, 기모노에 어울리지 않게 싹둑! 머리를 잘라버린 토모에. 그래도 어정쩡한 머리보다 토모에는 숏 컷이 잘 어울린다. 어느덧 성인이 되어버린 딸 아이를 바라보며 먼저 간 남편을 추억하는 엄마. 그 남편이 주고 간 추억과 시간의 선물은 너무 크고도 깊어서 엄마는 사진 한 자락에도 눈물을 쏟게 된다.



당신을 만나 진정 행복했노라는 엄마의 고백. 늘 사진 여행 다니느라 집에 별로 있어주지 못한 그 남자인데도, 그 짧은 시간의 힘이 남은 온 생을 지탱해줄 만큼 강렬했다. 그렇게 온 생을 다 바쳐도 후회없을 사랑을 하는 자, 진정 복 받은 거다. 

그리고 아마도, 그 운명은 토모에도 이어받지 않을까 싶다.  

야가미는 수영에 자신의 인생을 모두 걸었다. 끊임없이 준비하고 연습하고 절제하며 꿈을 향해 노력하는 야가미. 그 못지 않게 자신의 꿈과 이상을 향해 달려가는 토모에. 참으로 예쁘고 건강한 청춘이 아닐 수 없다. 심지어 연애마저도 심술날만큼 예쁘게 한다. 



토모에가 상상해 보는 야가미의 어린 시절. 저 시니컬한 표정은 어릴 때도 바뀌지 않았을 거다. 여전히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는 저 표정, 아유 깜찍하다! 

그나저나, 이번에 토모에가 큰 사고를 친다. 올림픽 대표 선수를 뽑는 중요 경기를 앞두고 선수에게 치명타를 입힌 것.  

더 이상은 얘기 못함...;;;; 

아무튼, 여기서 어른이 되어버린 두 사람을 제대로 만난다. 아, 야가미... 지난 밤 내가 잠을 설친 것은 전부 야가미 때문이다. 이런 남자가 현실에도 있다고 꼭 말해주기를! 

작품 속에서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한 야가미가 나오는데 그의 기록은 200미터에서 4위. 그것이 일본 신기록이었는데, 그 대회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던 박태환 선수가 새삼 더 멋져 보였다. 400미터 금메달은 말할 것도 없고.  



깨진 반지 대신 다시 반지를 맞추기로 한 두 사람. 반지를 보며 '경도'를 얘기하는 자연인 토모에. 아, 진정 사랑스럽구나! 

작가님이 얼마나 쉬실지 알 수가 없다. 이 작품도 일년에 한 번 나오고 있구만 얼마나 푹 쉬시려고..ㅠ.ㅠ 

아무튼, 건강 회복 하시고 다시 에너지 충전해서 '네가 없는 낙원' 완성해 주시기를! 진정, 완소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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