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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제리 蘭製里 1 - 꽃을 만드는 마을
서윤영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작년 가을부터 격주간지 윙크를 다시 사서 보고 있는 중인데, 그때 눈에 띄었던 작품이다. 몇 달 뒤 단행본이 단장해서 나왔다.
란제리. 꽃을 만드는 마을이란다. 그런데 이 마을에는 속옷 공방이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데, 이 이야기는 그 공방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에피소드들이다.
배경은 마치 조선시대일 것 같은데, 이 작품 속에서는 그것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임금이 있고 머슴도 있고 당상관도 있지만, 그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 폐쇄적인 신분 속의 사람들이 아니다. 심지어 저렇게 대담한 속옷도 파는 전통 시대. 매력적인 설정이지 않은가?
가장 최근에 나온 윙크에서 란제리 외전이 실렸는데, 거기서도 재출연한 임금의 모습이다. 어깨가 드러나는 아찔한 옷에 각선미를 보여주는 저 요염한 자세. 사내 후궁들이 줄줄이 있는 섹시 언니 임금이라니! 오, 흥미지수 200% 증가다.
속옷 경연대회에서 나름 미인계(?)를 쓴 해강과 그의 식구들. 꽃미모를 자랑하는 어린 동생 원이는 임금의 후궁이 되고, 그 대신 받아온(?) 머슴 진무는 제 역할(!)을 충실히 잘해내고 있다. 이를 테면 이런 것!
장작을 패는 것만으로도 비쥬얼로 손님을 끌어주니, 매출 200% 상승은 우습구나. 공방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주거니 받거니 말도 재밌다. 여름에 겨울 장작을 다 패놨으니, 이번엔 연못을 파는 거다. 도끼질이나 삽질이나, 어차피 울끈불끈 근육만 보면 되는 거니까! 그 다음엔? 풍수지리상 바람직하지 않으니 다시 연못을 메우는 거란다. 물론, 연못까진 아직 파지 않았지만, 저들의 집념어린 눈을 보면 불가능한 일은 아닐 듯 싶다.
진무 역시 사내 후궁 출신인데 반항기가 만만치 않고 죽어도 궁궐로는 안 돌아가려고 하는 걸 보니 남다른 사연이 더 있는 듯하다. 근데 미모는 내 취향이 아니로구나.ㅡ.ㅡ;;;
속옷 관련된 상식이나 팁이 가끔 등장하는데, 손빨래를 권장하는 것은 알았지만 저렇게 말려야 하는 지는 몰랐다. 호고고곡! 그냥 걸쳐 말리면 되는 게 아니었나????
작가분이 유머 감각이 탁월하다는 게 반갑다. 그림도 예쁘고, 소재도 신선하다. 나로서는 처음 만나는 작가님인데 앞으로의 활동이 무척 기대가 되고 있다. 이번 윙크의 외전으로 2권 분량도 완성되었다고 하니, 곧 란제리 2권도 선을 보이지 않을까. 2권의 내용은 이미 다 본 건데도 단행본으로 보는 맛은 또 다르다는 걸 알고 있으니 기대 중이다.
쭉빵 언니들의 현대식 옷이다. 그런데 저 곳 란제리에선 저렇게 입고도 속옷이라 할지도 모른다. 불가능은 아닌 것 같다. ^^
선물 주신 날개님께 무한 감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