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강물처럼
파울로 코엘료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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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든 시간은 있네. 용기가 없을 뿐이지. 노동은 축복이라네. 그것을 통해 우리의 행동을 돌아볼 수 있다면 말이야. 그러나 일에만 매달려 삶의 의미를 도외시한다면 그것은 저주야. -76쪽

한 이방인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을 때, 우리가 그를 형제로 받아들여 모든 갈등이 소멸되는 그 순간이 바로 밤이 끝나고 날이 밝는 순간이다. -127쪽

사람들은 흔히 기품을 겉모습이나 패션에 관련된 말이라고 여기곤 한다. 그건 심각한 오해다. 인간이란 존재는 무릇 행동과 자세에 기품이 있어야 한다. 기품이란 훌륭한 취향, 우아함, 균형과 조화의 동의어다.-147쪽

우리의 육체도 언어를 가지고 있다는 것, 그리고 타인이 그것을 통해 무의식적으로나마 말을 넘어서서 표현하려는 무언가를 읽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여유는 마음에서 나온다. 가끔 불안에 시달릴 때도 있지만, 우리의 마음은 바른 자세를 통해 평정을 되찾을 수 있음을 알고 있다. 지금 내가 말하려는 육체적인 기품은 겉모습이 아니라 몸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기품은 우리가 땅 위에 두 발을 딛고 서는 방식을 존중하는 데서 온다. 바른 자세가 불편하더라도 가식적이거나 인위적인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되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어려우니까 진짜다. 품위는 순례자의 길을 영예롭게 한다. -148쪽

그리고 문제의 원인이 몸이 노화했거나 기품이 사라진 데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럴 때면 자세를 바꾸고, 머리를 쉬게 하고, 가슴을 펴고, 세상과 마주하라. 몸을 배려하는 것은 곧 영혼을 배려하는 것이며, 이는 양쪽 모두를 이롭게 한다. -150쪽

주여, 우리의 의심을 지켜주소서. 의심 또한 기도하는 한 방법입니다. 의심은 우리를 성장하게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하나의 문제에 대한 많은 답들과 두려움 없이 마주하도록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하여......
주여, 우리의 결정을 지켜주소서. (중략)
주여, 우리의 행동을 지켜주소서. (중략)
주여, 우리의 꿈을 지켜주소서.(중략)
주여, 우리에게 열정을 주소서.(중략)
주여, 우리를 지켜주소서. 생명은 우리가 당신의 기적을 다시 펼쳐 보일 유일한 길입니다. 이제까지 그랬듯 땅이 씨앗을 낟알로 여물게 하시고, 밀알을 빵으로 만들게 하소서. 이 모든 것은 우리에게 사랑이 있을 때만 가능합니다. 그러니, 우리를 외롭게 하지 마소서. 언제나 우리 곁에 머물러 계시며, 의심하고 행동하고 꿈과 열정을 품은 사람들, 매일매일 당신께 영광 돌리는 삶을 이들과 더불어 함께하게 하소서.
아멘.-159쪽

사람들은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사는 동안 쓸데 없는 일들을 걱정하고, 일을 미루고, 중요한 순간들을 인식하지 못한 채 스쳐지나간다. 위험을 감수하려 하지 않고, 늘 푸념하면서도 막상 행동하기는 두려워한다. 모든 것이 달라지길 바라면서도 스스로는 변화하려들지 않는다.-163쪽

1890년의 한 설교에서 목회자 헨리 드루먼드는 창조주와의 만남에 대해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그 순간 인간 존재가 당면하는 가장 큰 질문은 '얼마나 열심히 믿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사랑했는가'입니다. 종교의 궁극적 질문은 종교에 관한 것이 아니라 사랑에 관한 것입니다. 내가 무엇을 했느냐, 무엇을 믿었느냐, 무엇을 성취했느냐가 아니라, 살아가면서 얼마나 사랑에 인색했느냐는 것입니다. 저지른 죄에 대해서는 추궁당하지 않습니다. 심판의 자리에서 헤아리는 것은 우리가 행한 잘못이 아니라, 행하지 않은 善입니다. 어찌 그러지 않을 수 있을까요. 사랑을 내 안에만 가두어두는 것은 그리스도의 영혼을 부정한 것이고, 우리가 진정 그를 알지 못했고, 그가 우리에게 베푼 사랑이 무의미했다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188쪽

당신이 낯선 도시에 있다면, 그 도시의 과거보다 현재가 더 흥미진진하지 않겠는가? 사람들은 박물관에 가는 걸 의무처럼 여긴다. 어려서부터 여행이란 그런 문화를 찾아다니는 것이라고 배워왔기 때문이다. 당연히 박물관은 중요하다. 그러나 박물관에 가려면 우선 충분한 시간과 분명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자신이 보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면, 무언가 기본적으로 봐야 할 것은 봤는데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느낌을 안고 그곳을 나서게 될 것이다. -198쪽

사람의 가장 우스운 점.

모순이죠. 어렸을 땐 어른이 되고 싶어 안달하다가도, 막상 어른이 되어서는 잃어버린 유년을 그리워해요. 돈을 버느라 건강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가도, 훗날 건강을 되찾는 데 전 재산을 투자합니다. 미래에 골몰하느라 현재를 소홀히 하다가, 결국에는 현재도 미래도 놓쳐버리고요. 영원히 죽지 않을 듯 살다가 살아보지도 못한 것처럼 죽어가죠. -272쪽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의 모습에 너무나 익숙해진 나머지, 그의 고통이 단지 사흘에 불과했음을 곧잘 잊어버리고 만다. 마지막 사흘을 제외한 평생의 시간 동안 그는 여행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먹고 마시고, 사랑의 말씀을 전하며 다녔다. 가나의 혼인 잔치에서 포도주가 떨어지자, 예수는 물을 포도주로 바꾸는 기적을 행했다. 그것이 그가 행한 첫번째 기적이었고, 딱히 '정치적으로는 올바른' 행위는 아니었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기에, 그가 이런 기적을 행한 것은 행복하고, 즐기고, 노는 데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할 때, 신은 우리에게 더 가까워진다. -2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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