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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음악학교 ㅣ 신나는 음악 그림책 3
안드레아 호이어 글 그림, 유혜자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3년 6월
평점 :
거의 대부분, 음악은 언제나 아름답다. 음악은 꼭 반드시 옳은 것만 같고 선한 것만 같은 절대적 지지를 주고 싶은 대상이다.
음악 영화는 거의 대부분 감동적이고 명작이란 생각도 하고 있다. 그리고 음악을 소재로 한 동화도 즐겁고 재미난다.
안드레아 호이어는 음악 시리즈를 많이 썼는데, 이 책은 신나는 음악 그림책 세번째 책이다.
역시나 화사한 색감이 일단 눈을 사로잡는다. 이번엔 어떤 계기로 음악 이야기를 풀어나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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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은 여섯 번째 생일 선물로 많은 선물을 받았는데, 그 중 압권은 할머니의 '상품권'이다. 이 상품권은 파울이 배우고 싶은 악기를 고르면 그 악기를 배우는데 필요한 경비를 할머니가 대주겠다는 약속이었다. 빨강머리 앤에서 보면 다이애나의 할머니가 다이애나의 음악수업료를 내주려고 했다가 성질이 나버려서 취소하는 대목이 있는데, 이렇게 재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돈을 어떻게 하면 멋지게 쓸 수 있는 지를 아는 할머니의 존재, 너무 근사하고 멋지다.
파울은 그 자리에서 충동적으로 악기를 고르지 않고 음악 학교를 찾아가서 자신이 연주하고 싶은, 배우고 싶은 악기를 찾는 과정을 거친다. 이 탐색 과정은 무척이나 훌륭하면서 교육적이다. 이런 학교 어디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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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연습실에서 드럼을 쳐본 파울. 나도 개인적으로 드럼은 참 많이 배우고 싶은 악기다. 작은 언니도 꼭 배우고 싶은 악기 0순위에 언제나 드럼을 올려놓고는 했다. 비트에 몸을 맡기고 마구 머리를 흔들어대는 상상을 해본다. 푸훗!
오른쪽에 다섯 살 꼬마 아이가 1/16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다. 그렇다면 성인 바이올린의 1/16 크기는 아니겠지? 왜 저렇게 부르는지 궁금하다. 요새 조카는 피아노 학원에서 있는 겨울방학 특강에 바이올린을 배우게 해달라고 조르고 있다. 한 달 가리키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계속 하겠다고 한다면 뒷감당이 힘들어진다는 거. 배우게 하고 싶은 마음이야 왜 없겠냐마는, 바이올린은 좀 많이 부담스럽구나.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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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연습실, 리코더 연습실, 그리고 기타 교실 등등을 두루 살펴본 파울. 아직까지 마음에 콕 박히는 악기를 못 찾아냈다.
리듬악기 반은 음악 유치원으로 불러도 좋을 공간. 어린 아이들이 탬버린, 심벌즈, 트라이앵글, 피리, 실로폰 등을 연주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아, 추억의 악기들이로구나! 캐스터네츠는 안 보이나?
그 밖에 오보에와 트럼펫 등을 살펴 보고 합창하는 형 누나들을 구경하기도 했다. 그리고 한 시간 뒤에 시작되는 공연을 지켜본 파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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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의 공연은 색깔이 어둡게 나와서 그 환상적인 분위기는 사실 잘 느껴지지 않는다. 아무래도 아마츄어 아이들의 무대인지라 화려함보다는 진지함 쪽에 더 맞춘 것은 아닐런지.
아무튼, 이 공연을 지켜본 것이 파울에게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은 당연히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래서 어린 시절에 이런 문화적 접촉과 충격을 받는 것은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아, 울 조카도 이런 무대를 구경시켜줘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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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온 파울은 아름다운 색깔의 멋진 꿈을 꾼다. 많은 관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관혁악단 한가운데서 연주하는 근사한 꿈.
팀파니를 연주하는 파울의 모습이 수줍어 보이면서도 제법 의젓하다. 학교에서 채플을 드릴 때 음악과 학생들은 오케스트라를 구성해서 연주를 하곤 했는데, 그때 항상 내 눈을 사로잡는 것은 팀파니였다. 북이 둥둥 울릴 땐 내 심장도 쿵쿵쿵 뛰는 것 같았다. 아, 그때의 추억이 되살아나는구나. 나도 한 번도 만져본 적이 없는데, 이런 음악학교가 있어서 악기들도 만져보고 소리도 내보고 할 수 있다면 참말로 좋겠다. 어린이 음악 교육 활성화에 더 큰 역할도 하지 않을까?
나도 이렇게 음악을 연주하는 꿈고 싶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