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나무 비룡소의 그림동화 72
클로드 퐁티 글 그림, 윤정임 옮김 / 비룡소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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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 퐁티는 신비로운 그림으로 유명하다. 제목도 근사한 이 책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생명체가 등장한다.

쥐 같기도 하고 작은 원숭이 같기도 한 이 녀석들은 어찌 보면 또 요정같기도 하다. 나로서는 개구쟁이 스머프가 제일 먼저 떠올랐다. 그네들이 살던 버섯 모양 집과 같은 느낌의 집에서 살아서.

이폴렌의 집을 둘러싸고 있는 끝없는 나무는 쿨쿨 자고 있다. 시작도 끝도 없는 그야말로 끝없는 나무. 모험의 배경으로 딱 적당한 이름이 아닌가!

이들 식구의 이름은 독특하다. 이폴렌의 아빠는 훌륭한 사냥꾼인데 이름은 '비를 피하는 큰 잎사귀'다.
엄마의 이름은 '별 헤는 산봉우리'
할머니의 이름은 좀 더 낭만적이다. '이야기를 지어 내는 가을 기슭'.

그렇지만 할머니는 그만 돌아가시고 말았다. 잎사귀로 꽁꽁 싸맨 낭만적인 관 속에 누워 계신 할머니. 얼굴을 보면 전혀 늙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슬피 울다가 그만 눈물이 되어버린 이폴렌. 슬픈 눈물은 그만 아래로 떨어지고 말고, 이폴렌은 낯선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쐐기풀 귀신 오르틱에게 잡아먹힐 뻔한 이폴렌은 너무 무서워서 순간 돌로 변해 버린다. 이폴렌이 단단한 돌 속에서 굳어 가는 동안 일곱 개의 계절이 지나가버린다. 한 계절이 지나가려면 천 년이 걸리니, 그 사이 벌써 몇 천 년이 흐른 것인가!

다시 제 몸으로 돌아와버린 이폴렌은 끝없는 나무의 가장 오래된 뿌리 앞에서 '이 세상 나무들의 어머니'와 마주친다. 시간을 거슬러 오랜 역시를 지닌 어머니의 어머니, 또 그 어머니의 어머니와 조우하는 순간.

그리고 다시 만나는 놀랍고 낯선 세계. 끝없는 나무 뿌리 속 긴 통로는 거의 미로였다. 거기서 또 다른 세계로 빠져드는 이폴렌.

우주를 유영하다가 거울들의 행성에 도착한다. 진짜 거울은 하나뿐. 나머지는 모두 가짜. 이폴렌의 지혜를 시험할 단계다. 신화적 상상력이 퓨전형식으로 진행된달까.

그리고 또 이어지는 모험과 모험과 모험들.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그 곳은...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는 따뜻한 나의 집. 일곱 번의 계절이 수 천년에 걸쳐 지나간 것 같지만, 사실은 모두 하룻밤 사이에 일어난 꿈같은 이야기.

이제 이폴렌은 자신에게 딱 맞는 이름을 찾아낸다. 바로, '발견쟁이 이폴렌'

이후 이폴렌이 찾아낼 무수한 만남들에 기대가 커진다. 그 속에 숨어 있을 무수한 이야기도.

이 책을 읽은 다음 날 중고샵에서 동 작가의 '나의 계곡'을 건졌다. 오래 전부터 보관함에 있던 책인데 우연히 내 손에 들어왔다. 책의 판형이 어찌나 큰지 가로로 눕혀도 책장에 안 들어간다. 아직 읽지 못했지만, 작가의 그림 솜씨를 아는지라 무척 기대가 된다. 이야기꾼 클로드 퐁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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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12-14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책 작가들에게 무한 경배를 하고 싶어요.^^

마노아 2008-12-14 13:41   좋아요 0 | URL
아, '경배'란 말 너무 잘 어울리는군요! 싱크로율 100%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