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림 - 1994-2005 Travel Notes
이병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7월
구판절판


거북이의 그 속도로는 절대로 멀리 도망가지 않아요.
그리고 나보다도 아주 오래 살 테니까요.
도망가지 못하며, 무엇보다 자기보다 오래 살 것이므로
내가 먼저 거북이의 등을 보는 일은 없을 거라는 것.
이 두 가지 이유가 그 사람이 거북이를 기르는 이유.
사람으로부터 마음을 심하게 다친 사람의 이야기.
-#006쪽

아무 것도 가진 게 없다고 생각하지 말자.
가진 게 없어 불행하다고 믿거나 그러지 말자.
문밖에 길들이 다 당신 것이다.
당신은 당신이 주인이었던 많은 것들을 모른 척하지는 않았던가.
-#20.5쪽

앞으로 낯선 곳으로 여행을 갔을 때 제대로 말이 통하지 않을 때, 그럴 땐 똑같이
생긴 뭔가를 두 개 산 다음 그중 하나에 마음을 담아서 건네면 된다.
환하게 웃으면서 그러면 된다.
-#033쪽

먼 훗날은 그냥 멀리에 있는 줄만 알았어요.
근데 벌써 여기까지 와버렸잖아요.
-#043쪽

항상 나는 지도를 처음 받을 때처럼, 지도를 펴들고 버릇처럼 묻는다.
이 지도에서 지금 내가 서 있는 여기는 어디냐고.
그건 여행자에게 있어 중요한 시작이며, 절대적 의무이기도 한 일이다.
지금 현재 있는 곳을 마음에 두는 일,
그것은 여행을 왔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는다.
-#044쪽

발걸음을 멈춰 서서 자주 뒤를 돌아다본다.
그건 내가 앞을 향하면서 봤던 풍경들하고 전혀 다른 느낌을 풍경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보고 지나온 것이 저거였구나 하는 단순한 문제를 뛰어넘는다.
아예 멈춰 선 채로 멍해져서 그 자리에 주저앉는 일도 생겨버리기 때문이다.
내가 뒤돌지 않았다면 그것은 그냥 뒤로 묻힐 뿐인 것이 돼버린다.
아예 아무것도 아닌 게 돼버린다.
내가 뒤척이지 않으면,
나를 뒤집어놓지 않으면 삶의 다른 국면은 나에게 찾아와주지 않는다.
어쩌면 중요한 것들 모두는 뒤에 있는지도 모른다.
-#048쪽

나는 누구 인생의 무지개가 되면 안 될까?
그 누가 내 인생의 무지개가 되면 안 될까?
환상은 건드려서 이미 부서졌다지만,
희망은 건드리면 무지개가 되잖아. 저렇게.
-#0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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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헨 2008-10-29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이네요. 왜 나는 이 작가를 모를까요...^^

메르헨 2008-10-29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찾아보았더니 바람의 사생활...그 분이네요. 힛...^^ 어쩐지...^^

마노아 2008-10-29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바람의 사생활 저도 갖고 있는데 같은 작가분인줄 몰랐어요..;;;;;
책을 쟁여두고 읽지 않았더니 이런 폐단이 생기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