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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물방울 17
아기 타다시 지음, 오키모토 슈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두 가지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첫번째 이야기는 지난 번에 이어서 산에서 조난 당한 옛 애인이 마시고 싶어했던 와인을 시즈쿠가 찾아내는 이야기고 두번째는 제5사도를 찾기 위해서 직접 스위스의 마터호른 산에 오르는 이야기다.
앞 이야기는 짧게 진행되었지만, 산에 목숨을 바친 옛 연인이 찍은 마지막 사진을 찾게 되면서 그의 멋진 프로포즈를 감상할 수 있어서 감동적이었다. 자신이 죽어도 필름만은 마지막에 찾아지길 바랐던 마음, 그 마음이 전해져 사랑하는 이에게 깊이 간직했던 진심을 전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일련의 과정들은 필연적으로 시즈쿠의 마음에 사도를 찾을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고는 한다.
결코 실망하지 않을 거라는 그 마터호른 산에 잇세와 시즈쿠가 따로 올라간다. 시즈쿠가 더 좋은 가이드를 만났지만, 결과는 아직 알 수 없다. 작품은 제 5 사도의 정체를 밝히려는 장면에서 끝났기 때문이다.
2승 2패로 똑같은 기록이지만 순서상 이번에는 시즈쿠가 이겨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혹시 고산병으로 잇세는 잘못된 와인을 들고 오는 것이 아닐까.(그런 바람이 독자에게 있다.)
항공사 아가씨가 시즈쿠가 막대한 유산 상속 예정자라는 것을 알고 대쉬해 오는 장면이 있었는데, 이게 밉상이라기보다 나름 귀엽다. 둔탱이 시즈쿠를 상대로 나름대로 고생을 좀 했달까.
가끔 정말 멋진 그림이 나오곤 하는데, 남발하는 개그컷을 줄이면 더 멋져질 것 같다.(개그컷이 늘 안 웃기기 때문이다!)

시즈쿠가 와인을 마시면서 산지를 추정하는 장면이다. 유럽의 어느 쪽일까 고민하는 모습이 지도 위에 재치있게, 감각있게 묘사되었다.
읽으면서 생각했는데, 이 속도로 12사도까지 간다면 독자는 복장이 터질지도 모르겠다. 작품이 끝내주게 재밌으면 즐겁게 기다리겠는데 솔직히 많이 지루하다. 보던 거니까 끝까지 보고 싶기는 한데 앞으로 7개를 더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갑갑...;;;;
뒤로 가면 한꺼번에 두 개씩 찾는 이벤트 없을까? 그래주면 좀 가독성이 높아질 것 같다.
그나저나 욘사마는 이 작품을 영화화하는 차기작을 구상중이란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피했으면 좋겠다. 원작이 별로거든..;;;
원작이 너무 뛰어나면 재현을 못했다고 욕 먹고, 원작이 좀 별로라면 씨앗이 여물지 못해서 열매도 기대하기 힘들 것 같아서 말이다. 아주 가끔 원작보다 나은 영상이 나오기도 하지만 정말 드물더라. 그리고 이미 인기를 많이 몰아서 유명한 작품에 기대어 가는 '편한' 선택을 자꾸 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