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 주세요 지원이와 병관이 2
고대영 지음, 김영진 그림 / 길벗어린이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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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이 마트에 장을 보러 갔다.
시식 코너에서 양손 가득 과일을 쥐고서 달려가는 개구쟁이 병관이.
김영진 작가의 그림에서 음식들은 항상 '눈'이 꼭 나온다.
생선 코너에서도 물고기들이 마치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사람들을 보는 것처럼 느껴진다.

누나는 3학년 때부터 용돈을 받아서 썼는데, 병관이는 벌써부터 용돈이 받고 싶어서 몸이 근질거린다.
심부름 하고서 용돈 받을 생각에, 청소기도 돌리고, 엄마가 빨래 너는 것도 도왔다.
전형적인 중산층 가정의 모습이랄까.
아파트. 에어컨, DVD(빌리 엘리어트다!), 마트에서 장보기 등등.
쇼파 끄트머리에 얼굴 삐죽 내민 펭귄 녀석은 뭘까???

엄마 설거지까지 돕겠다고 나선 병관이.
물이 뚝뚝 흐르는 것이 아니 돕는 것만 못해 보이지만 엄마는 아들을 기특해 하신다.
지원이 발밑에도 펭귄이 보인다. 작가가 만들어놓은 귀여운 장치인가 보다.
생선굽는 프라이팬에도 활짝 웃는 얼굴이 있다. 센스쟁이 작가님!

청소하고 빨래 널고 설저기 했으니 용돈 3천원 달라고 당당히 요구하는 병관이.
엄마의 반격이 만만치 않다. "넌 엄마한테 밥값 줄거니?"
할 말 없어지는 병관이다.
그러고 보니 나도 어릴 적에 이런 비슷한 경험이 있었던 것 같다.
부모님이 베풀어준 것에 대해서는 보답하지 않으면서 내가 가끔 행했던 어떤 도움에 대해선 칭찬이든 물질적 보상이든 꼭 따라오길 바라는 어린 마음.
지금도 산더미 같은 설거지를 하고 나면 수고했다는 말이 꼭 듣고 싶어지긴 한다. ^^

작가는 '꿈'을 항상 소재로 사용하곤 하는데, 병관이와 지원이의 꿈은 늘 다채롭고 환상적인 분위기로 나타난다.
자신이 먹었던 온갖 것들이 가격표 달고서 덤비는데 기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 와중에도 꼬꼬닭들의 눈동자와 표정이 재밌다.
피자헛이 피자훗이 되었다. 훗!

기어이 용돈을 타고서 기분 급 상승하는 병관이.
이 그림의 재미는 퇴계 선생의 표정이다. 저 표정은 할머니 배우 '김영옥'씨를 너무 닮았지 않은가!
엄마의 손톱 결까지 묘사해냈다.
돈에서는 반짝반짝 빛이 난다.
어릴 땐 정기적으로 용돈 타서 쓰는 게 그토록 로망일 수가 없었는데, 지속적인 용돈은 받아본 적이 없다. 그래도 필요할 때마다 타 쓰는 게 더 요긴했던 건 사실이다. ^^

개인적으로는 노래하는 볼돼지가 가장 재밌었는데, 언니는 이 책 '용돈 주세요'가 가장 재밌었다 하고, 조카는 '손톱 깨물기'를 가장 좋아하고, 제일 잘 팔린 책은 '지하철을 타고서'란다. 역시 사람들의 느낌은 모두 다르다. 바람직하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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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헨 2008-10-25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체가 참 맘에 드네요. 저희집에 요런 그림책이 없어서요...^^
아이들 경제에 관한 책이 요즘 참 많죠?
우리때도 있었으면 좋았을것을...아쉬워합니다.^^
ㅋ네, 김영옥씨 닮았어요.ㅋㅋ

마노아 2008-10-26 01:07   좋아요 0 | URL
학교 도서관에서 우연히 '노래하는 볼돼지'란 책을 보았는데 너무 재밌었어요. 그래서 그 후로 같은 작가 책을 좀 더 찾아보았더랬죠.
경제에 관한 교육을 어려서부터 시키는 게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천원 지폐에 등장한 김영옥씨^^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