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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아저씨네 정원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35
게르다 마리 샤이들 지음, 베너뎃 와츠 그림, 강무홍 옮김 / 시공주니어 / 199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순오기님 서재에서 보았던 그 예쁜 정원의 책을 손에 넣었다. 아, 반갑다!
책 표지에 조지 아저씨는 자그마한 정원 벤치에 앉아 있다. 점심 식사 후 파이프 담배를 피우며 잠깐 휴식을 취하고 있는 중일까. 자그마한 컵이 소박하고 평화로운 일상의 단면을 보여준다.
규모의 미학은 없어도 나름 알찬 꽃들과 나무들이 온통 아저씨를 둘러싸고 있고,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줄 새들도 이미 친구가 되어 있다. 안분지족의 멋이 이 그림에 이미 담여있구나!
사건의 시작은 이웃집 드넓은 정원과 탐스럽고 화려한, 예쁜 꽃들의 정경을 조지 아저씨네 정원의 작은 데이지 꽃이 부러워 했기 때문이다. 너무도 비교되는 그 풍경을 보며 저곳에서 눈을 뜨고 싶은 데이지꽃의 열망. 덕분에 조지 아저씨네 정원의 꽃들은 잡초로 전락하고 만다ㅠ.ㅠ
데이지 아저씨는 또 맘씨가 착해서(빨간 머리 앤의 매튜 아저씨 인상이다!) 데이지 꽃을 이사시켜줄 모험을 강행한다. 한밤중에 이웃집 커다란 정원에 데이지 꽃을 몰래 심어주고 온 것.
다음 날 멋드러진 정원에서 눈을 뜬 데이지 꽃은 새로운 삶을 살 것 같았지만! 어디 그렇게 호락호락할 리가 있겠는가. 이미 있던 자들의 텃세에 잔뜩 위축되어버린 데이지 꽃! 게다가 정원 주인은 데이지 꽃을 잡초 취급하면서 퇴미 더미에 내던져 버리기까지!
아아, 우리의 철없긴 했지만 가여운 데이지 꽃이 말라 죽게 생겼다. 꽃들의 수호자 조지 아저씨가 이를 가만히 내버려둘 리가 없지 않은가! 그러나 달리 방법이 없다는 게 문제!
어떻게 데이지 꽃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자신이 무시했던 그 친구들의 도움이 간절해진 순간이다.
자신이 정성을 다해 친구가 되어주는데도 그 자리 싫다고 떠나려 한 데이지 꽃을 섭섭해하지 않는 조지 아저씨의 맘씨가 참 넓고, 그 친구를 다시 받아주는 정원의 꽃들과 새들의 맘씨도 예쁘다. 데이지 꽃도 넓은 정원에서 화려한 꽃들 사이에서 친구로 받아들여졌어도, 조지 아저씨네 정원에서 더 화사하게 꽃을 피울 존재였을 듯하다. 앞으로는 줄곧 그렇겠지만. ^^
색연필인지 크레파스인지 모르겠지만, 그림의 터치는 꽤 거친 편이다. 그렇지만 정성이 가득 들어간 따스함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포근하고 편안한 느낌.
네버랜드 시리즈는 원래 책 속에 작은 책자가 들어 있어 내용에 대한 소개와 작가 이야기가 꼭 들어가는데, 중고샵에서 건진 터라 그 책자가 없다ㅠ.ㅠ 궁금한데 말이다. 시공사는 부디 종잇값을 더 쓰더라도 책에 붙어 있는 페이지로 만들어주기를! 분리되는 작은 책자는 솔직히 너무 성의가 없지 않은가!
그것 때문에 화딱지 나서 별을 하나 빼려고 했지만, 새 책으로 구입했으면 있었을 거기 때문에 참았다. (아무도 안 두려워하지만!)
강무홍씨가 번역을 했는데, 자주 보게 되는 이름인지라 반가운 마음이 든다.
그림을 그린 이는 영국인이고, 글을 쓴 이는 독일 사람인 듯 한데, 책의 분류는 스위스 걸작으로 되어 있다. 음, 왜 그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