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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백의 신부 7
윤미경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6/0506/pimg_7876031331415769.jpg)
사서 보는 만화책들이 출간되어도 아주 급하게 주문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 하백의 신부는 출간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주문을 해버렸다. 편의점 배송인지라 월요일 도착한다고 해서 급좌절했는데, 다행히 토요일 도착이다. 만세!
표지 그림이 꽤 맘에 들었다. 배경의 고즈넉한 느낌도 훌륭했지만, 그 안에 자리한 하백과 표범의 매치가, 손가락 끝에 달려 있는 청동잔이, 조금은 시니컬하고 조금은 슬프기도 한 그의 표정이 맘에 들었고, 의자 끝의 용무늬 장식도 근사하다. 꽃도, 나비도 모두 곱다. 특히나 하백이 입은 푸른빛 옷자락이 제일로 맘에 든다. 표지에서 이미 가을이 도착해 있다. 후훗, 여름에 보면 좀 더울 표지일 수는 있겠다. ^^
앞쪽에 고전 시가 세 편 실려 있는데, 그 중 한 편은, 옛날 김수현 드라마 '목용탕집 남자들'에서 늘 시를 읊곤하던 윤여정이 드물게 암송한 당시였다. 시인 이름을 몰랐는데 이제 보니 '이상은'이다. 역시... 하는 느낌!
여덟살 땐 거울을 몰래 들여다보고 눈썹을 길게 그렸었지요.
열 살 때는 나물 캐러 다니는 게 좋았어요.
연꽃 수 놓은 치마를 입고
열두 살 때 거문고를 배웠어요.
은갑을 손에서 놓지 않았지요.
열네 살 땐 부모 뒤에 숨곤 했어요.
남자들이 왠지 부끄러워서.
열 다섯 살 때 봄이 까닭 없이 슬펐어요.
그래서 그넷줄 잡은 채 얼굴 돌려 울었답니다.
소아에게 더 어울릴 시가 낙빈을 배경으로 했다는 건 좀 맘에 안 들지만, 거울 상자라던가, 입술 연지 그리는 붓과 손가락에 매단 붉은 리본, 또 꽃 달린 비녀 등과는 몹시 잘 어울린다. 작가의 현대물 작품도 보았지만, 아무래도 고전 분위기에 더 어울리는 그림체를 가진 듯하다. 현재로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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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인지 은하수인지, 아무튼 간에 참 곱다. 어둔 밤에 우산인지 일산인지 적당치 않지만, 고아한 분위기에는 잘 어울리는 소품이다. 붉은 색을 유독 좋아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색이 소아에게 참 잘 받는다. 신비로운 분위기의 그림이 너무 좋아서 사진을 찍어보았다. 뒷 표지 그림은 이 그림에서 왼쪽 부분의 소아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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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에 유독 강하다란 느낌이 팍팍 왔던 그림이다. 황제국에 도착할 때 보여준 전경이다. 하늘 나라 선계의 느낌이 제대로 실렸다.
처음으로 '황제'의 진짜 얼굴이 등장했는데, 기대에 좀 못 미쳤다. 뭐랄까. 아주 빼어난 얼굴이던가, 아니면 차라리 악독하던가. 적당히 잘 생겼지만 하백이나 후예에 비하면 좀 모자라고, 좀 어중간하다. 서왕모의 포스에도 못 미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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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백은 낙빈과 처음 만났을 때의 덥수룩한 머리보다 소아를 밤에 만나는 '무이' 버전의 헤어 스타일이 더 잘 어울린다. 정돈된 느낌 원츄!
하백과 낙빈이 어떻게 만났는지, 후예의 진짜 속마음은 무엇인지가 두루 소개된 이번 이야기. 정말 재수 없게도, 하백은 오해를 샀고, 그로 인해 원수가 졌다는 이야기인데 무슨 신이 이렇게 어리버리한가.ㅡ.ㅡ;;;;;
낮동안 어린 아이로 사는 저주를 받았을 때 지각 능력도 조금 떨어졌는지도...;;;;;;
아무튼, 후예가 두 맘을 품고 산다는 건 좀 슬펐다. 그리고 그에게 있는 출생의 비밀도 조오금 충격! 근데 대체 낙빈은 왜 반쪽짜리라고 했을까? 혹 아버지는 같은데 어머니만 인간???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87603133395631.jpg)
어린아이 버전의 하백이다.
손에 들고 있는 커다란 꽃이 꼭 '풍선' 같은 느낌이다.
용 구름 표정이 재밌다.
평소 하백이 짓고 있는 그 무표정함과 잘 어울린다.
기와같은 느낌이지만, 아래 쪽에 지붕이 있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구름 위에 떠 있는 게 맞을 테지?
외모와 달리 나이는 많은 하백이지만, 지금 이 어린애 버전은 몇 살 정도로 보이는 컨셉일까?
이번 이야기에선 낙빈과 하백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고, 후예의 비밀도 등장했고, 서왕모가 그래도 아들을 몹시 생각해 준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아니라면 그게 더 이상하지만!)
근데 소아는 여주인공임에도 거의 나오지 않았다. 초반에 황제의 꾀에 속아서 납치된 장면만 나온다. 신들 사이에서 인간인 그녀가 버티기엔 힘도 포스도 많이 밀리지만 너무 유약해 보이는 건 좀 불만이다. 그녀만의 내세울 수 있는 남다른 무언가가 있었으면 한다. 그게 미모든, 마음씨든, 아님 '진심'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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