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나라 스페셜 에디션 1
김진 지음 / 이코믹스미디어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드라마 바람의 나라가 시작되었다. 태왕사신기(아니, 태왕복사기) 덕분에 제작이 무산되었었는데, 기사회생으로 다시 시작되었다. 1편을 보았는데 설정들이 많이 바뀌어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사방 수호신을 태왕사신기에서 이미 갖다 썼으므로 자칫 오리지널이 짝퉁처럼 보일 수 있는 상황이니까. 아직 드라마 초반이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을 내릴 수는 없지만 원작을 아끼는 사람으로서는 아쉬움이 여러모로 많다. 그래도 해신 피디분과 다모 작가님이 만났으니 뭔가 한 건 해주지 않을까 또 나름 기대 중!

'바람의 나라' 스페셜 에디션 1권은 작년 5월에 구입하고 여태 읽지 않았었다. 92년 연재 이후 얼마나 오랜 시간이 흘렀던가. 완결이 멀지 않았지만, 그래도 모두 출간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므로 다 나온 후 한꺼번에 읽고 싶었다. 하지만 이번에 2권이 출간되면서 이벤트가 끼어버려서 갑작스레 읽게 된 케이스랄까^^;;

읽으면서 달라진 대사와 생략된 컷 등에 자못 놀랐다. 그래서 스페셜 에디션인 것일까. 몇몇 좋아하는 장면 등은 사라진 게 몹시 아쉬웠다. 이를테면 연과의 첫날 밤에 세류 공주가 꽃비를 내려주었다가 심술 나서 애벌레 떨어뜨리는 장면은 통으로 삭제되었다. 아흑 동동다리..ㅠ.ㅠ

그래도 대체로 대사가 좀 더 쉬워지고 컷도 좀 더 친절하게 더 늘어난 편이다. 연은 '차비'로 시집 왔었는데, '차비'란 표현을 빼버렸다. 원비보다 먼저 차비를 들인다는 설정이 독자들에게 혼란을 줄까봐 혹 배려해주신 것일까? 잘 모르지만 내 상상^^

원체도 대사가 많고 내용이 깊어서 빨리 읽기 어려운 작품인데 2권 분량의 책이니 짬짬이 하루 온종일 읽었다.(실은 컴퓨터에 문제가 생겨서 운영체제 다시 까는 중에 기다리면서 독서^^;;;) 시간이 앞뒤로 왔다갔다 하고 역사적인 사건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사극 취향이 아닌 사람들은 읽을 때 인내가 좀 필요할 듯하다. 게다가 김진 선생님 그림체가 좀 어둡고 과감한 컷과 연출을 구사하시기 때문에 독자에게 친절한 그림은 아니시니까.

그래도 나는 늘 바람의 나라를 접할 때마다 애틋하다. 그토록 닮고 싶지 않았던 아버지 유리왕을 닮아가는 차가운 임금 무휼. 그는 아버지이고 한 남자이기 이전에 늘 '왕'이어야만 했다. 선생님께서는 상처 없는 왕은 있을 수 없다고 하셨는데 무휼을 떠올리면 200%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우리 역사 속에서 '대무신왕'이라고 불린 유일한 임금인데 자료가 너무 적고 제대로 비춰지질 않았는데, 그런 그를 종이 안에서 바깥으로 끄집어내 형상화한 김진 선생님께 무한 감사와 영광을!

2006년도는 뮤지컬 바람의 나라로 오래도록 잊고 있던 바람의 나라 사랑에 다시 불을 지폈는데, 2007년도는 편집된 뮤지컬이 다소 실망스러웠고(특히 하얀거탑과의 중복된 노래 사용으로 뮤지컬에서 노래 제대로 망춰놓았었다.ㅡㅡ;;;) 2008년도는 그나마 제작도 안 되었기에 여러모로 슬펐는데, 그 부분은 드라마에서 때워야 할 듯 싶다. 만족의 강도와 종류가 많이 다르겠지만.

최근 몽골에 관한 책으로 '바람의 나라'라는 책이 출간되었고 오늘 내게 도착했는데, 여러모로 '바람의 나라'가 나와 인연이 많은 듯하다. 다음 주에는 2권을 읽어야지. 3권은 더 빨리 나오기를!

ps. 11세에 태자가 되고 15세에 호동의 아버지가 되어 임금까지 올라가는 무휼인데, 송일국이 가당키나 하냔 말이다. 버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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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9-13 0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배우가 전편의 캐릭터로 박혀 있는 상태에서 다른 배역에 캐스팅한다는 것 자체가 시청자를 우롱하는 처사라 생각돼요. 뭐 드라마를 그닥 보지 않지만... 기사를 보면서 송일국은 아니지~ 싶었어요.ㅜㅜ
책은 못 봤으니 님의 리뷰로 감 잡아봅니다~~ ^^ 명절 잘 보내셔요!

마노아 2008-09-13 13:18   좋아요 0 | URL
전체적으로 배우진들이 너무 늙었어요ㅠ.ㅠ 원작의 나이를 그대로 살려가긴 어렵지만 주몽 이미지가 그대로 남아있는 송일국에게 주몽 손자 역을 맡기는 건 좀 너무 안일한 캐스팅이라고 생각해요.
같이 맞붙은 베토벤 바이러스가 워낙 막강해서 시청률에 고전을 면치 못할 것 같아 또 걱정이에요. 김진선생님을 생각할 때 드라마도 잘 됐으면 좋겠거든요.^^ 순오기님도 명절 잘 지내셔용! 전 동그랑땡 부치다가 들어왔어요^^

2008-09-15 04: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9-15 1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