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여행길을 걸어

피곤에 지친 나는 한 잔의 차를 갈망하여

끝없이 광활한 고비의 인가를

보석 찾듯 살피며 갔다.

한참을 헤매다 어느 집에 이르니

게르 문이 자물쇠로 채워져 있지 않았다.

주인 목자는

먼 초지에 가축 떼를 방목하러 간 듯

오 한의 게르 안에는 가구며 그릇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다.

원하는 어떤 이를 위해 준비해 놓은 뜨거운 차

갈증으로 찾아온 어느 누군가가 차를 마시고 갔다면

집 주인이 기뻐하는 고대 풍습을 나는 안다.

태양과 바람이 스며든 육포로

체력을 보충하고 떠난 이가 있다면

이생에서 해야 할 일을 이루었다 자랑하는

소중한 풍습을 나는 안다.

진한 향기의 차로 갈증을 풀고

의심 없는 믿음의 깊이에서 나는

마음의 갈증을 풀었다.

펠트 게르 문은 자물쇠가 채워지지 않은 채

믿음을 잃지 않은 주인이

가축 떼를 이끌고 초지에서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모습으로 남아 있었다.

우리의 광활한 고향을 찾는다면 당신은 잘 안다, 어려움이 없다는 것을!

‘사구가 펼쳐진 고비, 몽골인의 마음에는 인색의 자물쇠가 없다.’



"몽골 현대 시선집"

-"몽골인의 생활과 풍속" 중에서, 이 안 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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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09-05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색의 자물쇠가 없다'
이 표현 참 마음에 든다.

메르헨 2008-09-05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정말 그러네요. 인색의 자물쇠가 없다...그 말을 제 맘에 담아두고 싶네요.^^

마노아 2008-09-05 20:48   좋아요 0 | URL
인색의 자물쇠를 채우지 않고 살면 우리네 삶이 보다 풍요로워질까요? 더불어 넉넉해지는 우리가 되었음 해요^^

순오기 2008-09-05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심없는 믿음의 깊이에서 나는 마음의 갈증을 풀었다.'
그리고
'인색의 자물쇠가 없다'
참 좋아요~ 비록 이렇게 살지 못하고 있을지라도...

마노아 2008-09-06 10:27   좋아요 0 | URL
싯귀가 참 좋았어요. 비록 저 시가 실린 '몽골인의 생활과 풍속'은 몹시 지루했지만요^^;;;
굉장히 아득한 경지지만 그래서 더 귀한 것 같아요.

무스탕 2008-09-06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넓은 땅에 사는 사람들이라서 그럴까요?
마음이 참 넉넉해요..

마노아 2008-09-06 10:52   좋아요 0 | URL
탁 트인 느낌이 나요. 저 사람들 시력도 엄청 좋은데 저 멀리까지 내다보는 사람들인지라 마음도 더 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