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 NANA 19
야자와 아이 지음, 박세라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익숙한 패턴이다. 나나(하치코)의 독백으로 시작되고, 사라져버린 나나를 찾으려고 하는 친구들의 노력들. 그리고 다시 무언가가 터지기 직전의 그들의 현장으로 돌아간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독자는 아직도! 알 길이 없고, 다만 그들의 불안불안한 위험 요소들을 지켜볼 뿐이다.

최근 몇 권(그래도 몇 년인가?)은 같은 패턴의 반복이긴 했는데, 그래도 질릴 수 없고 나무랄 수 없는 게, 이 작품은 보이는 것과 달리 긴 호흡으로 읽고 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독자가 답답하다고 해서 그들에게 남아있는 이야기들을 가로챌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나나와 렌의 불화, 타쿠미와 레이라의 위험한 사랑, 신과 레이라의 잠재적 이별, 렌의 약물 중독 등등.

이번 이야기에선 유독 타쿠미와 레이라의 감정에 대해서 많은 페이지를 할애한 듯하다. 명백히, 불륜이다. 타쿠미는 원래부터 바람둥이였고, 알면서도 레이라는 그를 사랑했다. 타쿠미에게 있어서 레이라는 여자 그 이상의 무엇으로 보였다. 그 놀라운 재능을 빛나게 해줄 능력이 그에게 있었고, 그것이 자신의 의무라고 여겼다. 자신의 여러 외도의 대상 중 하나로 전락시키지 않을만큼 사랑했다. 그리고 레이라는 차라리 그런 여자 중 하나가 되고 싶을 만큼 그를 원했다. 이렇게 얘기해놓고 보면 굉장히 진부하고 어찌 보면 또 찌질한 느낌이 드는데, 이걸 작품으로 만나면 그런 생각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그들은 절박했고 절실했고 절절했다.  '윤리'의 시각으로 보면 지탄의 대상이건만, 그들의 마음이, 사랑이, 그 감정이 이해가 간다. 그래서 작품은 언제나 1대1로 만나야 알 수 있는 법!

언제나 중심을 잃지 않고 균형을 유지해 주는 야스의 포스. 이번에도 아직 어린애에 불과한 신을 제대로 교육(?) 시켜 준다. 정말 중요한 순간에 늘 곁에 있어주는 그의 포커페이스가 근사하다. 그 바람에 그가 감당하고 있는 어떤 한계가 폭발할까 봐 조금씩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한참 책 팔아치울(?) 때 일러스트집을 중고샵에 내놓아 팔았는데, 뒤늦게 좀 후회가 된다. 그림이 너무 만화적(..;;;)이어서 기대보다 별로였고, 일러스트집은 자주 들여다보는 책이 아니므로 팔았는데, 그런 책은 사실 '소장'에 의의가 있는 법이니까.

뭐, 그렇다고 다시 살 정도는 아니지만 살짝 미안한 생각이 들긴 했다. 그냥 작가가 일러스트집 두번째를 빨리 내줬음 하는 마음. 원래도 그럴 계획이었을 테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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