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차
미야베 미유키 지음, 박영난 옮김 / 시아출판사 / 2006년 10월
절판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20대의 젊은이한테 천만 엔, 2천만 엔을 빌려주는 업자가 있다는 자체가 이상한 거죠. 그렇지만 현실에는 있습니다. 빌려 주고, 빌려 주고, 또 빌려 주는 거죠. 마지막 책임을 묻는 곳이 자기 회사만 아니면 됩니다. 사실 은행이나 사채시장이나 신용판매회사도 큰 곳은 별 손해를 보지 않습니다. 이제까지 말씀 드린 구조에서 피라미드 위쪽에 있는 업자는 당하지 않게 되어 있어요. 그 책임은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는 거죠. 그런 굴레 속에서 채무자는 점점 아래로 굴러 떨어져 다중채무자라는 이름으로 결박되어 두 번 다시 떠오를 수 없도록 가라앉는 겁니다. -137쪽

시중 은행이며 카드업계가 학생에게 신용카드를 발급한 지 20년째가 되는데요, 이 20년간 대학이나 중, 고등학교에서 신용카드의 올바른 사용법을 지도해 준 적이 있습니까? 일선 고등학교에서는 졸업 전 여학생들에게 화장법을 가르치곤 하던데 오히려 사회에 진출하기 전 신용카드나 돈의 올바른 사용법과 기초지식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139쪽

물론 졸음운전을 한 운전자한테도 잘못이 있지만 그를 그런 근무 상태에 떨어뜨린 고용주도 문제는 있습니다. 대형 트럭과 보통 승용차가 함께 달리는 도로에 중앙 분리대를 설치하지 않은 행정도 잘못되었고, 도로가 좁은 것도 문제죠. 도로를 넓히고 싶어도 넓히지 못하는 것은 도시계획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고, 땅 값이 말도 안 되게 급등한 것도 한 이유가 됩니다. -141쪽

"죽어 줘! 제발 죽어 줘, 아빠! 그렇게 간절히 바라면서 교코는 페이지를 넘기고 있었던 거예요. 자기 부모 아닙니까? 그런데도 아버지가 죽었기를 바라다니, 전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어요. 그때 처음으로 교코의 그런 모습이 무시무시하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제 마음속의 제방이 우르르 무너져 내렸습니다.-3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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