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득이
김려령 지음 / 창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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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나는 한 번도 내 입으로 아버지에 대해 말한 적이 없다. 내가 커밍아웃을 하면 그 놀림이 내가 아니라 아버지를 향하게 되리라는 걸 너무 잘 아니까. 이 세상이 나만 당당하면 돼, 해서 정말 당당해지는 세상인가? 남이 무슨 상관이냐고? 남이 바글바글한 세상이니까! 호킹 박사처럼 세상에 몇 안 되는 모델을 두고 그런 사람도 있다고 한다면, 나는 그저 웃을 수밖에 없다. 1등만이 특별한, 나머지는 1등의 언저리로 밀려나 있어야 하는...... 내 아버지는 호킹 박사 같은 1등 대접을 원하는 게 아니라, 높기만 한 지하철 손잡이를 마음 편하게 잡고 싶을 뿐이다. 떳떳한 요구조차 떳떳하지 못하게 요구해야 하는 사람이 내 아버지다. 내 입으로 말하라고? 아버지는 이미 몸으로 말하고 있다. 그걸 굳이 아들인 내가 확인사살 해줘야 하나? 자기들은, 내 아버지는 비장애이인입니다, 하고 다니나? -137-138쪽

"이상한 게 말이야. 넌 항상 맞는 말을 하는 거 같기는 해. 근데 다 듣고 나면 되게 재수 없어. 참 신기한 재주네."
"생각 없이 간판 따러 가는 애들보다 낫잖아."
"그 애들 꿈이 간판인가 보지. 네 꿈만 중요하고 그 애들 꿈은 안 중요하냐?"-2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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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08-21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맘에 드는 문장이 더 있었는데 표시 않고 주욱 읽었더니 못 찾겠다ㅠ.ㅠ

뽀송이 2008-08-22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득이> 저도 얼마전에 읽었는데 아주 멋진 책이었어요.^^
아픈 이야기를 어찌나 유쾌하게 풀어가던지...^^;;
멋진 말들, 옳은 말들이 많았어요.^^ 저도 포스트잇을 여러군데 붙였답니다.^^

마노아님~ 개학 하셨나요? 잘 지내시죠? 너무 오랜만에 들러서 지송해요.^^;;

마노아 2008-08-22 00:08   좋아요 0 | URL
저도 포스트잍을 붙였어야 했는데 지하철에서 푹 빠져 빠르게 읽느라 페이지도 못 적었어요.
지금 다시 훑어봤는데 두개 말고는 못 찾겠더라구요.
개학은 아직이에요. 뽀송이님 아드님들은 이제 다 개학했지요? 엄마의 방학 시작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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