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영 십팔사략 세트 - 전10권
고우영 지음 / 애니북스 / 2004년 11월
평점 :
품절


고우영 선생님이 돌아가셨을 때, 어이쿠... 우리 만화계에 큰 별 하나가 져버렸네...하며 안타까웠드랬다. 그래도 그때는 그냥 고인에 대한 예우 차원이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보니 우리가 잃은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내가 좋아하는 '역사 만화'의 일인자이신데 말이다.

지난 5월에 막 독립한 지인의 집을 방문했을 때 두꺼운 프레임의 목재 책장에 이 책 십팔사략이 단정하게 꽂혀 있는 모습이 참 부러웠었다. 친구가 빌려달라고 해서 거절했다는 얘기를 들으며, 나도 나중에 빌려달라고 하지 말고 사서 봐야겠다.... 생각했었다.

그리고 8월 초에 보충수업을 하게 되면서 7월에 이 책이 급하게 필요해졌다. 많은 고민을 하다가 인터공원에서 구입을 한 게 못내 아쉬웠지만, 가격 차이가 너무 심했기에 어쩔 수가 없었다. 주문 이틀 뒤 알라딘에서 새로 적립금이 5만원 생길 줄 내가 어찌 알았겠냔 말이다.(>_<)

고우영 화백의 '오백년'은 좀 재미 없게 읽은 편이었다. 역사 만화를 좋아하지만, 그랬다카더라~식의 야사는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야사에도 민심이 반영되어 있고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역사적 진실이 분명히 녹아 있지만, 진실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든 옛 이야기에서 야사를 먼저 접해버리면 그게 정설처럼 느껴져서 팩트를 읽어내는 데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십팔사략을 읽을 때 원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불안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기우였지만.

정사도 야사처럼 얘기하고, 야사도 정사처럼 얘기하는 재주. 그게 고우영 작가의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겠다. 해학적인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이게 작가의 유머인지 정말 그런 이야기가 전해졌는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았다. 때문에 다른 책을 겸해서 같이 볼 수밖에 없었는데 뜻밖에도 정말 그렇게 전해져왔기 때문인 이유가 많았다.

원전이 있는 책을 만화로 옮긴 것이기 때문에 작가의 주관적인 판단이나 느낌은 별로 실려 있지 않다. 그러나 워낙 쉽고 재밌게 진행을 시켰기 때문에 '전체관람가'로 아무 문제가 없고 독자라면 저마다의 느낌과 판단이 스스로 세워질 것이다.

교과서적인 진행으로는 통일 왕조에 대한 설명이 집중되어 있기 마련이지만, 이 책은 분열 시기에도 꼼꼼하게 페이지를 할애했다. 한 두 해도 아니고 수백 년에 걸쳐진 분열기를 겪었는데 당연한 얘기다. 텍스트의 정밀함에 있어서는 진나라까지의 이야기가 더 압도적이었는데, 아무래도 그건 사마천의 사기가 워낙 뛰어난 까닭이 아니었을까?

작품은 애석하게도 남송시대까지만을 다루고 있다. 원본 십팔사략의 책이 거기까지였으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그 후 원나라, 명나라, 청나라의 이야기도 이렇게 재밌게, 가깝게 다가가고 싶은데 마땅한 책이 있는지 찾아봐야겠다.

앞서 중고샵에서 건진 고우영 삼국지도 조만간 봐야겠고, 일지매도 궁금한데 아까 그 지인이 샀다니 그건 빌려봐야겠다. (난 빌려준다고 했다. 푸핫!)

두꺼운 케이스도 있는데, 책을 펼쳐보다 보면 아무래도 부피가 좀 커지는 경향이 있어서 현재 10권 중 9권만 집어놓고 마지막 1권은 집어넣지도 못했다. 이럴 수가! 좀 더 힘(!)을 쏟아야겠다.

그러고 보니 고우영 화백 전시회도 지금 하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 자료 좀 찾아봐야겠다.

자료 찾아보고 오는 길!(리뷰 쓰는 데에는 접기 기능이 없구나...;;;;;)

아르코미술관 Arko Art Center

관람시간
화요일 - 일요일 ㅣ 11:00 am - 20:00 pm
월요일 ㅣ 휴관

 



지하철 4호선 혜화역하차 2번출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마로니에공원 쪽)
예술극장 유료주차장
(주차장이 협소하므로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주세요)

입장권

2,000원 ㅣ 일반, 19세 - 64세
1,000원 ㅣ 할인, 18세 이하
50% 할인 ㅣ 20인 이상의 단체
무료관람 ㅣ
어린이, 6세 이하
노인, 65세 이상
장애인, 국가유공자

입장권은 전시별로 달라질 수 있으니, 전시별 안내를 참고해 주세요.

도슨트 관람안내

주중 ㅣ 오후 2시, 4시 (2회)
주말 ㅣ 오후 2시, 4시, 6시 (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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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냐 2008-08-14 16: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몇살부터 열독 가능할까요. 어린애들도 되나요? 예컨대 초등 저학년? ^^;;;

마노아 2008-08-14 16:34   좋아요 1 | URL
아무래도 아이들 보는 만화와 달리 그림이 작고 글씨도 좀 작은 편이에요. 내용은 이해하기 쉬운데 글이 많다고 싫어하지 않을까 싶네요. 초등 고학년은 무리가 없을 듯하고, 저학년은 책읽기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괜찮을 듯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