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진실 - 앨 고어의 긴급환경리포트
앨 고어 지음, 김명남 옮김 / 좋은생각 / 2006년 9월
절판


오해1. 과학자들도 지구 기후 변화의 원인이 인간이라는 데에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있다.

>> 사실 지구의 기후 변화가 인간의 활동 탓이라는 사실에는 과학적 합의가 거의 이루어져 있다. 과학자들은 지구의 온도가 갈수록 오른다는 데 동의하며, 그 원인이 사람이며, 대기 중 온실 가스 방출을 지속할 경우 온난화가 한층 심각하게 진행되리라는 데에도 동의한다. -308쪽

오해2. 기후 변화의 원인은 여러 가지다. 특별히 이산화탄소에 대해서만 고민할 이유가 없다.

>> 물론 기후는 이산화탄소 외에도 여러 가지에 민감하다. 태양의 흑점이나 수증기가 그 예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가 이산화탄소 및 기타 인공적 온실 가스에 대해 더욱 걱정해야 하는 증거일 뿐이다. 역사적으로 기후가 여러 자연적 요인들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는 사실은 경고일 뿐이다. 인간이 일으키고 있는 유례없이 방대한 변화에 대해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경고다. 인간은 어떤 자연의 힘보다도 강력한 존재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309쪽

오해3. 기후는 시간에 따라 자연적으로 변한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변화도 자연적 주기의 일부일 뿐이다.

>> 물론 기후는 자연적으로 변화한다. 나이테나 호수 침전물, 빙핵, 기타 과거 기후의 단서가 되는 것들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과거에도 기후는 자연적으로 변해 왔으며 급작스러운 변화도 없지 않았다. 그런데 과거의 일들은 지금 우리가 일으키고 있는 변화보다 훨씬 작은 양의 이산화탄소 변화로 일어났던 것이다. 남극 빙핵 조사 결과, 현재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난 65만 년 동안 그 어느 때보다 높음이 밝혀졌다. 자연적 기후 변화의 영역을 벗어났다는 뜻이다.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가 더욱 쌓이면 온도도 계속 올라갈 것이다. -312쪽

오해4. 오존층에 난 구멍 때문에 온난화가 일어나고 있다.

>> 기후 변화와 오존층 구멍 사이에 관계가 있긴 하지만 그런 식은 아니다. 오존층은 상층 대기의 일부로서 오존 가스 농도가 높아 태양의 자외선을 막아 준다. 오존층에 구멍을 내는 것은 불화탄화수소라는 인공 화합물이다. 몬트리올 의정서라는 국제 협약에 의해 현재는 사용이 금지된 물질이다. 오존층에 구멍이 나면 지구 표면에 더 많은 자외선이 도달하게 되는데, 그렇다고 지구의 온도가 달라지진 않는다. 오존층과 기후 변화의 관계는 사실 위의 오해와는 정반대다. 지구 온난화는 비록 오존층 구멍과는 직접적인 상관이 없지만, 오존층의 자연적 회복 속도를 더디게 할 수 있다. 온난화로 하층 대기가 따뜻해지는 반면 상층 대기는 차가워지기 때문에 성층권 오존 감소가 심해질 수 있다. -313쪽

오해5.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에는 이미 늦었다.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 모든 오해들 중에서도 최악이다. "부인(denial)이란 것을 이집트의 무슨 강 이름에 불과한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라고 마크 트웨인이 말했다면, 나는 "좌절(despair)이란 것을 트렁크에 담아 둔 여분 타이어(the spare)에 불과한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라고 말하고 싶다.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문제는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다. 더 이상 기후 변화의 원인과 현상을 방관해선 안 된다. 정부정책, 산업 혁신, 개인의 실천을 결합함으로써 화석 연료 사용을 줄여야 한다. -315쪽

오해6. 남극의 빙상은 불어나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빙하와 해빙을 녹이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남극 대륙 일부에서 얼음이 느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녹는 지역도 많고, 2006년 최신 연구에 따르면 대륙의 전체 얼음량은 분명 줄고 있다. 특정 지역의 얼음이 줄지 않고 는다고 해서 지구 온난화로 전 세계 빙하와 해빙이 녹는 현상이 반박되는 것은 아니다. 전 세계 빙하의 85% 이상이 줄어들고 있다. 기후 변화의 영향이 국지적으로 다르게 나타난다고 해서 과학자들이 확인한 지구적 추세를 부인할 수는 없다.

그린란드의 얼음이 늘고 있다고 오해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의 위성사진으로 분석한바, 그린란드의 빙붕은 매년 줄어들어 해수면을 상승시키고 있다. 유실되는 얼음의 양이 1996년에서 2005년까지 두 배로 늘었다. 그린란드는 2005년 한 해에만 50세제곱 킬로미터의 얼음을 잃었다.-316쪽

오해7. 지구 온난화는 좋은 일이다. 혹한이 사라지고 식물이 더 잘 자랄 것이기 때문이다.

>> 왜 이 오해가 사라지지 않는 지 모르겠다. 온난화가 미치는 영향은 지역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겨울 날씨가 좋아져 살기 좋아지는 지역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기후 변화의 부정적 영향은 국지적 이득을 한참 넘어선다. 가령 바다를 떠올려 보라. 지구 온난화로 바다에 변화가 일어나면서 산호초가 대규모로 죽고 있다. 산호초는 바다의 먹이 사슬 단계에 있는 모든 생물들에게 먹을 것과 쉴 곳을 제공하는 귀중한 자원이다. 빙붕이 녹으면 해수면이 상승한다. 커다란 빙붕이 여럿 녹아 버린다면 세계 모든 해안 도시들이 범람하여 수백만의 이재민이 생길 것이다. 이런 것들도 지구 온난화가 불러올 결과의 일부에 불과하다. 그 밖에도 가뭄의 지속, 심각한 홍수, 잦은 폭풍, 토양 침식, 동식물의 대량 멸종, 그리고 새로운 질병의 등장으로 인한 건강 위협 등이 예상된다. 기후 변화로 오히려 나은 조건을 누리는 사람이 있다손 쳐도 그것은 형체 없이 망가진 땅의 일부에 국한된 이야기일 것이다. -317쪽

오해8. 과학자들이 기록한 온난화의 증거는 도시가 열을 가둔다는 것을 보여줄 뿐이다. 온 실 가스와는 상관이 없다.

>>지구 온난화를 정면으로 다루는 것보다 부인하는 게 쉽다. 그래서 사람들은 과학자들이 전하는 온난화 현상이 '도시 열섬' 현상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도시 열섬 현상이란 도시의 건물과 아스팔트가 열을 가두어 온도를 높이는 현상이다. 틀린 생각이다. 도시에서도 온도 측정은 열섬 현상과 무관한 공원 같은 차가운 곳에서 한다. 시골만 따로 떼서 장기 온도변화를 보아도 도시와 시골을 합쳐 본 추세와 다르지 않다. '도시 열섬' 현상이 전반적 지구 온난화에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은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인정하는 바이다. -318쪽

오해9. 20세기 초에 시베리아에 떨어진 유성 때문에 지구 온난화가 생기고 있다.

>> 이 얘기를 심각하게 듣는 사람이 많진 않겠지만, 좌우간 한 러시아 과학자가 실제로 냈던 가설이다. 그렇다면 잘못된 점이 뭘까? 전부 다 잘못됐다. 화산 분출처럼 유성도 규모가 아주 크다면 기후에 즉각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문제의 그 유성이 떨어진 뒤에 기온이 특별히 올랐거나 내린 기록은 없다. 유성 낙하가 줄 수 있는 영향으로는 수증기 증가 같은 것이 있을 텐데, 그마저도 상층 대기에서, 길어 봤자 몇 년 지속될 뿐이다. 다른 영향들도 모두 단기적이라서 이렇게 오래갈 리가 없다.-320쪽

오해10 기온이 오르지 않는 지역도 많다. 지구 온난화는 신화에 불과하다.

>> 지구의 온도 상승이 지역에 따라 고르지 않다는 것은 사실이다. 마이클 크라이튼의 소설 <스테이트 오브 피어>에는 주인공들이 온도가 내려가거나 그대로인 지역들이 표시된 그래프를 돌려 가며 보는 장면이 있다. 그 그래프는 과학자들이 제출한 진짜 데이터로 만들어진 것이다. 하지만 그게 사실이라 해도 문제가 달라리진 않는다. 지구 온난화는 온실 가스 농도 증가로 지구 전체 표면의 평균 온도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후란 엄청나게 복잡한 계라서 변화의 영향이 모든 지역에 같을 리는 없다. 북부 유럽 같은 지역은 실제롣 ㅓ 추워질 수도 있다. 그렇다고 전체 사실이 바뀌는 건 아니다. 지구의 표면 기온과 바다의 온도가 상승한다는 사실 말이다. 위성 사진을 포함한 수많은 측정 결과들이 온도 상승세가 뚜렷하다는 것을 뒷받침하고 있다. -3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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