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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宮 17
박소희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마지못해, 계속 읽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원래 한 번 보던 것은 끝까지 보는 성미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방적인 애정을 쏟을 이유는 없다. 매 권 나올 때마다 불평과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왔는데, 이젠 그것조차도 몹시 피곤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첫 단추가 중요하다는 것이 여기서도 들어맞는게 아닐까 싶다. 작가의 원래 의도가 이런 방향의 진행인지는 내가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너무 막간다 싶다. 도저히 공감이 가지 않는 스토리들의 향연. 하나도 안 웃긴데 징그럽게 등장하는 공내시의 엽기 변태 행각, 도저히 용납도 이해도 되지 않는 중전의 몰상식한 요구들, 그리고 율의 일방통행형 사랑.
신이도 채경이도, 율이도 효린양도, 누구하나 정상적인 행보로 읽히지 않는다. 그저 자극적인 대사의 마무리로 다음 권을 예고할 뿐.
너무 바보같고 어이 없는 그네들의 행동과 대사들에 연민과 애틋함도 사라진지 오래다. 차라리 17권 시작할 때 채경이의 꿈이 그냥 꿈이 아니라 현실이었으면 싶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모두 꿈이었다고. 그야말로 황당한 전개가 되겠지만, 그러면 더 이상의 무리수는 보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말이다.
20권이 된다고 해도 작품이 끝날 것 같지도 않고... 심각한 고민에 빠져든다. 이렇게 욕하면서도 계속 보아야 할까. 나의 리뷰가 작가나 팬에게는 큰 실례가 될 것도 같은데, 도저히 침바른 말은 나오질 않는다. 어휴... 대체 어떻게 마무리가 될지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