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간 윌리 웅진 세계그림책 25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장미란 옮김 / 웅진주니어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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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또 그림 보는 것도 좋아한다. 소심쟁이 윌리가 미술관에서 무엇을 보고 돌아왔을까?

표지부터 압권이다. 윌리가 자화상을 그리고 있는데 그림 속 인물의 얼굴은 작가 자신의 모습이다. 작가가 윌리의 트레이드 마크인 알록달록 조끼를 입고 있다.

밀레의 이삭 줍기가 참 재밌었는데, 고릴라들이 허리를 숙인 채 풀밭을 그리고 있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풀밭에 있는 것은 짚더미가 아니라 식빵들이다.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창조에는 고릴라가 섹시하게 앉아서 손끝을 내밀고 있는데 한쪽에서 그 손에 털을 입혀주고 있다. 그윽한 시선 처리는 필수다!

바벨탑 그림에선 모래성을 쌓고 있는 윌리와 뒤에서 응큼스레 쳐다보는 악당 벌렁코가 눈에 띈다.

윌리는 창의력이 무척 뛰어나다. 멋진 명화 그림들을 자신만의 작품으로 패러디 해서 소화시키니 말이다.

비너스의 탄생에선 악당 벌렁코가 수줍은 듯 다리를 오므리고 서 있다. 옆에서 이불을 덮어주려고 하는 윌리의 모습도 정겹다.

얀 반 아이크의 아르놀피니의 약혼 그림은 윌리에게 악몽이었다. 여자친구 밀리가 악당 벌렁코와 결혼하겠다며 초대장을 보냈으니 말이다. '거울'로 묘사되었던 소품은 TV로 바뀌어 있다. 윌리야, 나도 이게 꿈이길 바라^^

라파엘로의 성 조지와 용은 악당 벌렁코를 무찌르는 윌리가 멋진 기사로 둔갑했는데, 용의 얼굴을 한 벌렁코와 크게 입을 벌린 고릴라 바위가 인상적이다. 공주가 되어 기사님을 응원하는 밀리는 다소곳하게 앉아 있다.
그런데 윌리가 갖고 있는 긴 창이라는 게 붉은 물감이 묻어 있는 붓이라느 것과, 허리 춤에 찬 칼은 날카롭게 깎은 연필이라는 게 또 큰 즐거움을 준다. 말꼬랑지에도 초록색 물감이 묻어 있고, 말발굽은 하이힐을 신고 있다. 아하핫, 정말 못 말리는 앤서니 브라운이다!

각 그림들은 색색 프레임을 입고 있고 맨 위쪽엔 뜯어버린 스케치북 자국이 정겹다.
맨 마지막 장엔 그림의 원본 그림이 되는 원화가 짧은 설명과 함께 실려 있다. 기왕이면 패러디 그림의 한 귀퉁이에 같이 실렸다면 비교하기가 더 쉬웠을 테지만, 그러면 그림을 보는 재미가 조금 떨어졌을 수도 있겠다.

게다가 그림에는 다른 그림들의 일부가 까메오처럼 숨어 있다. 이것 찾는 건 좀 어렵다^^;;;

원화 그림은 다른 책의 큼직한 판형으로 같이 보여주면 좋겠다. 일곱살 조카에게는 조금 어려울 것 같지만 그림만으로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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